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씨를 잘 쓰기 위한 준비 3가지

by 대사랑 biglovetv

글씨를 잘 쓰고 싶어 하는 사람을 찾기 어려운 시대가 되었다.

최근 우리는 TV에서 큰 금액의 상금이나 상품을 내걸고 치열한 경쟁을 통해 우승자를 가리는 노래나 댄스 경연 대회를 흔하게 볼 수 있다. 흥이 많은 민족이라 노래와 춤을 빼고는 기쁨의 순간을 표현하기 어려울뿐더러, 방방곡곡 나훈아와 박남정 뺨치는 가창력과 몸짓의 고수들이 숨어 있다는 사실은 분명 수많은 노래와 춤 경연 대회를 흥행시키기에 충분하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이러저러한 이유로, 노래나 춤에 재능이나 끼가 넘친다면 제대로 배워 인생 한번 펴보자는 사람들이 제법 많은 듯하다.


하지만, 세상에서 가장 과학적이고 아름다운 언어라는 '한글'을 창제하고 아주 잘 써온 민족임에도 불구하고 글씨에 대한 프로그램이 없는 것은 상당히 아쉽다. 글씨라는 것이 타인의 이목을 끌고 감흥을 일으키기에는 턱 없이 재미가 없을뿐더러, 우리가 물이나 공기를 당연한 권리로 누리고 소홀이 대하는 것과 같은 일종의 '당연한 것에의 익숙함' 이 그 이유가 아닐까 생각한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언제부터인지는 확실치 않지만, 대부분의 TV 프로그램 출연자들의 말과 몸짓이 다양한 글씨체의 자막으로 반복되고 나타나져, 글씨의 존재에 대해 어렴풋이나마 윤곽 정도는 떠 올릴 수 있는 것에 위안을 삼는다. 이것마저도 찰나에 나타났다 사라지기를 반복해 우리의 혼을 어지럽히기는 하지만 말이다.

글씨에 대한 전문가(?)로서의 희망사항으로,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글씨를 쓴다'라는 인간만의 숭고한 행위에 대한 장점을 강조하고 '빨리빨리' 문화가 갈수록 당연시되는 이 시대에 가벼운 태클 정도는 필요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한다. 더군다나 '글씨'가 치매 예방에도 좋다고 하니, 고령화 시대에 맞춰, 유능한 PD가, 한 번은 제대로 다뤄봄직하지 않는가? 라는 식으로 늘 방구석에 앉아 뇌까려본다.




앞으로 다가올 '글씨 대유행의 시대'에 한 발 앞서 오늘은 글씨를 잘 쓰기 위해 어떤 준비가 필요한가에 대한 본인의 생각을 적어보려 한다. 글씨 관련 콘텐츠로 3년 동안 400개 이상의 영상을 만들면서 만나온 대부분 사람들은 자신의 글씨에 대해 큰 불만을 가지고 있었다. 노래 실력과는 달리 천부적인 재능과는 상관없다고 결론을 내렸는지, 본인의 글씨에 대해서 쉽게 분노하고, 금방 고칠 수 있다고 여기는 사람들이 참 많았다. 이는 분명히 틀린 이야기다. 글씨를 제법 잘 쓴다는 소리를 듣게 된 나를 반추해봐도, 국민학교 5학년 처음 서예 붓을 잡았을 때의 그 환희에 지금도 손끝이 지릿한 걸 보면 내 몸속 어딘가에 글씨와 관련된 유전자가 흐르고 있고, 아담하고 예쁜 글씨로 성사 필사는 물론 매일 일기를 쓰시는 어머니를 뵐 때면 외가 쪽 피가 강하게 흐름을 느낄 수 있다. 한마디로 글씨에 제법 소질이 있었다고 생각된다. 하물며, 지금의 글씨체는 30년 이상을 틈만 나면 온갖 펜으로 이면지에 글씨를 그리듯이 끄적여서 가지게 된 것인데, 이 또한 순간의 노력으로 글씨를 바꿀 수 있다는 생각은 잘못임을 증명한다고 여겨진다.

모든 학문이나 운동에는 정석이라는 것이 있고, 그것은 오랜 시간이 흐르며 사용되어 우수한 결과를 만든 방법이나 지식이 모여 전해진 것이다. 글씨의 경우, '글씨학'이라는 학문은 없지만 글씨를 반듯하게 쓰는 사람들의 특징 또는 요령을 자세히 관찰하고 정리하여 '글씨 잘 쓰는 방법'이라는 것이 만들어졌을 것이다. 이런 논리적(?)인 이유를 근거로 아래에 열거하는 거창한 이유들도 내 글씨에 대한 노하우를 그럴싸한 지식으로 포장하여 자신 있게 설명하는 것 정도로 여겨주었으면 한다.




나는 '글씨를 잘 쓰기 위한 준비'로 3가지를 언급하고 싶다. 그것은 바로 '이해', '속도', '시작'이다.


첫 번째 '이해'.

자신이 쓰고 있는 글씨가 마음에 들지 않아 고치고자 한다면 본인의 현재 상태를 꼭 '이해'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이는 세상만사 모든 일에 적용되는 하나의 법칙 같은 것이기도 하지만, '글씨'의 경우에도 이러한 노력이 반드시 필요하다. 글씨는 마치 땅콩을 까서 입에 넣는 것처럼 펜을 잡고 있는 세 손가락만 올바르게 정렬하면 좋아지는 그런 단순한 행위가 아닌 것이다.

가장 중요하다고 할 수 있는 올바른 펜 잡기 이외에도 자신의 시선, 어깨 높이, 손목 놀림, 양 팔의 벌어짐, 가슴 기울기, 펜 각도, 펜 종류, 심호흡, 집중력 등 많은 요건을 하나씩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 앞의 여러 개 중 하나만 바로 잡으면 금방 고쳐지는 것은 아니다. 그만큼 글씨를 고친다는 것은 촘촘한 자기 검열과 끈적끈적한 투지가 필요하다. 타인의 시선을 빌리거나 글씨를 잘 쓰는 사람들의 자세나 요령들을 잘 살펴 자신과 비교 또는 대입함으로써 문제점을 파악하도록 하자. 글씨를 바꾼다는 기나긴 여정에 성공하려면 나 자신을 가장 먼저 알고 문제점을 '이해'하는 것에서 시작해야 한다.


두 번째 '속도'.

모든 사람의 소망은 글씨를 빠르게 잘 쓰는 것이다. 이는 시간이 없으니 먹지도 않고 배부르고 싶은 것과 같고 영어 단어 1000개만 외워 프리토킹이 가능하길 바라는 것과 마찬가지라 할 수 있다. 하루아침에 근육질의 몸매를 가질 수 없듯이 빨리 잘 쓰는 글씨체를 가지는 것도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 다만, 영양 보조제의 도움으로 짧은 시간 안에 근육을 키우고 배가 금방 불러오는 음식을 선택하면 포만감을 빨리 느끼듯이, 글씨의 경우는, 빨리 써도 예쁘게 보일 수 있는 글씨체를 찾고 연구해야 한다. 나의 주종목인 궁서체(정자체, 반흘림체, 흘림체)는 그러한 종류의 글씨체는 아니니(물론 세상 어딘가에 은둔 고수가 있어 아주 빨리 이 궁서체를 잘 쓰는 사람이 있을 수도 있다. 설령 그런 사람을 직접 만나 그의 지나온 과정을 물어본다면 아마도 시작도 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생각할 것이다. 추측하건대, 그 능력자 또한 다른 사람보다 수십 배의 노력과 연습이 필요했을 것이다.) 다른 글씨체로 방향을 바꾸고, 만약 궁서체를 잘 써보고자 한다면 차라리 '느림의 미학'을 갈고닦는다는 마음으로 획 하나의 미묘한 변경에 따른 글씨체의 변화를 음미한다는 생각으로 접근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세 번째 '시작'.

'아무것도 행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라는 말을 많이 들어 봤을 것이다. 글씨도 마찬가지여서 눈이나 머리로만 명필을 따라간다고 해서 좋은 결과를 가져올 수는 없다. 앞선 두 단계, 즉 자신의 문제점을 잘 이해하고 추구하거나 닮고자 하는 글씨체를 정했다면 즉시 그를 따라 '쓰기'를 시작해야 한다.

나 역시도 막상 글씨를 연습해보고자 하여 머릿속에 입력된 문장을 떠올리려 하면 그 수는 매우 한정적이어서 쓴 것을 다시 여러 번 쓰는 경우가 다반사인데, 나는 이런 문제를 방지하거나 다양한 텍스트의 연습을 위해 '필사'나 '일기 쓰기'로 연습 하기를 추천한다. '일기 쓰기'는 본인의 생각을 정리하여 쓰는 것이기 때문에 속도면에서 갑갑함을 느낄 수 있으니, 책 한 권을 정하며 가벼운 마음으로 글들을 따라 써보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책의 내용도 가슴 깊이 박힐 수 있다는 장점도 있으니 더욱 추전하고 싶은 방법이다. 한 가지만 더하자면 무작정 글씨를 써나가기에 앞서 본인이 가지고자 하는 글씨의 특징(자음, 모음 및 그 구성의 특징 등)을 머릿속으로 인지한 후 손으로 써내려 가길 권한다. 또한 쓰기 연습이 끝난 후, 잘 쓴 글씨와 비교를 통하여 신통하지 않은 부분을 발견하고 고쳐나가기를 반복해야 한다. 이에 더하여 본인의 특징을 잘 살리는 글씨체로 발전시켜 나간다면 금상첨화이다.


이상으로 위의 '글씨를 잘 쓰기 위한 준비'로 언급한 3가지는 내가 계속해서 글씨 관련 영상을 만들어 오고 다른 사람과 문제점을 이야기하면서 정리한 한 사람의 짧은 지식으로 여기고 본인의 글씨체 발전에 소소한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천재는 노력하는 사람을 이길 수 없고, 노력하는 자는 즐기는 자를 이길 수 없다'라는 말이 있다. 본인이 타고난 글씨 솜씨를 가지고 있다고 하더라도 분명 나처럼 글씨 쓰기를 매일매일 즐기려 하는 자(매일 30분 정도, 라이브 방송을 통해 나와 같이 필사를 같이하는 필우)를 본받아 더 많이 즐길 수 있는 법을 찾는 다면 언젠가는 글씨 좀 쓴다는 소리를 자주 듣게 될 것이다.

그 과정에 '대사랑 tv'가 길동무가 되기를 바란다.


대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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