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다보면 자꾸 목이 메여 곤란하잖아!

아이보다 내가 먼저 울컥한 적, 나만 그런거야?

by 함박

아이들에게 그림책을 읽어주다 내가 더 감동받거나 슬퍼서 눈시울이 붉어진 적, 다들 한 번쯤은 있지 않나? 나는 그런 순간이 자주 있다. 내 마음을 건드리는 그림책을 읽어주다 보면 자꾸 목이 메인다. 아이들 앞에서 눈물 흘리기가 부끄러워서 꾹 참고 숨을 고르며 넘긴 페이지도 많다. 내가 원래 감정이입을 잘 하긴 하지만 말이다. 한 번은 도서관에서 아이들에게 읽어줄 그림책을 고르려고 의자에 앉아 읽어보다가 눈물이 나와서 얼른 덮고 나와버렸던 적도 있다. 주책이다, 주책. 혼자 북받쳐서 민망하게 말이야!


특히나 한 장면, 또는 한 문장에 울컥하게 되는 그림책의 공통점은 '부모의 나이들어감'이 훅 치고 들어왔을 때이거나 '부모의 속마음'에 공감이 갈 때인 것 같다.


아이들을 키우면서 더 '나이들어감'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아이들은 점점 찬란하게 자라고 있는데 나는 예전 같지 않고. 또 부모님은 힘이 많이 빠지신 게 보이고... 특히 하하 웃다가 한 순간에 눈물이 울컥하게 되었던 그림책이 있다. 바로 『그렇게 그렇게』. '아이가 어릴 때는 이랬다가 아이가 커서 이제는 저렇게' 라는 구조가 반복되어 나오는 책인데, 마지막에 다다르면 아들이 나중에 결혼해서 손주를 데리고 집에 온다. 그 손주를 안고 거울을 보는데 그 옆에 자신의 젊었을 적 아기를 안고 있는 모습이 나란히 그려져 있다. 그 장면에서 왜 이렇게 눈물이 울컥 나는지 모르겠다. 지금도 쓰면서 코 끝이 약간 찡해지네... 우리 엄마 생각도 많이 나고, 내 미래의 모습도 저럴까 싶기도 하고. 복잡한 감정이 들면서 또 보고 또 봐도 눈물이 핑 돈다.


『그렇게 그렇게』| 글·그림 요시다케 신스케 | 주니어김영사 (2021)


또 하나 아이를 키우면서 많이 드는 생각은, '부모님도 나를 키우면서 이런 마음이었겠구나' 하는 것이다. 내가 어렸을 때, 부모님은 뭐든지 다 아는 사람이고 뭐든지 다 잘 하는 사람인 줄 알았다. 그랬는데 부모가 되어보니 꼭 그런 게 아니었을 수도 있겠구나, 그런 사람처럼 보이도록 애쓰신 걸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한다. 아니면 그냥 내가 어려서 부모님을 그렇게 우러러 본 것일 수도 있고.


특히 '아... 우리 부모님도 이런 마음이었겠구나...' 하는 생각이 확 들었던 그림책이 있다. 바로 『나의 아버지』라는 책이다. 도서관에서 보자마자 이건 소장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림책에 나오는 아이는 아빠가 못하는 게 하나도 없다고 자랑스러워 한다. 시간이 지나 늙은 아버지의 뒷모습을 보여줄 때부터 내 눈물버튼이 작동하기 시작한다. 그 뒤 그 아이가 부모가 되어 이게 어찌 된 일인지 알았다며 자신의 아이에게 "그럼. 아빠는 못하는 게 없어."하고 말해준다. 그 대사를 읽자, 내 마음과 부모님의 마음을 보여주는 것 같아서 아이들 읽어주다가 목이 메였다. 아이들은 영문도 모르고 어리둥절했지만 말이다. 부모라면, 아이가 나를 멋진 사람으로 봐주면 좋겠다는 마음에 누구나 공감할 것이다.


『나의 아버지』| 글·그림 강경수 | 그림책공작소 (2016)


지금도 이 책들은 책장 한 켠에 조용히 꽂혀 있다. 아이들은 크게 관심이 없지만, 내가 위로받고 싶을 때, 육아의 초심을 돌이켜보고 싶을 때 꺼내보는, 그런 책이다. 그리고 볼 때마다, 또 울컥한다. 그렇게 몇 번을 봐도, 여전히 마음이 찡해진다. 그림책이란 참 이상하다. 아이를 위한 책인데, 어느 순간 나를 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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