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애프터썬> 후기
*글 내용에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우선 정말 정적이고, 일상적이며, 단조롭게 흘러가는
아빠와 딸의 튀르키예 여행기입니다.
분위기로 봐선 이미 부모님은 이혼을 한 상태이고,
아빠와 딸 소피는 엄마와의 합의하에 둘만의 여행을
온 것 같네요.
정말 너무 정적이고 평범한 여행기 같지만,
아빠는 어딘가 불안해 보이고 뭔가 마음이 무거워 보입니다.
하지만, 소피와의 여행을 망치지 않게 하려고
부단하게 내색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찬란한 튀르키예의 태양 아래서 아빠와 선크림을 서로
발라주며 재밌게 놀던 소피.
하지만 밤이 되면 아버지의 감정상태는 낮과는 조금 다르게
변합니다. 노래를 같이 부르지도 않고, 또는 딸과 떨어져
홀로 밖을 방황하고..
아빠와 떨어져 혼자 남겨진 밤.
소피와 놀아주는 사람은 없고 위 또래인 청소년들도
자기들끼리만 어울립니다.
사실 소피는 여행 내내 자기보다 더 성장한 청소년들을
동경하는 보는데- 그들의 애정 표현을 보며 성에 눈을 뜨고,
그날 밤 비슷한 나이 또래의 소년과 첫 키스를 합니다.
이렇게 세상은 부모가 알려주지 못하는 것들로도
가득 차 있고, 소피는아빠와의 여행에서
그렇게 다른 것들을 경험하죠.
아빠는 소피가 첫 키스를 했다는 이야기를 듣고는 말합니다.
앞으로 살면서 겪게 될 일들이 많을 텐데
아빠한테 다 말하라고. 나도 살면서 다 겪어봤다고-
하지만, 정작 아빠는 밤에 홀로 방황하는 이유...
몰래 울던 모습, 혼자 가지고 있던 감정적인 고통과
고민들을 소피에겐 말하지 못하죠.
그리고 나이가 들어 이 여행 때 녹화한 어릴 적
자신의 모습과 아빠의 모습을 되돌려보는 성인 소피.
어릴 땐 그저 아빠는 나의 추억의 조각이었지만,
성인이 된 소피는 아마도 그때 아빠의 표정과 모습이
이제야 공감이 되고 납득이 되었을지 모릅니다.
영화 중간중간 아빠가 클럽 같은 곳의 사이키 조명 아래서
춤을 추는 씬이 나오는데,
후반부엔 그 춤추는 아빠를 향해 무언가를 소리 지르고
있는 성인이 된 소피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어쩌면 "왜 그때 나에게 그런 힘든 걸 말하지 않았어!!"
라며 섭섭함과 원망을 담은 부르짖음 같아 보였어요
영화에서 여행이 끝나는 마지막 날 밤 둘이 춤추는 장면이
나오는데, 아빠의 감정적인 것들이 정리가 된 느낌으로
행복하게 춤을 추며 소피와 함께 마지막 날의 밤을 즐깁니다.
그리고 그 춤추는 장면에서 나오는
Queen의 'Under pressuer'
전 이 노래를 평생 들으면서 그냥 신나고 좋은 곡이라고만
생각하고 따라 불렀는데,
가사가 그렇게 밝은 가사가 아니었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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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urned away from it all like a blind man
맹인처럼 모든 것에 눈을 돌리고
Sat on a fence but it don't work
울타리를 쳐 보지만 소용이 없어
Keep coming up with love but it's so slashed and torn
계속에서 사랑을 갈구하지만 그건 갈가리 찢어져 있네
Why, why, why?
왜, 왜, 왜지?
Love, love, love, love, love
사랑, 사랑, 사랑, 사랑, 사랑
Insanity laughs under pressure we're breaking
광기가 웃어, 압박감 속에서 우리는 부서지지
Can't we give ourselves one more chance?
우리는 우리에게 한 번의 기회를 더 줄 수 없는 걸까?
Why can't we give love that one more chance?
왜 우리는 사랑에게 기회를 더 주지 못하는 걸까?
Why can't we give love, give love, give love, give love,
왜 우리는 사랑에게, 사랑을, 사랑에게, 사랑을,
Give love, give love, give love, give love, give love?
사랑에게, 사랑을, 사랑에게, 사랑을, 사랑을 주지 못할까?
Because love's such an old-fashioned word
왜냐하면 사랑은 너무나도 진부한 단어니까
And love dares you to care for
그리고 사랑은 네가
The people on the (People on streets) edge of the night
밤의 끝자락에 있는 (길을 걷는 사람들) 사람들을 어루만질 수 있게 하니까
And love (People on streets) dares you to change our way of
그리고 사랑은 (길을 걷는 사람들) 네게 우리가
Caring about ourselves
우리를 보는 방법을 바꿀 수 있게 하니까
This is our last dance
이게 우리의 마지막 몸부림이야
This is our last dance
이게 우리의 마지막 몸부림이야
This is ourselves under pressure
이게 우리들이야, 압박감 속에서
Under pressure
압박감 속에서
Under pressure
압박감 속에서
Pressure
압박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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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가사 내용도 모르고 흥얼거리던 나의 모습이
어린 소피였다면, 나중에 가사의 뜻을 알게 된 나는
성인이 된 소피일 수도- ㅎㅎ
부모와 자녀도 혈연관계이지만 결국 남이죠...
자녀의 고민과 걱정을 들어줄 수는 있어도, 자신의 고민과
걱정을 자녀에게 말할 수 없는 게 부모일까- 싶네요.
머릿속으론 정리가 잘 안 되고, 불친절한 영화였으나
그것이 결국 소피의 시선으로 보였던 것임을 느끼게 되면서
납득이 되었고, 설명하기 힘든 여운이 깊던 영화였습니다.
그저 연출의 힘으로 이런 감정적인 폭풍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것도 대단하게 다가온 작품이었어요.
소피와 같은 가정환경을 겪은 사람이나,
아빠와의 애틋한 정서가 있는 분이라면 분명 더 감정적으로
몰아치는 게 있을 거 같은 느낌이 들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