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일본 등지에 분포. 전국 각지의 길가나 건조한 풀밭, 도심지 도로변, 공터 등 어디에서나 잘 자랍니다.
키는 20~50cm로줄기는 곧게 섭니다.
뿌리에서 나는 근생엽은 꽃이 필 때까지 남아 있으며, 로제트 형.
꽃은 4~10월에 노란색. 원줄기 끝에서 20개 정도의 꽃잎이 머리모양으로 달리는데, 꽃의 가장자리는 톱니 모양이거나 깃꼴. 해가 지면 꽃을 오므립니다.
20개 정도의 꽃잎이 머리모양으로 달린다. 꽃의 가장자리는 톱니 모양. 수술이 검은 빛을 띤다.
열매는 수과. 길이 5.5~7mm이고, 10개의 능선이 있습니다. 관모는 길이 6mm로 흰색.
민들레처럼 씨앗에는 낙하산처럼 털을 가진 자루가 달려 있어 멀리 날아갈 수 있습니다.
이른 봄, 꽃이 피기 전에 어린잎과 뿌리를 채취해서 데친 후 찬물에 충분히 쓴맛을 우려낸 후에 나물로 먹습니다. 잎이나 줄기를 자르면 흰 즙이 나오는데 이것이 쓴맛을 낸다네요. 고들빼기도 씀바귀와 마찬가지로 쓴 맛이 나는 나물로 많이 이용됩니다.
한방에서 말린 전초를 황과채(黃瓜菜), 활혈초(活血草)라 하여 소화불량 해소, 해열, 해독제로 쓴다네요.
왼쪽 키가 큰 아이가 고들빼기. 잎이 줄기를 둘러싸고 있다. 수술이 꽃잎과 같은 노란색이다. 오른쪽은 노랑선씀바귀.
여기서 잠깐!
씀바귀류는 꽃가루받이 과정을 거치지 않고도 씨앗을 맺는다네요. 이를 일컬어 단위생식(單爲生殖, parthenogenesis), 단위결실(單爲結實)이라고 한답니다. 꽃가루받이 없이 밑씨가 그대로 씨(종자)로 발달하고 씨방은 성숙하여 열매가 된대요. 단위결실을 하는 대표적인 식물이 무화과, 멜론, 바나나, 파인애플이랍니다.
암술에 꽃가루가 묻든 묻지 않든 어미와 동일한 유전자를 가진 씨앗이 생기게 된다니, 씀바귀류가 번성하는 이유인 듯합니다.
동물세계에서도정자가 전혀 관여하지 않고 알만으로 성체로 성장하는 것을 일컬어
처녀생식(處女生殖), 단성생식(單性生殖), 무성생식(無性生殖)이라고 한답니다.
정상적인 번식은 꽃가루받이와 수정 후 밑씨는 종자로, 씨방은 열매로 변합니다. 인공적으로 단위결실을 유도할 수도 있대요. 암술머리에 옥신이나 지베렐린 같은 화학물질을 뿌리거나 바르면씨 없는 과실을 얻을 수 있답니다.
씀바귀와 고들빼기 차이는?
꽃과 줄기를 자세히 보면 됩니다.
가운데 수술이 조금 거무튀튀하다면 씀바귀, 꽃잎처럼 노랗다면 고들빼기.
잎이 줄기를 감싸고 있다면 고들빼기입니다.
잎이 줄기를 둘러싸고 있고, 수술의 색이 노란색이면 고들빼기이다.
■ 인간이 혀의 표면에 있는 미뢰(맛봉오리)로 느끼는 맛은단맛, 짠맛, 신맛, 쓴맛 그리고 1985년에 추가된 감칠맛(우마미) 등 5 가지가 있어요. 지방맛도 제6의 맛으로 인정을 받아가고 있답니다.
과거에는 혀의 위치에 따라 느끼는 맛의 종류가 다르다는 '혀 맛의 지도'를 배웠는데요. 이는 사실이 아님이 밝혀졌답니다. 특정 부위가 아니라, 혀의 모든 부위에서 이 맛들을 느낀다는 겁니다. 매운맛과 떫은맛은 촉각으로 느끼는 ‘고통, 즉 통각(痛覺)’이나 ‘압각(壓覺)'에 가깝다고 해서, 맛의 종류로 분류되지는 않습니다.
과거에 배웠던 혀의 맛 지도. 이는 틀린 것으로 밝혀졌다. 맛은 4 가지가 아니라 6가지라는 것이 정설이 되고 있다.
우리가 맛을 느끼는 것은 혀의 미각 기능만으로는 부족하대요. 코에 있는 감각기인 후각(嗅覺)과 협동해야 한답니다. 눈을 감고 코를 막으면, 사과와 양파 맛도 구분하지 못할 정도래요. 미각과 후각을 느끼는 것은 코와 혀지만 그 느낌을 인지하고 분류하는 것은 감각기관이 아니라 바로 뇌입니다.
아기가 단맛을 좋아하는 이유는 엄마 젖의 단맛에 익숙하기 때문이랍니다. 락토스라고 하는 설탕 성분의 젖당이 모유 속에 풍부하답니다. 아기가 단맛을 제외한 쓴맛, 신맛, 짠맛과 톡 쏘는 맛, 매운맛 등을 거부하는 건 자연선택의 원리 즉 진화의 원리에 잘 부합되는 것이라고 합니다. 소화가 어렵거나 독성이 있는 물질이 갖는 맛이기 쉽기 때문이지요.
만약 맛을 느낄 수 없다면 독이 든 음식이나 썩은 음식도 구별할 수 없는 위험에 놓이게 되겠지요? 화학 물질의 하나인 PTC (페닐티오카바마이드)는 쓴맛을 내는 성분인데요. 단계별 실험을 통해 이 용액의 맛을 전혀 느끼지 못하는 사람을 미맹(味盲)이라고 한답니다.
■■ 인생이 씁쓸하니 쓴가요, 다디달달 단가요?
쓸 때도 있고 달 때도 있겠지요.
달기도 하고 쓰기도 한 게 바로 인생이라면, 어떤 국면에서 가장 쓰디쓰게 느낄까요?
영국에는 그 유명한 '인내는 쓰다, 그러나 그 열매는 달다'라는 속담이 있지요.
중국에는 땔나무 위에서 잠자고, 쓸개의 맛을 본다는 와신상담(臥薪嘗膽)이라는 고사가 있습니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인내라는 게 가장 쓴 맛인가 싶습니다.
오(吳)나라 왕 부차(夫差)와 월(越)나라 왕 구천(句踐)이 얽힌 와신상담의 고사는 23년이라는 기간 동안 복수가 복수를 부른 끝에 부차의 자결로 끝나는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오와 월은 오월동주(吳越同舟)라는 고사가 말해주듯 원수지간이었지요.
부차의 아버지인 오왕 합려가 구천과의 싸움에서 지고, 전투 중 입은 부상으로 세상을 떠나며 복수하라는 유언을 남겨요.
땔나무 위에서 잠을 자며 절치부심한 부차. 오자서라는 출중한 신하와 함께 3년 만에 강군을 만들어 회계산 전투에서 구천을 사로잡습니다.
부차의 신하에게 몰래 뇌물을 준 구천은 그 덕에 죽음만은 면합니다. 쓸개를 곳곳에 걸어두고, 혀로 그 쓴맛을 핥으며 복수하겠다고 맹세하기를 12 년.
중원의 패자(覇者)를 꿈꾸던 부차.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왕들이 맹주를 결정하는 회맹(會盟)의 자리에 전례 없는 3만 명의 정예부대를 이끌고 갑니다. 그리곤 평생 숙원인 패자가 됩니다.
그 순간, 구천은 왕 인 부차와 정병이 없는 틈을 노려 오나라의 수도를 급습하지요. 결국 9년 뒤, 오나라는 멸망하고 부차는 자결합니다.
구천은 이 복수극에서 승자임에는 분명하지요.
그것으로 해피엔딩이었을까요?
오나라가 멸망한 B.C.473년 이후, 오나라를 멸하기 위해 동맹을 맺었던 초(楚)나라가 오월쟁패의 이익을 다 챙기고 월나라는 다시 변방국으로 전락합니다.
춘추시대(春秋時代)의 말기는 이렇게 부차와 구천의 복수극으로 대미를 장식하고, 10여 년 뒤 진(晋)나라가 3분 되며 전국시대(戰國時代)를 열게 되지요.
결국 인내라는 쓴맛을 견딘 두 주인공의 결말은 장작더미 위에서 자고, 쓸개를 핥는 엽기적인 이미지로만 오늘의 우리에게 남아 있으니, 그 또한 씁쓸하다고 할 밖에요.
■■■ 씀바귀와 고들빼기의 '쓴맛'에 꽂혀 여러 날을 헤맸습니다.
맛의 종류부터, 그 맛을 느끼는 게 어떻게 진화해 왔는지, 인생에서 쓴맛으로 비유되는 건 또 어떤 게 있는지를 조사하고 엮어내기가 쉬운 일이 아니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