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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밭골샌님 Apr 10. 2024

골목길 야생화 24 쉬어가기(1)

칡은 좌파? 등나무는 우파?


식물들도 왼쪽을 좋아하는 식물이 있고, 오른쪽을 좋아하는 식물이 있어요. 인간의 언어로 하면 좌파와 우파라고 하겠지요.


무언가 자꾸 꼬여 풀기가 어려운 상태를 갈등이라고 하지요?

갈등(葛藤)은 한자어 그대로 칡과 등나무를 말합니다.


국어사전에는 이렇게 나와 있어요.

명사. ['칡과 등나무'라는 뜻]

1 개인이나 집단 사이에 목표나 이해관계가 달라 서로 적대시하거나 불화를 일으키는 상태. (노사 간의~, 고부간의 ~이 심화되다.)

2 마음속에 두 가지 이상의 욕구 등이 동시에 일어나 갈 피를 못 잡고 괴로워하는 상태. (내면적 ~/ 이상과 현실 사이에서 ~을 겪다.)

3 소설이나 극에서, 등장인물 사이의 대립이나 인물과 운명·환경 사이의 충돌. 또는, 한 인물의 내면적인 욕구의 대립.


인간 사회에서의 갈등을 설명할 때 등장하는 칡과 등나무. 둘 다 덩굴 식물입니다. 무언가를 감고 올라가며 자란다는 공통점이 있어요.


그런데 칡은 시계 반대방향으로, 등나무는 시계방향으로 감아요. 칡은 왼쪽으로, 등나무는 오른쪽으로. 그 둘이 우연히 한 나무에서 얽혀 생존경쟁을 하는 게 바로 갈등입니다.


갈등의 끝은 어디일까요?

둘의 경쟁으로 인해 애꿎은 나무가 죽어야만 끝납니다. 에먼 나무와 함께 칡도 등나무도  함께 죽는 거지요. '큰개별꽃' 편에서 언급했던, 함께 쓰러지고 함께 망한다는 공도동망(共倒同亡)이 바로 그것입니다.


자, 이 둘을 좌파다 우파다 나누는 건 우습지요? 인간도 그렇지 않을까요? 너는 좌파니까 없애버려야 하고, 너는 우파니까 사라져야 한다고 끝끝내 악을 쓴다면, 그 종말은 너무 뻔합니다.

오늘의 우리가 칡은 좌파이니 우리 편, 등나무우파이니 상대편으로 가르는 어이없는 일을 하고 있는 건 아닐까요.


왕벚나무 꽃이 절정을 지나 꽃비를 뿌리고 있다.


인근 공원에는 벚꽃이 한풀 꺾이며 꽃비가  난분분해요.

우리들 역시나 누구를 혹은 어느 당을 찍어야 할지 의견들이 분분합니다. 떨어진 꽃잎들이 군데군데 오로로 모인 모습 예뻐요. 선거가 끝난 뒤의 우리도 그랬으면 좋겠습니다.


오늘은 제22대 국회의원 선거일. 공휴일인 관계로 <골목길 야생화>도 쉬기로 했습니다.


다음의 글들은 최용일 편저 <한 줄의 통찰>이라는 책에서 발췌했습니다.

선각자들이 마치 오늘의 우리에게 던진 듯한 명언들을 곰곰 생각해 보며 쉬는 하루가 되시기를 바랍니다.


● 민주주의가 제대로 되기 위해서는 우리는 단지 관찰만 하는 국민이 아닌 참가하는 국민이 되어야 한다. 투표하지 않는 자는 불평할 권리가 없다.

- 루이 러모어(1908~1988). 미국 작가


● 투표는 총알보다 강하다.

- 에이브러햄 링컨(1809~1865). 미국 대통령


● 선거가 다가오고 있다. 만인에게 평화가 선포되고, 교활한 여우들은 개 돼지들의 목숨을 연장시키는 데 진지한 관심을 갖는다.

- 조지 엘리엇(1819~1880). 영국 소설가


● 선거는 도덕적 참사며, 피만 흘리지 않았지 전쟁처럼 사악하며, 관여한 모든 영혼이 진흙탕에 뒹구는 것이다.

- 조지 버나드 쇼(1856~1950). 아일랜드 극작가.


● 민주주의 아래서는 언제나 특정 정당은 상대 정당이 통치하기에 부적합하다는 것을 증명하는 데 거의 모든 에너지를 쏟아붓는데, 둘 다 보통 성공하고 또 둘 다 옳다.

- 헨리 멘켄(1880~1956). 언론인, 작가.


● 어디에서나 정의에 대한 하나의 원칙이 있는바,

더 강한 자의 이익이 그것이다.

- 플라톤(BC 429~BC 347). 그리스 철학자


● 불의의 가장 나쁜 형태는 위장된 정의다.

- 플라톤(BC 429-BC347). 그리스 철학자


● 하늘이 무너져도 정의는 세워라.

- 작자 미상


● 정의란 확립된 불의를 인가해주는 수단이다.

- 아나톨 프랑스(1844-1924). 프랑스 소설가.


● 부도덕의 핵심은 본인을 예외로 만들려고 하는 바로 그 성향이다.

- 제인 애덤스(1860~1935). 미국 사회사업가


● 힘없는 정의는 무력하고, 정의 없는 힘은 폭정이다.

- 블레즈 파스칼(1623~1662). 프랑스 철학자.


● 사람들이 세상살이에서 소중히 여기는 것은 특권이지 권리가 아니다.

- 헨리 멘켄(1880~1956). 미국 언론인.


● 경찰이 너무 많으면 자유가,

군인이 너무 많으면 평화가,

법률가가 너무 많으면 정의가 있을 수 없다.

- 린 유탕(1895~1976). 대만 작가.


● 인간이 처한 역설적이면서 비극적 상황은,

인간은 양심이 가장 필요한 상황에 가장 비양심적이 된다는 것이다.

- 에리히 프롬(1900~1980). 독일 태생의 미국 철학자.


● 잘못된 정부가 가장 위험한 순간은 개혁을 착수할 때다.

- 알렉시스 토크빌(1805~1859). 프랑스 정치가.


● 평화적 혁명을 불가능하게 만드는 자들은

폭력적 혁명을 불가피한 것으로 만들 것이다.

- 존 케네디(1917~1963). 미국 대통령


● 군주에게 큰 잘못이 있으면 잘못을 고치도록 간하고, 되풀이해서 간하여도 듣지 않으면 군주를 바꿔야 한다.

[군유대과 즉간, 반복지이불청 즉 역위(君有大過 則諫, 反覆之而不聽 則易位)

- 맹자(BC 372~BC 2891. 중국 전국시대 사상가.


● 변화를 향한 충동과 안정을 향한 욕구는 항상 균형을 유지해 왔고 또 서로를 견제해 왔다.

- 한나 아렌트(1906~1975). 독일 태생 미국 정치학자.


● 궁하면 변하고, 변하면 통하며, 통하면 오래간다.

[궁즉변, 변즉통 통즉구(窮卽變 變卽通 通卽久)

- 주역, <계사전>


● 광증은 개인에게는 드문 현상이지만, 집단과 정당, 민족과 시대에게는 필연적 현상이다.

- 프리드리히 니체(1844~1900). 독일 철학자.


● 민주주의에서, 반대는 헌법적으로 용인될 뿐 아니라 절대 필요하기 때문에 유지되어야 한다.

- 월터 리프먼(1889~1974). 미국 언론인.


● 민주주의에 보내는 두 개의 갈채.

첫째는 다양성의 인정, 둘째는 비판의 허용.

이 둘이면 충분하고 더하여 셋을 만들 필요도 없다.

-에드워드 모건 포스터(1879~1970). 영국 소설가.



● 법이 끝나는 곳이면 어디서나 폭정이 시작된다.

- 존 로크(1632~1704). 영국 철학자.


● 자본주의 사회의 영향력은 견제되지 않고 방임될 경우 부유한 자는 더욱 부유하게 가난한 자는 더욱 가난하게 만드는 경향이 있다.

- 자와할랄 네루(1889~1964). 인도 수상.


● 만약 내가 '신문 없는 정부'나 '정부 없는 신문' 중에 하나를 택해야 한다면, 나는 주저 없이 '정부 없는 신문'을 택할 것이다.

- 토머스 제퍼슨(1743-1826). 미국 3대 대통령.


● 정치꾼과 정치가의 차이는 다음과 같다.

즉, 정치꾼은 다음 선거를 생각하지만

정치가는 다음 세대를 생각한다.

- 제임스 클라크(1810~1888). 미국 성직자.


● 주인이 되기 위해서, 정치인은 하인인 체해야 한다.

- 샤를 드골(1890~1970). 프랑스 대통령.


● 정치인들은 어디서나 똑같다.

그들은 강물이 흐르지도 않는 곳에 다리를 놓아주겠다고 약속하는 사람이다.

- 니키타 흐루시초프(1894~1971). 구소련 수상.


● 분별력이 없는 권력은 자체의 무게 때문에 무너진다.

- 호레이스(BC 65~BC8). 로마 시인.


● 권력은 부패하기 쉬우며, 절대권력은 절대 부패한다.

- 액턴 경(1834~1902). 영국 역사가.


● 검을 가지는 자는 다 검으로 망하느니라.

- 성경, 마태복음 26:52


● 대통령의 가장 어려운 직무는 옳은 것을 실행하는 것이 아니라 무엇이 옳은지를 아는 것이다.

- 린던 존슨(1908~1973). 미국 대통령.


● 법률가: [명사] 법망을 빠져나가는 기술을 가진 사람.

- 앰브로즈 비어스(1842-1914). 미국 언론인.



■ 우리 모두가 좋은 나라, 잘 사는 나라를 만들고 싶어 합니다. 이 하나만큼은 의심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투표는 권리이므로, 누가 어느 쪽에 표를 던지든 비난할 이유가 전혀 없습니다. 내가 지지하는 사람이나 정당이 승리했다면, 기쁨은 순간에 그쳐야 합니다. 정치인과 정당이 내세운 것들이 사탕발림이 아니었는지 바로 감시체제로 들어가야 합니다. 내가 지지한 쪽이 승리했다고 해서 이후로도 마냥 지지할 의무는 없습니다. 선거 이후가 더 중요하다는 생각에서, 쉬어갈 수 없는 쉬어가기를 마련해 보았습니다.



2024년 4월 1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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