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를 꼽자면 많겠지만 아름다운 문장과 사유, 논리와 설득력이 잘 균형 잡혀 있기 때문이다. 독자의 정서와 수준을 잘 안배한 좋은 문장이다. 하루아침에 이루어진 함량이나 미덕은 아니다. 좋은 문장을 많이 읽고 생각하고 남의 말에 귀 기울이고 내 마음을 충분히 열어야 이런 글이 나온다.
오늘 글에서 작가는, 독자들이 사랑하고 꾸준히 읽는 좋은 글의 조건을 이야기했다. 균형, 배움, 경청이 바로 그것인데, 좋은 글씨의 요건도 이와 흡사하다.
균형.
글씨는 균형이 핵심이다. 획의 속도와 굵기의 적절한 조절, 초성과 중성, 종성의 알맞은 배치, 노트 칸을 채우는 글자와 여백의 조화, 단어와 문장, 문단을 차지하는 글자의 정렬 등을 신경 써야 한다. 미세의 균형과 어림의 균형이 서로 끈을 잇듯 어울려야 한다.
배움.
배움을 게을리해서는 안 된다. 글씨를 잘 쓰기 위해서는 지식이 필요하다. 쓰고자 하는 글씨를 면밀히 분석해서 머릿속에 담는 것이 첫 번째 공부다. 머리로 쓸 수 없으면 손으로는 절대로 쓰지 못한다. 그다음은 반복 연습이다. 하루라도 쓰지 않으면 손은 굳는다. 뇌와 손가락을 늘 말랑말랑하게 유지하기 위해 매일 사용한다. 뇌는 항상 글씨를 상상하고 손가락은 언제나 그 글씨 좇아야 한다. 뇌와 손가락의 거리를 좁히는 일이 글씨 교정이다. 한 번에 많은 시간을 투자하기보다는 잦은 기회를 만드는 방법이 낫다. 소나기보다는 가랑비가 글씨에는 적격이라는 얘기다.
경청.
경청은 자기반성의 시작이다. 피드백의 수용은 배움의 근본 자세이다. 따라서 늘 귀와 가슴을 활짝 열고 있어야 한다. 글씨를 고치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스스로 냉정한 분석을 해야 한다. 닮고자 하는 글씨를 쓰는 사람의 요령을 귀담아들어야 한다. 또한, 좋은 글씨를 많이 보며 눈으로 담고 손으로 풀어낸다는 적극적인 자세도 중요한데, 이 또한 경청의 자세와 일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