찔레꽃, 그 항기가 너무 슬퍼 밤새워 목을놓아 울었다는 장사익의 절창이 귀에 쟁쟁하죠? 가시에 찔릴 수 있어서 찔레라는이름이 붙었다는데, 정식 명칭은 찔레꽃. 풀이 아니라 나무입니다.
세계적으로 분포하는 약 125 종의 들장미 중 하나로, 현재 2만 5천 종 이상일 것으로 추정되는 장미의 원종(原種)이기도 합니다. 잎도 가시도 장미와 비슷해 알아보기쉬워요.
지금 꽃이 한창인데요. 순백색 또는 분홍끼가 살짝 도는 것들 만날 수 있어요.
흰색으로 피는 찔레꽃. 꽃봉오리 상태일 때는 분홍빛이 돈다. 사진= 들꽃사랑연구회
등산로 샛길을 막는 데는 찔레만 한 게 없을 듯합니다.억세디 억센 가시 투성이 나무가 덤불을 이루어 막아서면, 꼼짝없이 뒤로 물러나야 하기 때문이죠.
장미과 장미속의 낙엽활엽관목. 학명은 Rosa multiflora. Rosa는 붉다는 데서 유래한 장미, multiflora는 많은 꽃이라는 뜻.
장미의 원종이라는 의미에서 야장미(野薔薇)라고도 하고, 들장미로 부르는 곳도 많아요.
산기슭이나 볕 잘 드는 냇가와 골짜기에서 자라요. 높이는 1~2m로 관목(灌木), 우리 말로는 떨기나무.
키가 작으면서, 원줄기가 분명하지 않고 밑동에서 가지를 많이 치는 나무를 관목이라고 합니다. 무궁화, 진달래, 개나리, 앵두나무 따위.
가지가 많이 갈라져 끝 부분이 밑으로 처집니다. 국수나무와 마찬가지죠. 날카로운 가시가 있어서 동물들이 접근하기 어렵습니다.
잎은 기수우상복엽. 기수는 3, 5, 7, 9 홀수. 우상은 깃꼴. 복엽은 여러 잎이라는 뜻.
잎은 어긋나고 5~9개의 작은잎으로 구성된 깃꼴겹잎.우상복엽(羽狀複葉)으로도 표기하는 깃꼴겹잎이란 작은 잎 여러 장이 잎자루 양쪽으로 깃털처럼 마주 붙는 형태를 말해요. 장미에서는 끝부분에도 잎 하나가 달려 5, 7, 9개의 홀수로 이뤄집니다. 홀수를 뜻하는 기수(奇數)를 앞에 붙이면, 기수우상복엽. 엄청 어려운 용어죠? 작은잎은 타원 또는 달걀을 거꾸로 세운 모양으로 길이는 2~4cm. 양끝이 좁고 가장자리에 잔 톱니가 있어요. 잎 표면엔 털이 없고, 뒷면에 잔털.
꽃은 5월에 흰색 또는 연한 붉은색으로 펴요. 새로 난 가지 끝에 원추꽃차례를 이루며 달리죠. 꽃잎은 달걀을 거꾸로 세운 모양.끝 부분이 살짝안쪽으로 파입니다. 향기는 일반 장미보다 진해서 꿀벌이 많이 찾아오지요.사람에 따라서는 슬프도록 진한ᆢ.
열매는 둥글고 지름이 6~9mm로 딱 콩알 크기. 9월부터 붉은색으로 익어요.
한방에서는 꽃을 ‘장미화(薔薇花)’라 하여 잘 말린 꽃잎을 달여 먹으면 갈증을 해소하고 말라리아에 효과를 볼 수 있다고 하고요. 뿌리는 장미근으로 이질, 당뇨, 관절염에, 열매인 영실(營實)은 불면증, 건망증 치료에 쓰인답니다. 열매는 또 갈색을 내는 염료로 사용한답니다.
찔레꽃 열매. 콩알 크기로 9월부터 익기 시작한다. 새의 먹이가 된다. 한약재와 염료용으로 쓰인다. 사진= 들꽃사랑연구회
우리나라엔 전국 곳곳 개울가나 산의 초입 비탈진 곳에 자라고, 일본과 중국에도 있답니다.
찔레꽃뿐 아니라, 한반도에 자생하는 야생 장미, 즉 들장미로는 해당화, 붉은인가목, 흰인가목, 생열귀나무 등이 있습니다.
찔레나무, 가시나무, 설널네나무, 새비나무, 찔룩나무, 질누나무, 질꾸나무, 질끄나무, 찔네나무, 찔레, 독고리낭, 새베낭등 지역에 따라 여러 이름을 갖고 있군요.어디에나 흔하기 때문이겠지요.
꽃말은 고독, 신중한 사랑, 가족에 대한 그리움.
엄마일 가는 길에 하얀 찔레꽃
찔레꽃 하얀 잎은 맛도 좋지
배고픈날 가만히 따먹었다오
엄마 엄마 부르며 따먹었다오.
밤깊어 까만데 엄마 혼자서
하얀발목 바쁘게내게 오시네
밤마다 보는 꿈은 하얀 엄마 꿈
산등성이 너머로 흔들리는 꿈
- 이연실 노래, <찔레꽃>
이 노래 가사에서처럼 배고픈 시절에 어린이들은 찔레꽃을 따 먹기도 했다는데요. 그 맛은 먹기 전의 향기와는 달리 텁텁하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