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좋아하는 그림책 작가 (2) 이지은 작가님
그림책을 내 나름대로 평가할 때, 정말 웃기고 재미있거나 감동적이거나 마음에 남는 무언가가 있거나 하지 않으면 아무리 그림이 아름다워도 별로라는 평을 내리게 된다. 또, 그림은 아름다운데 글이나 메시지가 조금 빈약하거나, 글이 멋지더라도 그림이 그만큼 따라주지 않으면 아쉽기 마련이다. 그래서 글과 그림, 재미와 감동까지 잡는 작가를 찾기가 어렵다. 그런데, 이 모든 것을 만족시키는 그림책계의 육각형 캐릭터가 있다! 바로 이지은 작가님.
이지은 작가님의 작품 중 가장 먼저 읽게 된 것은 『이파라파 냐무냐무』였다. 거대하고 까만 털숭숭이가 자꾸만 알 수 없는 말, "이파라파냐무냐무!"를 반복한다. 근처에 살던 마시멜롱 마을 주민들은 난리가 난다. 그 소리의 정체를 알기 위해 털숭숭이에게 다가가면서 일어나는 일을 그린 그림책인데, 너무 귀여운 캐릭터에, 의외의 반전까지, 내 머릿속에 강렬하게 각인된 작품이다. 후속작인 『츠츠츠츠』(사계절, 2024)도 참 좋았다.
그리고 그 다음으로 발견한 『팥빙수의 전설』. 이 작품 또한 후기가 좋기에 사보았다. 빨간 두건을 머리에 맨 할머니가 옛날 이야기해주는 방식으로 시작되는데, 여기에 등장하는 호랑이와의 케미가 웃기고 귀엽다. "엥? 팥빙수가 이렇게 탄생했다고? 깔깔깔!" 하며 아이들은 역시 좋아했고, 계속 읽어달라고 하였다.
후속작으로 나온 『친구의 전설』은, 읽어주면서 나는 눈물을 참을 수가 없었다. 호랑이 꼬리에 붙은 민들레 할머니가 호랑이를 구하기 위해 씨앗으로 흩어지는 그 장면... 그 부분을 읽을 때마다 눈물이 차오른다. 아이들을 그렇게까지 슬퍼하지는 않았지만 말이다.(머쓱) 나를 이렇게 울렸던 『친구의 전설』은 결국 뮤지컬로 만들어졌다는 소식을 들었다. 역시 이 감동적인 서사가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울렸겠지! (물론 나도 동네 예술회관에서 공연을 하기에 아이들과 보러 다녀왔다.)
뭔가 화려한(?) 전설 시리즈도 좋지만 나는 작가님의 『빨간 열매』라는 작품이 정말 좋다. 글도 거의 없는데, 내용도 재미있고 아이들도 좋아한다. 이 그림책을 보며 진짜 재능이란 이런 거구나 싶었다.
"맛있어요."
"올라가요. 올라가요."
"아! 아니에요. 안녕하세요?"
"떨어져요. 떨어져요."
이같은 단순한 대사와 색깔 포인트를 하나만 준 흑백의 그림만으로도 이런 재미를 줄 수 있는 것이 진정 그림책스러운 '예술 작품'이 아닐까? 같이 읽는 아이들도, 읽어주는 나도 재미있어서 깔깔 웃으며 여러 번 반복해서 읽은 작품이다. (물론 웃음 포인트는 사람마다 다를 수 있음 주의)
나는 한 작가가 좋아지면, 그 작가의 모든 작품을 가능하면 다 읽어보는 편인데 초기작인 『종이아빠』(웅진주니어, 2014), 『할머니 엄마』(웅진주니어, 2016)는 지금과는 스타일이 조금 다르지만 마음 한구석이 따뜻해지는 무언가가 있다. 여기에 자세히 이야기하지 못한 『태양왕 수바』(웅진주니어, 2023)도 정말 유쾌하다.
어떻게 이렇게 기발한 아이디어가 어떻게 계속 퐁퐁 솟으시는지, 정말 존경스럽다. 작가님의 작품을 보면 귀여운 그림에 눈이 즐겁고, 재기발랄한 스토리에 웃게 되고, 기발한 아이디어에 놀라게 되고, 따뜻함에 가만히 미소짓게 된다.
올해 초에는 청소년 소설『울지 않는 달』(창비, 2025)이 출간하셨고, 얼마 전에는 전설 시리즈의 새로운 이야기인『먹어 보면 알지: 호랑수박의 전설』(웅진주니어, 2025)도 공개되었다. 이렇게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며, 여전히 자신만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이지은 작가님. 다음에는 또 어떤 기발한 상상력으로 우리를 놀라게 해주실지,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