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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대사랑 biglovetv May 12. 2024

꼰대, 그리고 필사

2024.5.11. 토. 맑다가 흐리고 비

책 : 2라운드 인생을 위한 글쓰기 수업

작가 : 최옥정

페이지 : 107p, 108p

내용:

좋은 대화는 체했을 때 손을 따주는 바늘과 같은 역할을 한다. 잠깐 콕 찔러서 피 한 방울 났을 뿐인데 속이 확 뚫리면서 몸이 편안해진다. 몸이 펑안하면  마음도 영혼도 평화롭다. 그 원리를 기억하고 나도 남에게 남도 나에게 그런 역할을 해주는 시간으로 남은 삶을 채우자고 다짐한다. 잘 말하기 위해서는 잘 들어야 한다. 상대방의 말에서 내가 배울 것과 버려야 할 것을 가리는 일도 글쓰기의 취사선택과 연결된다. 일방통행이 아니라 상호작용을 통해 관계 돈독해진다. 함께 이룬 것은 두 배로 가치가 있고 힘이 세다.

7명의 필우,정자체,원고지,중성펜,18분'

https://youtube.com/live/W6nIhSzf-0s?feature=share

 작가는 '잘 말하기 위해서는 잘 들어야 한다.'라고 주장한다. '글 잘 쓰기 위해서도 잘 들어야 한다.'라고 치환 가능할 것이다. 말하기와 글쓰기는 많이 닮아 있기 때문이다. '표현'의 가장 직설적이고 확실한 방법이기에.


경청은 최상위의 대화법이다.


 타인의 얘기에 귀 기울여 듣는 것은 쉽지 않다. 내 머릿속의 얕은 지식과 편견이 대화 내용과 섞이며 잡념을 생산하기 때문이다. 귓구멍은 점점 작아지고 머릿속은 급조된 쓸데없는 생각들로 차오른다. 곧 아무 말도 들리지 않는다.


 끝까지 듣는 것은 더 어렵다. 타인의 주장은 잘못된 것임을 순식간에 판단한다. 바로 반박해야 직성이 풀린다. 상대의 이야기는 월요일 아침 조회 시간 교장 선생님의 그것과 똑같다. 입이 근질거린다. 이윽고 목청을 높이며 말을 자른다. 고급 진 대화는 물 건너 간다.


 나이와 참을성은 반비례다. 비단 나만의 경우는 아닐 것이다. 사소한 일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쉽게 화를 낸다. 자신의 기준과 다른 주변인들의 행동을 보면 바로 돌직구를 날린다. 뻔한 잔소리지만 충고라는 화장을 하고 비수로 변신한다.

 하지만, 상대방의 의견은 모두 잔소리로 들린다. 전부 듣기 거북한 이야기다. 맘에 들지 않는다. 다시 끼어들기를 하며 개똥철학을 설파한다. 대화는 중단 위기다. 꼰대가 나타났기 때문이다. 벼는 익을수록 고개를 숙이지만 꼰대는 늙을수록 입가에 침이 많이 고인다.


 필사는 경청의 훌륭한 수련이다. 작가의 의견을 온전히 수용해야 한다. 처음부터 끝까지 글쓴이의 생각을 손으로 노트에 옮긴다. 필자의 경험을 내 것으로 받아들이는 과정이 우선이다. 자신과 일치하는 부분에 고개를 끄덕인다. 설령 다른 의견이 있어도 일단 적는다. 경청의 최고의 경지와 일치하는 모습이다.


 잘 듣는 것은 경청이고,

경청은 필사의 흐름과 결을 같이한다.

필사는 경청이고 경청은 필사에서 배운다.


 꼰대들이여,

펜을 들고 필사할지 여다.


대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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