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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대사랑 biglovetv May 03. 2024

안갯속 등불 하나

2024.5.2. 목. 흐리고 바람

책 : 2라운드 인생을 위한 글쓰기 수업

작가 : 최옥정

페이지 : 105p

내용:

인간은 자기 자신의 진실을 표현하고 인생을 기록하고자 하는 욕망을 가진 존재다. 자기 이야기를 한다고 하면서도 나쁜 건 숨기고 좋은 건 부풀려서 이야기한다. 초기에는 이런 과정을 당연히 겪는다. 이상하게 이런 글은 독자가 다 알아차리고 감동을 느끼지 못한다. 쓰는 사람 자신도 점차 흥미를 잃는다. 자기가 스스로 마음의 빗장을 열고 진솔하게 써나간 글만이 작가와 독자 모두를 움직인다. 기술보다 마음이다. 머리로 생각하고 마음으로 써야 한다. 기술은 그 과정에서 저절로 터득한다.

원고지,정자체,15분,유성볼펜,6명의 필우

https://youtube.com/live/kSKbJk5MlcY?feature=share

 

 필사에 대한 감회와 생각을 브런에 적기 시작한 지 2주가 되었다. 글쓰기와 출판에 대한 호기심으로 무작정 시작한 것이었다.


 필사를 매일, 방송을 통해 해 왔던 터라 필사를 주제로, 혹은 필사에서 쓰는 내용을 글감으로 하면 꾸준히 이어갈 수 있겠다는 치밀한(?) 계획이 한몫했다. 마침 '2라운드 인생을 위한 글쓰기 수업'이라는 책을 필사 중이었기에 모든 상황이 딱 맞아떨어졌다. 글쓰기를 시작할 수밖에 없는 운명처럼 느껴졌다.


 시작만 하면 어떻게든 방법이 생기고 재미와 보람도 마음속에서 일어나 몸을 계속 움직이게 할 수 있다는 원리를 유튜브 채널을 키워 오면서 체득했기에 가벼운 스타트였다.

 '힘들면 그만두면 되지, 그리고 다시 도전하면 되지'라는 담담함도 작용했다.


 14일 동안 하루도 빠지지 않고 일기를 썼으니 잘한 거다. 나에게 칭찬해 주고 싶다. 어느덧 글쓰기는 브런치 포스팅으로 일상의 한 부분이 되었다. '시간 나면 글쓰기'에서 '시간 내어 글쓰기'로 전환한 것이다.  이렇게 버릇이 들고, 습관이 되어 효과를 보기에 더 적극적으로 행하는 선순환. 필사 방송, 영어 공부, 근력 운동 등과 함께 하는 내 하루를 채우는 선순환 고리 하나가 더 추가되었다.


 매일 써야 한다는 무언의 압박 덕분에 생각을 짜내야 하는 경우가 있다. 내 생각과 반성을 기록하면 된다는 애초 계획처럼 단순한 과정이 아니었다. 평생 글 한번 제대로 써본 적 없는 초보에게는 쉬운 것이 아니었다.


 지난 2주는 글쓰기 수준이 그대로 드러나는 고백 성사와 같은 기간이었다. 무엇을 보충해야 하고 무엇을 버려야 하는지 어렴풋이 알게 되는 날들이었다. 안갯속 길을 가다 희미한 불빛 몇 개를 찾았지만 여전히 뿌연 연기 속. 오늘 필사 내용에서 또 다른 등불을 발견했다.


글은 기술보다 마음으로 쓰는 것.

글은 머리로 생각하고 마음으로 쓰는 것.


머릿속이 조금 밝아진 듯하다.


대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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