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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겹살에 소주가 너무 비싸다......

by 지망생 성실장 Mar 08. 2025

삼겹살은 손가락 2마디 정도의 길이에 두께는 약 1.5센티 정도로 한 입에 적당히 들어가야 한다.

사면을 노릇하게 구워서, 

소금에 콕 찍어 한 입

쌈장에 콕 찍어 한 입

쌈장과 생마늘 함께 한 입

파절이에 삼겹살을 싸서 한 입

구운 김치에 싸서 한 입

상추에 구운 김치 파절이 마늘에 쌈장 넣고 한입

밥에 쌈장 바른 삼겹살 한 입 먹고, 된장찌개 국물 한 수저 


소주 한 잔 캬~


다시 삼겹살에 소주 찍어 한 입

마늘과 된장에 한 입

구운 김치랑 한 입


소주 한 잔 캬!


숯불이던 연탄불이던 가스레인지던 상관없고, 너무 얇지 않은 두께감 있는 삼겹살이면 된다. 


테이블이 10개 있지만. 7개 정도만 차있는 한적하지도 않고, 정신없지도 않은

그러나 사장님이 기분이 좋아질 정도로는 손님이 있어야 한다. 

서빙하는 직원이 바쁘면, 직접 소주 한 병 정도는 냉장고에서 꺼내와도 되는 정감 있는 집이면 좋겠다. 


너무 배고파서 허겁지겁 먹는 게 아니라

고기 조금씩 올려서 한입 먹고, 한잔 마시고, 하나 굽고, 이야기하고 

그렇게 조금 천천히 즐기면서, 마시면서 시간을 누리고 싶다. 


그런데 

아는 장소도

그럴 시간도,

그럴 돈도 없다. 

그리고 함께 할 사람도 좀 애매~하다.


일단 너무 비싸다.

삼겹살 둘이 먹고, 된장찌개에 소주까지 시키면 어쨌든 6만 원은 생각해야 편하게 먹을 텐데.

1인당 3만 원이면... 근사한 뷔페도 갈 수 있고, 

6만 원이면 좀 만 보태서 애들 데리고 명륜진사 갈 수도 있는 돈이다 보니

둘이 분위기 즐기며 맛있게 먹으며 편하게 먹기에는 애매~ 하다. 


또 애들과 평소에도 함께 못하는데. 애들만 집에 두고 둘이 즐기기에는 죄책감이 밀려든다. 

애들이 고등학생만 돼도, 자기들도 밖에서 친구들과 맛난 거 먹을 테니, 죄책감 없이 으른들의 시간을 보낼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 보지만..... 지금은 막내가 초등학생이다 보니, 둘이 으른들의 삼겹살을 먹기에는 둘째가 눈에 밟히는 것이다. 


그리고 함께할 사람도 결국은 남편인데...

남편이랑 뭐 두런두런 할 이야기나 있나.

결국 애들 이야기이고 그 이야기가 그 이야기이고, 하다 보면 쌈만 나는데......

그냥 정신없이 먹고 나오게 되겠지. 느긋하게는 안 되겠지.


그렇다고 하나밖에 없는 남자 직원한데 삼겹살에 소주 먹자고 하면서,

중소기업 부장님 흉내라도 내면, 사표 낼까 봐 무서워서 말 못 하겠고 ㅋㅋㅋㅋㅋㅋ


암튼 요즘 날씨가 좋아서 그런가 

진짜 삼겹살에 소주 한잔이 너무 생각나는 날이긴 한데

정말 비싸서 

여러 방면으로 비싸서 먹지 못하는 날들이다. 


쿠팡으로 삼겹살 주문해서, 집에서 애들이랑 먹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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