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 살 쯤 되면, 대학을 다시 다닐 수 있을까?

비싼 취미를 갖고 싶다

by 지망생 성실장

이화여대 여성학과

서울예술대학교 문예창작학과

서강대 신문방송학과 / 심리학과


내가 하나씩 도장깨기 하고 싶은 학교들이다.


이미, 나름 석사까지 했는데, 무슨 소리야 싶을 수도 있는데,

그냥 다시 학교를 다니고 싶다.

어떤 의사선생님인가 박사님인가는 은퇴후 수학인지 물리인지 공부하셔서 미국 유학까지 가셨다고 하고

어떤 분은 은퇴하고 방통대를 4번을 입학하셨다는데

그런 마음일 것 같다.


성적에 연연하고, 경쟁하고 그런 것이 아니라

느긋하고 여유롭고 안정감있게 '공부를 즐기는 삶'을

이미 한 번 정주행 한 "왕좌의 게임" "프랜즈"를 다시 재탕 삼탕 하면서 음미하는

그런 기분으로

대학을, 학문을, 젊음을 음미하고 싶다.





사실


내 꿈은, 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하면,

박사 과정에 같이 입학해서, 아이랑 같이 공부하는 엄마였다.

어떤 여성 교수님께서 '집에서 엄마가 공부하는 것을 보니까. 애들도 자연스레 책 읽고 공부하더라' 라고 한 인터뷰가 기억에 남아서일까

대학원에 시간강사셨던 여자 교수님이 아이랑 같이 도서관 간다는 모습이 보기 좋아서였을까

모르겠지만.


아마도 막연하게

아이가 초등학생이 되면,

아침에 애들 학교 보내고, 남편 출근시키고, 오전 수영갔다가. 장보고 집에와서, 오후에 쉬는 시간에 공부 잠깐 하고, 애들 학원까지 갔다가 집에 오면, 같이 밥 먹고, 동네 산책 갔다가. 공부하고 잠드는

그런 평화로운 나날이 이어질테니

여유로운 시간에 내 공부도 하고,

아이들에게 '집에서 노는 엄마가 아니라, 공부하는 유식하고, 멋있는 엄마'로 보이기도 할 테니

공부 싫어하는 사람 없으니 남편도 좋아하겠지

라고 혼자 드라마를 쓰고 앉았던 것 같다.


근데 사실 실제로 우리 친정 엄마는 꽤 내 상상과 비슷하게 사셨으니.. 내가 아주 허황된 꿈을 꾼 것 만은 아니긴 한데...


암튼

나는 결국..

돈 버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 것에는 돈 백원도 벌벌 떠는 사림이 되었고

공부조차, 학위가 취업에 도움이 안 되면 쓸모가 없다는 것도 공감하는 사람이 되었고

애들 학원비조차 가성비를 따지며

돈이 아까워서 (없어서 ) 못 보내는 사람이 되었다.




암튼 조금 암울한 것은

60살이 되어도, 큰애 작은애가 갓 서른인데

아이들이 결혼하고 애라도 낳으면, 손주를 봐줘야하고

( 경험상 꼭! 봐줄 것이다!! )

손주는 최대 15년은 봐줘야 하는데,

딸 둘의 마지막 출산이 언제인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함부로 내 목표를 결정할 수 없다는 것이다.


나는 꼭!! 봐줄 것이다.

내 딸들이 출산과 육아로 경력단절 되고, 산후 우울증을 겪는 꼴은 못 본다

기본적으로 비혼을 교육시키겠지만. 결혼이나 출산이나 사실 하기 싫다고 안하는 것도 아니고, 하고 싶다고 하는 것도 아닌 다 운명이기에.. 상시 대기를 할 작정이다.


게다가.

애들 대학 뒷바라지, 결혼 도움 등등 생각하면

내 취미에 비싼 대학 등록금 따위를 투자할 자신은

아마 건물이 3채가 되어도 없을 것이다.


올해도 혼자 서울예술대학교 문예창작학과 입시요강을 보고

한예종 극작과 홈페이지를 기웃거리다가

그냥 다시 한 번 쬐끔 섭섭해서

물론.. 도전해도 합격할 가능성은 10% 될까? 태어나서 한 번도 글로 상받은 적도 없는 주제인데

그래도 괜히 그냥 그렇다


항상 수능때가 되면

이렇다 ㅋㅋ




현실적으로 남편과 나는 65살 아니 죽을때까지 돈을 벌 가능성이 높고

늙어서 조금 여유가 생긴다면

결혼이후 한 번도 정리하지 않은 사진들, 영상들을 제대로 엮는 작업을 몇년동안 해서

아이들이 보기 좋게 만들어야 할 것이며

돈 벌이에 도움되는

세차나 청소나 도배 같은 것들을 배울 가능성이 높다.


그것도 나름 의미가 있을 것이고.


하루 하루 잘 살 것이다.


오늘처럼...




오늘도 따뜻한 밥을 먹고, 아이들을 좋은 집에서 재우고, 깨끗한 옷을 입힐 수 있었고,

친정 부모님이 와주셔서, 마음 놓고 일을 할 수 있었다.

객관적으로 매우 헌신적으로 다 주시는 친정 부모님께 다시 한번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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