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의 한 여름을 지나고 있다. 입추가 1주일도 남지 않았는데, 무더위는 꺾일 기세가 아니다. 점점 더 절정으로 치닫고 있는 것만 같다. 환경오염으로 인한 이상 기후다. 작년보다 훨씬 더 강하고 질긴 더위다. 낮밤으로 푹푹 찌는 날씨에 에어컨은 쉴 새 없이 돌아가며 온실가스를 하루 종일 내뿜는다. 전력 수급의 비상에 발전소도 풀가동이다. 이는 이산화탄소를 더 내뿜으며 이상 기후를 더 재촉한다. 악순환의 연속이다. 머지않아 여기 부산에서 바나나를 재배할 듯하다. 큰일이다.
무더위는 슬기롭게 피해야 한다. 에어컨이 있는 실내도 좋지만, 시원한 바람을 끝없이 불어주는 선풍기 앞도 훌륭하지만 필사를 권한다. 생뚱맞은 소리로 들리겠지만, 여럿이 같이 하는 필사를 추천한다.
함께하는 필우의 필사 후 댓글
필사의 시간은 초스피드다.
책 내용을 정성스럽게 손글씨로 노트에 옮기면 금방 마칠 시간이 된다. 제법 긴 문장을 썼는데 시간은 찰나로 느껴진다. 책 내용에 내 생각을 버무리다 보면 15분은 후딱이다. 24시간 중 이 15분은 더위를 느끼지 못한다.
필사는 초집중의 시간이다. 잠깐 딴생각에 빠지면 금방 티가 난다. 오탈자가 생기거나 획이 비뚤거린다. 어제 먹었던 팥빙수가 생각났다면 함께하는 필사에서 금세 이탈하고 만다. 한 번 박자를 놓치면 두세 배 빠른 걸음이 필요하다. 따라잡으려면 여간 힘든 게 아니다. 따라서, 책에 나오는 단어 하나하나를 놓쳐서는 안 된다. 대사랑이 읊어주는 문장에 귀 기울여야 한다. 집중은 더위를 삭제한다. 더위를 느낄 모든 감각 기관을 필사가 빼앗아 버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