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글에서 작가는 인간의 본능을 이야기했다. 자신을 알리고 싶어 하는 본능. 자신을 표현하고 싶은 본능. 그리고 그 본능에 충실하기 위해 자신의 이야기를 쓰자는 주장이다.
원시 시대의 동굴 벽화의 이야기도 나온다. 문자가 없는 시대에도 뭔가를 벽에 남겼다는 이야기다. 그 알 수 없는 그림과 문자는 부족과 후손을 향한 염원이나 메시지였을 것이다. 본능에 충실한 행위였다.
글씨도 본능의 발현이라 생각한다. 하고 싶은 이야기를 정확한 문자로 표현하는 희망. 누구나 알아보는 글자를 쓰는 능력의 갈망. 생각이나 감정을 명확히 표현하기 위해, 타인의 눈에 띄기 위한 돋보이는 글씨를 쓰고 싶은 바램은 인간 종족 내면 깊이 자리 잡았다고 믿는다.
요즘은 이 본능을 발휘하기 어렵다. 글씨는 더 이상 인간의 삶에 중요한 부분이 아니다. 손글씨는 일상이 아닌 특별함이 되었다. 글씨 좀 못 쓴다고 핀잔을 하는 경우가 사라졌다. 학교를 졸업하면 펜조차 잡는 경우가 드물다. 코로나 팬데믹 동안 식당이나 공공장소를 출입하기 위해 쓰는 주소와 이름 정도가 글씨의 부활이었다. 코로나 종료로 글씨 쓰는 일도 소멸되었다. 하나의 본능이 점점 증발하고 있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