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과 결혼생활을 하며 가장 조심하고 있는 것이 바로 '말'이다. 말은 한 번 하면 주워담을 수가 없어서 괜히 생각 없이 말을 내뱉다가는 큰 갈등으로 번질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남편이 보기와는 달리(?) 마음이 여린 사람이므로 더더욱 말을 조심해야 한다. 수년 간 남편을 지켜본 결과, 대화할 때 싫어하는 것이 몇 가지 있는데, 오늘은 그 중 하나에 대해 이야기해보려고 한다.
바로, 무슨 말을 하든 일단 부정하는 것.
어떤 말만 해도 "아니, 그게 아니라", "그건 이래서 별로" 같이 부정적인 말부터 습관처럼 하는 사람들이 있다. 남편은 그런 말습관을 혐오한다. 다행히도 내가 그런 대화 습관이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별로 문제될 일이 거의 없었지만, 육아를 하면서부터는 이야기가 달라졌다.
쌍둥이를 출산하고 전업주부가 된 나는 하루 종일 아이들과 함께 있었다. 자연스럽게 육아의 주도권은 나에게 생겼고, 어느샌가 ‘정답’을 쥐고 있다는 착각도 함께 따라왔다. 하지만 문제는 남편이 퇴근하고 나서 같이 아이들을 돌볼 때였다. 남편이 하는 행동마다 마음에 들지 않았고, 자꾸만 이런 말이 먼저 튀어나왔다.
"아니, 그건 그렇게 하는 게 아니라..."
"하지마. 그거 애들한테 안 좋아."
나도 모르게 부정부터 하고 있었다. 처음이라서, 모든 게 서툴고 긴장되는 시기여서 더 그랬던 것 같다. 특히나 남편이 아이들을 혼낼 때면 괜히 더 미웠고, 자꾸 끼어들어 남편 말을 잘랐다. 참다 못한 남편이 나중에 따로 이야기를 했다. 아이들 앞에서, 특히 훈육하는 상황에서는 서로를 부정하는 말은 가능하면 하지 말자고. 아빠나 엄마의 위상을 낮추는 행동이라고 말이다. 당장은 기분이 안 좋았지만, 듣고 보니 맞는 말이었다.
그 뒤로 말을 조심하려고 하다보니 서로의 방식을 더 존중하게 되었다. 신기하게도, 말을 바꾸니 행동도 달라졌다. 지금도 남편이 뭘 하면 고치고 싶은 마음이 불쑥 올라오긴 한다. 하지만 그럴수록, 그 마음을 말로 옮기기 전에 잠깐 멈춰보려 한다. 부부 사이의 말은 기술이 아니라 태도라는 걸, 이제는 조금 알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