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력을 키우기 위한 독서나 책 내용을 손으로 기록하기 위한 필사는 아니었다. 글씨는 꾸준히 연습하고 싶었는데, 매번 글감을 찾기가 쉽지 않았다. 머릿속의 명언이란 명언은 다 끄집어내었지만 턱없이 부족했다. 교과서에서 읊었던 시들도 재탕, 삼탕으로 바짝 말라갔다.
그때, 읽고 싶은 책 속의 텍스트를 필사의 장작으로 써보면 좋겠다는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내 유튜브 채널의 콘텐츠로 필사 라이브 방송을 추가한 것도 동시의 일이다. 전국 어디에 뜻을 같이 하는 친구가 있을 것이라 믿었다. 그들과 함께 한다면 오래 할 수 있겠다는 기대와 의도도 녹아있었다. 그렇게 필사 방송을 시작했다.
두 번의 해가 바뀌고 다시 여름, 제법 많은 시간을 쉬지 않고 꾸려왔다. 7 권의 책, 수십 권의 노트, 필통을 가득 채운 펜들, 몇 명의 필우들, 자신감 넘치는 글씨, 어김없이 정해진 시간이 되면 책상 앞에 앉는 나. 꾸준함의 힘에 단련된 나 자신. 작은 각오와 실천에서 시작한 다수의 변화들이다.
오늘 필사 글에서는, 소통 없는 글쓰기를 견제하라 한다. 글도 하나의 대화이기에, 반드시 상대방을 앞에 둔 글쓰기를 당부한다. 평면적 글쓰기를 벗어나라 타이른다.
앞서 말한 필사로부터 생긴 변화들. 계속 뚜벅이가 되어 그들의 량과 질을 키울 것이다. 내민 작은 손이 더 많은 이들을 유혹해 그들에게도 변화를 선물하고 싶다. 내 짧은 필사로 그들이 보이지 않는 그 무엇을 가지도록 만들고 싶다.
한 가지 더, 오늘 필사 글의 가르침처럼, 라이브에 동참한 필우들과 녹화 영상을 보는 나그네들에게 진심이 닿도록 더 충실히 '소통' 하는 대사랑이 되어야겠다고 다시 작은 다짐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