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르치려고 하지 말아야지

by 지망생 성실장

왜 이게 나는 별로지?

싶은 것 콘텐츠가 있다.

글이나 영상이나 마찬가지인데, 왜? 인가 생각해 보니

콘텐츠의 성격이 "전달(설명문)이 아닌 가르침(논설문)"이기 때문이다.


특히, 주식, 부동산, 육아, 살림 등의 주제에서

알려주기 방식이 아니라

지도하는 방식으로 전달되는 콘텐츠는 나도 모르게 저절로 멀어지게 된다.


왜 이런고.. 예전에는 좋아했는데...라고 생각해 보니

아마

어쭙잖게 나이 먹었다고 "나도 다 알고 있는데"라는 생각이 들어서인 것 같다.


큰애가 중2가 되었다. 꺼병이가 꿩이 된 것처럼, 미숙하지만 성인으로 취급받아야 할 만큼 어른의 형상을 하게 된 것이다.

그에 따라서,

애를 낳고 아이랑 같이 다시 1살이 되었던 내가 이제야 비로소 "성인(成人, 자라서 어른이 된 사람) "이 된 것이다.


나름

이혼만 빼고 안 해본 경험이 없다.

공부도 해봤고, 놀기도 해봤고, 사랑도 해봤고, 결혼도, 출산도, 육아도, 살림도,

사기도 당해봤고, 나쁜 놈 교도소도 보내봤고,

돈도 벌어본 적 있고(미약한 액수지만), 집도 사봤고, 팔아도 봤고, 주식도 올라갔다 내려갔다 (미약한 액수지만) 경험해 봤다.


무엇보다

이 모든 것은 놀랍게도 현재진행형으로 지속되고 있다.


이 정도면 성인 (聖人,지혜와 덕이 매우 뛰어나 길이 우러러 본받을 만한 사람) 은 아니지만, 사회적으로 성인(成人, 자라서 어른이 된 사람) 이라고는 말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자랄만큼 자랐다고 생각이 들어서 그런가.

날 가르치려 드는 콘텐츠에 '흥! 다 아는 건데'라고 지나치게 된다.


초등 공부방법 등의 영상을 보면,

첫째 때는 눈에 불을 켜고 열심히 받아 적으며 공부했었는데

(아직 둘째가 초등임에도 불구하고)

이제는 코를 후비며, '그래봤자 애가 받아들여 아지 하는 거지...... 앉아있는 거 싫어하는 아이를 어떻게 설득하냐...... 저것도 다 타고난 아이들에게나 적용되는 거다.'라는 생각에 시큰둥하게 된다.


40대 파이어족 어쩌고의 영상을 보면

부럽다기보다는

저거 저거 저렇게 사람 꼬드겨서 한탕하려는 사기꾼 아닌가? 하는 의심과

저렇게 자랑질하다가 망하면 어쩌려고 하는 걱정과

인생 긴데 벌써 다 끝난 것처럼 말하네, 너 잘났다. 하는 배아픔으로 빠르게 다음 영상을 틀게 된다.


그리고 다짐한다.

나는 절대 남을 가르치려 들지 말아야지

잘난 척하지 말아야지

다들 잘난 사람인데, 내가 뭐라고 가르치려 드냔 말이다.


내가 뭐라고......




사실 나는 배울 게 아직 많다.

사업도 아직도 구멍가게 수준이고

애들도 대입, 취업, 사랑(결혼) 출산 등등 할 일이 많이 남아있기에, 부모로서 그들에게 어떻게 조언을 해주고 도움이 되어줘야 할지도 배워야 한다.

빠르게 변화하는 사회에서 저축의 한계를 알고는 있기에, 재테크도 배워야 하고

운동도, 당뇨관련한 식이요법도 배워야 한다.


하지만 뻣뻣하게 늙은이가 된 내가 배우기 싫다고 하는 것이다.


정말 나지만, 한심하다.

배울 것은 배워야 하니까. 아직 세상은 넓고, 내가 모르는 것이 더 많은 테니까.


들으면서 아니다 싶은 것은 걸러 들으며, 좋은 것만 내 것으로 남기고,

내가 배워서 체험해서 알게 된 것을 자랑하고 자만하지 않으면 되는 것이다.


귀는 열고, 입은 다물면 되는 건데...


인간인지라 그게 잘 안된다.

자꾸

'에이 다 아는데 뭘 또 배우나, 그까이꺼 다 아는 건데 뭘 대단하다고 가르치고 다니지'

'이거 이거 진짜 내가 아는 고급 정보인데, 너한테만 알려준다. 잘 들어'

하는 태도를 가지게 된다.


정말 내로남불이 아닐 수 없다.


다행인 것은, 내가 말을 하는 상대는 99.9% 남편과 가족들이란 점이다.

인생이 어쩌고, 돈이 어쩌고, 사랑이 어쩌고, 배우자 고르는 것이 어쩌고 등등

그렇게 잘난 척으로 해도

가족이니까 들어준다.


참으로 감사하다.


암튼, 내가 뭐라고.. 하는 마음으로 항상 좀 반성하면서 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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