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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대사랑 biglovetv Jun 23. 2024

필사는 글쓰기의 첫돌팔매

필사 일기 2024.6.22. 토. 하루 종일

책 : 2라운드 인생을 위한 글쓰기 수업

작가 : 최옥정

페이지 : 124p

내용

좋은 문장 필사해 보기

필사는 오랫동안 좋은 문장을 익히는 비법처럼 회자돼 왔다. 컴퓨터 시대에 과연 손으로 노트에 작품을 베껴야 하나. 아마도 모든 예술 분야가 그렇듯이 수공업적인 노고가 가져올 작가정신을 얻기 위한 과정이 아닐까 짐작한다.

12분,정자체,싸인펜,가로줄 노트,5명의 필우

https://youtube.com/live/KklwBNYa-gQ?feature=share

 필사는 과연 올바른 글쓰기를 위한 지침서일까?

삼자의 문장을 따라 쓰는 일로 나는 과연 변화할 것인가? 타인의 뇌와 손을 거친 문장이 과연 나의 뇌와 손을 흔들 수 있는가?

 

 필자의 말대로, 필사가 문장 연습의 비기라면 어떤 방식이어야 하는가? 통째로 옮겨야 좋은가? 아니면 남기고 싶은 문장만 골라야 하는가? 필사하기 좋은 문장은 무엇인가? 그 문장은 어떻게 찾나? 이것 역시 타인에 의존해야 하나? 양서를 고르는 시야가 없다면 필사는 도수 맞는 안경이 될 수 있는가?


 필사에 관한 내용을 필사해서인지 많은 질문이 쏟아진다. 2년 반 동안 매일 필사를 이어온 자칭(?) 필사 전문가이지만 필사를 향한 물음표는 여전히 많다. 이 물음표를 하나씩 하나씩 느낌표로 깎는 일이 내 인생의 소임이라 여긴다.

 그 임무의 시작점에 서있고, 마치 등산길을 잃지 않기 위해 작은 리본을 나뭇가지에 묶듯, 오늘 여기에 필사에 대한 지난 경험과 실행으로 얻은 느낌표 한 개를 표식으로 걸어 둔다.



 필사는 글쓰기를 향한 첫돌팔매다.


 글쓰기와는 무관했던 50년의 인생. 국영수의 스펙트럼 안에서 4개 중 답 하나를 골라야 했던 의무교육. 글보다는 산수가 흥미로워, 혹은 왠지 취직이 잘 될 거 같은 예감에 선택했던 이과. 그 찜찜한 선택으로 시작된 공대 전공, 그리고 엔지니어의 삶.

글쓰기는 어느새 내 인생 강 건너편에 있는, 마치 아프리카 초원 원주민의 사냥 법과 같은, 남의 스토리였다. 평생 동안 평행하게 달려왔던 글쓰기를 향해 처음 던진 돌이 필사였다.


 2022년 1월 1일. 필사 방송 시작.

사실 첫 목적은 '글쓰기'가 아니라 '글씨'였다. 글씨 채널 운영자로서 최대의 위기였던, 어지럼증이 주요 후유증이었던, 뇌경색이라는 큰 허들을 뛰어넘기 위해 택했던 필사. 손은 제대로 움직임에 감사하며 시작했던 감사의 필사. 세상 어디에 나의 동지, 필사를 하며 글씨를 바꾸고자 하는 친구가 있을 거라는 믿음의 필사. 뇌는 다쳤지만 손은 건실함을 증명하고 싶었던 장기자랑 무대의 필사. 수많은 명분으로 시작했던 필사는 '글씨'로부터 시작했다.


 2024년 4월 12일. 필사 일기 시작.

80일이 지난 오늘까지 나는 매일 글 하나씩 쓰고 있다. 쥘 베른의 소설 '80일간의 세계일주' 속의 거창한 모험은 아니었지만, 하루하루의 반복이 가장 큰 난관이었던 지난 80일. '글씨' 쓰는 나에서 '글'도 쓰는 나로 변신한 '80일간의 일기일주'.


 2023년 9월 1일에 시작한 7번째 필사 책, '2라운드 인생을 위한 글쓰기 수업'이 나를 바꾸었다. 하루도 빠짐없었던 15분 동안의 수업. 스스로 수강신청했기에 더 몰입할 수 있었던 수업.

 새로운 인생을 살기 위해 글쓰기는 필수. 누구나  글쓰기는 가능. 내 삶은 마르지 않는 글감. 매일 글쓰기는 작가의 첫걸음임을 강조했던 책 속의 수업 내용을 온몸으로 받아 적었다. 어느 날 가슴속에서 움튼 작은 씨앗, '나도 글을 써 볼까?', '매일 필사를 하니 그를 글감으로 일기를 써 볼까?'라는 씨앗으로 시작된 글쓰기.


 시작은 쉽지 않았지만 갈수록 해 볼 만한 글쓰기. 하루의 마지막 스케줄이 된 글쓰기. 내 사고와 논리를 정리하는 글쓰기. 내 경험과 노하우를 축적하는 글쓰기. 좋은 책을 찾아 서점을, 도서관을 찾게 하는 글쓰기. 하산할 때만 보인다는 아름다운 꽃처럼 지나간 책 속의 명문장을 보이게 하는 글쓰기. 어쩌면 내 2라운드 인생의 화려한 무대가 되어 줄 글쓰기.


오늘도

글씨 쓰고

글도 쓰는

대사랑.


지금보다

미래가 더

기대되는

내 인생.


글쓰기를

시작하고프다면

필사라는

돌멩이를

잡고

던져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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