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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망과 불신의 탁류 속에서 흩어져버린 동상이몽

드라마 <파인 : 촌뜨기들> 후기

by BIGMAC bro 빅맥브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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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대 신안 앞바다에 침몰한 원나라 무역선을 도굴하려는 이야기를 담은 웹툰 원작 드라마.


<미생>, <이끼>, <내부자들>의 윤태호 작가님 원작에 무게감이 확실한 류승룡, 임수정 배우와 함께 유수의 배우들이 대거 출연하는 것으로 개인적으론 기대하던 작품이었다.


꽤 재밌게 시청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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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을 확신 할 수 없음에도 인생 한방을 위해서 한치 앞도 보이지 않는 바다 속에 베팅을 하는 사람들.


한탕을 위해 한배에 올라 탔지만, 각자 다른 잇속을 품고 누가 언제 배신을 할지 모르는 묘한 긴장감이 눈치 게임처럼 맴돈다.


욕망과 불신이 함께 소용돌이 치는 범죄 드라마.


웹툰은 초반부만 봐서 드라마와 비교하기가 좀 애매하지만, 전체적인 분위기는 원작보단 더 밝아진 분위기 같았음.


드라마에서는 유머스러운 장면들이 종종 나오는데, 개인적으론 웹툰의 건조한 분위기가 더 마음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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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년대의 시대적 색채와 함께 사기꾼, 뱃사람, 지역 건달에 부패 경찰 등 많은 캐릭터가 나오는 통에 <범죄와의 전쟁>의 느낌이 들다가도, 구수한 전라도 사투리가 난무하기 시작하면서 무게감이 많이 줄어든다.


전라도가 고향인 시청자에겐 더없이 반가울지도 모르겠네잉


시청하는 동안 류승완 감독의 <밀수>나 최동훈 감독의 <도둑들>이 같이 생각나기도 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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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연배우들의 열연은 뭐 말할 것도 없지만, 특히 임수정 배우의 양정숙은 정말 대단했다.


경리로 시작해서 회장의 안사람 까지 올라온 양정숙이 회사를 통째로 차지하기 위해 본성을 드러내는 장면들에서는 <거미집> 때의 캐릭터가 스쳐가기도 했고-


외적인 부분으로는 임수정 배우가 충년 여성의 인물 묘사에도 잘 어울리는 것에서 새롭기도 하면서 살짝 슬프기도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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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교수 역을 맡았던 김의성 배우의 캐릭터도 <로비> 이후로 다시 한번 비호감의 맛을 잘 살려냈다.


사실 조연들이 더 빛나던 작품이었는데 선자로 나온 김민 배우, 황선장 역의 홍기준 배우와 복근이로 나온 김진욱 배우, 그리고 부산 건달 덕산역의 권동호 배우가 특히 인상에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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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래도 이렇게 출연진이 많은 작품일수록 새로운 배우들을 눈에 익혀보는 재미도 있는 듯 그러나 인물들이 너무 많다 보니 분량을 챙기기로 인한 부자연스러운 연결도 좀 보였고, 오랜 시간이 지나서야 대사를 하는 캐릭터들도 있었다.


아무튼 전체적으로 시대 고증도 잘되어 있었고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가는 전개에 몰입해서 재미있게 시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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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아쉬운 점이라면, 도굴 중 사람이 죽는데도 극 중 사건들이 무겁게 다뤄지지 않고 그냥 해프닝처럼 가볍게 흘러가 버린다는 느낌이랄까...


그리고 급한 마무리. ('카지노'에서도 느꼈던 부분)


현실적인 느낌으로 조금 더 무거운 분위기였어도 좋았을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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