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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소리 Oct 21. 2023

MBTI 성격유형

  그녀의 MBTI 성격유형은 INFP이다. 주기능이 'F'라서 감정과 충동에 더 강하게 이끌리는 편이다. 새로운 일에 도전하는 것을 크게 어려워하지 않으며, 꼭 잘해야 한다거나 끝맺음을 해야 한다는 생각도 별로 하지 않는다. 정말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일단 하고 보는 편이다. 뭔가에 쉽게 도전하고 일을 잘 벌이는 성향은 아버지를 닮았다. 새로운 일을 잘 벌이는 것이 내심 염려가 되었던 아버지는 늘 그녀에게 "너는 역마살이 있으니까 새로운 일을 하고 싶을 때는 일을 벌이기 전에 집 안의 장롱 위치를 옮겨라."라고 했다. 성질 죽이고 진득하게 하던 일 하면서 살라는 뜻이다. 한때는 아버지의 충고대로 집안의 가구들을 이리저리 옮기면서 욕구와 충동을 잠재우려고 애써봤지만 결국은 실패했다. 아마도 그녀는 아버지보다 한층 업그레이드된 역마살을 가지고 태어난 것 같다.     


  그녀는 손으로 뭔가를 만드는 것이나 글쓰기도 좋아하는데 그런 감성은 엄마에게서 물려받았다. 엄마는 어려서부터 춘향전을 너무 좋아해서 문장을 외울 정도로 여러 번 필사했다. 실제로 집에 원본과 똑같이 세로로 쓴 엄마의 필사본 춘향전이 있어서 늘 엄마랑 같이 읽곤 했다. 춘향전 필사를 통해서 길러진 엄마의 문장력은 어릴 때부터 이미 소문이 자자해서 동네에 혼인이 있을 때면 ‘혼인서’라는 것을 엄마에게 써달라고 할 정도였다고 한다. 엄마는 춘향전에 나오는 문장들을 들려주면서 그 표현이 너무나 아름답지 않냐며 작가는 어떻게 그런 문장들을 생각해 내는지 너무 존경스럽다고 말하곤 했는데, 그럴 때 엄마는 감성에 젖은 문학소녀처럼 너무 예뻤다. 엄마가 요즘 시대에 태어났다면 아마도 작가가 되었을 것이다.      


  ‘나의 내면에 그분들의 흔적이 이렇게 살아있다는 것을 왜 한 번도 생각해보지 못했을까?’ 그녀는 돌아가신 부모님이 어딘가에서 자신을 보고 계실지도 모른다는 생각으로 하늘을 올려다본다. 다음 세상에 태어나면 부디 마음껏 원하는 꿈을 펼치고 행복한 삶을 살아가시기를...... 그녀는 눈길도 닿지 않을 먼 하늘 끝에 그리움을 실어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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