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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대사랑 biglovetv May 13. 2024

시작을 주저하는 당신에게

2024.5.13. 월. 맑음

책 : 2라운드 인생을 위한 글쓰기 수업

작가 : 최옥정

페이지 : 112p

내용:

 글을 쓰겠다고 마음먹었지만 실천하는 데는 시간이 걸린다. 왜 생각만큼 열심히 쓰지 않을까? 곰곰이 들여다보는 것도 글쓰기 과정이다. 가만히 있으면 실천은 계획에서 멀어진다. 계속 써나가야만 계획과 가까워지면서 자신의 역량에 변화가 생긴다. ‘모든 이야기는 자신이 겪은 일에 대한 증언 또는 과장’하는 것임을 기억하고 인생이력서를 쓴 뒤 창작의 바다에 빠져보라. 요령은 없다. 글쓰기는 생각한 것을 그냥 종이 위에 적어나가는 것일 뿐!

원고지,모나미 볼펜,정자체,14분,7명의 필우

https://youtube.com/live/ZrpWEWuxyvU?feature=share


 무엇이든 시작이 중요하다. '시작이 반'이라는 말이 있듯, 올바른 시작은 성취 확률을 높인다. 시작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시작에 앞서 치밀한 계획도 필요하다.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허둥지둥한다면 필히 잘못된 준비 탓이다. 출발은 했으나 엉뚱한 방향으로 진행된다면 이 경우도 여기에 속한다. 철저한 준비는 성공을 담보한다.


 하지만 나는 치밀한 계획보다 무모한 출발에 더 초점을 둔다. 계획 세우는데 익숙하지 않고 준비 중에 이것저것 건드리다 쉽게 지치기 때문이다.

 이에 계획에 공들이지 않고 feel 받았을 때 바로 시작해 보는 쪽을 택한다. 이 방법으로 지금까지 몇 가지를 이어오고 있기 때문에 그 예를 들어, 시작부터 하고 보는 대책 없는 분들이 많아지길 바란다.


 첫 번째, 유튜브 채널.

 2019년 봄인가 어디쯤에 유튜브 광풍이  불었다. 새로 생긴 플랫폼은 아니었지만 특정 유튜버들의 엄청난 수익이 공개되며 세상의 관심을 끌었다. 그 열풍은 울산 끄트머리에 있는 방어진에도 닿았다. 주말부부를 하며 주중에는 방어진에 있는 회사 숙소 생활을 한 지 수년이 지나고 있었다. 퇴근 후 남아도는 시간과 무의미한 술자리에 지쳐가고 있었다.

 유튜브 열기는 이런 나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잘하는 것을 주제로 꾸준히 하면 몇십만 유튜버도 될 수 있다는 꿈도 가지게 했다. 어쩌면 크리에이터로서 제2의 인생을 살지도 모른다는 희망을 가지게 했다. 글씨는 평생을 갈고닦아 온 부전공이었기에 뭔가 할 수 있을 거 같았다.

 치밀한 준비는 하지 않았다. 촬영 준비물을 주문하고 카메라 각도를 연구했다. '내가 아는 걸 최대한 상세하게 전파하자'라는 컨셉으로 이런저런 제목으로 영상을 찍었다. 영상 편집을 위해 유료 어플을 우선 결제했다. 배우는 것은 그다음 일. 쓴 돈이 아까워서라도 어떻게든 계속 영상을 올렸다. 지금은 구독자 약 2만 명의 채널. 현재 진행 중.


 두 번째, 필사 방송.

2022년 새해를 앞두고, 지나온 삶의 개조를 위해서는 무엇이든 해야 한다는 절박함이 나를 덮고 있었다. 뇌경색에서 겨우 온전한 몸뚱아리를 건졌던 '희'와 어지럼증으로 제대로 걷지 못한다는 '비'가 뒤범벅된 고뇌의 덩어리를 짊어지고 있던 나를 위해 필사적으로 필사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번뜩 들었다.

 하루 앞도 계획하지 않았다. 책상 위에 있던 펜과 노트들을 살폈다. 제일 힘이 되던 책을 골랐다. 라이브 방송용 어플을 깔고 테스트 방송을 감행했다. 그렇게 빙빙 도는 내 몸을 책상 앞에 앉히고 입을 열고 손을 움직였다. 날이 갈수록 목소리는 힘이 붙고 획은 반듯해졌다. 같은 길을 가는, 얼굴 모르는 동무들이 생겼다. 오늘로 864 일째. 내 음성과 손글씨는 전파를 타고 실시간으로 전해진다. 이것 역시 현재 진행 중.


 세 번째, 필사 일기.

2024.4.12. 글쓰기에 관한 책 필사를 이어오던 중 문득 글을 쓰고 싶다는 강렬한 욕구가 치밀었다. 유튜브 채널과 브런치에 글씨에 관한 글 몇 개를 써봤지만 평생 이과, 공대, 엔지니어 등 글쓰기와는 동떨어진 삶을 살아왔는데 갑자기 글을 써야겠다는 각오가 생겼다.

 늘 하던 대로 머뭇거리지 않았다. 지난 경험들이 몸부터 움직이게 했다. 바로 블로그를 만들었다. 쓰고 싶은 쓸감을 찾고 주제별로 카테고리를 정했다. 필사 내용에 대한 내 감정을 일기로 쓰기 시작했다. 그렇게 매일 한 개 이상 글쓰기를 하고 있다. 오늘이 딱 한 달째. 역시 진행 중.



 유튜브 채널, 필사 방송, 필사 일기.

무작정 시작했지만, 오늘도 나의 하루를 채우는 것들이다. 몇 날 앞을 위한 준비는 없었지만, 나를 이끄는 힘은 그들 속에서 하나둘씩 생겼다. 해야만 하는 숭고한 이유를 스스로 찾은 것이다.

 유튜브에는 구독자가, 필사 방송에는 필우가, 필사 일기에는 이웃이 생겼다. 이들과 어깨동무를 하고 함께 나아간다. 같이 가면 멀리 갈 수 있음을 체득하면서...


 아직도 시작하기를 망설이는가?

이것저것 재지 말고 시작하라.

명분과 조력자가 나타나 더 높은 곳으로 이끌 것이다.


이제 출발!


대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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