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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철도 방랑객 Dec 07. 2020

지역별 특징을 찾아볼 수 있는 노선

일본 모노레일 세 번째 이야기

  우리나라는 대구 지하철 3호선에서 처음 선보인 모노레일이지만, 일본은 이미 여러 도시에서 모노레일을 운행하고 있다. 그만큼 다른 지역에서 볼 수 없는 그 지역만의 특징을 가진 모노레일도 찾아볼 수 있는데, 이번에는 지역마다 어떤 특징이 있는지 살펴보려고 한다.


열차 등급이 있는 도쿄 모노레일.


  먼저 일본 최대 도시인 도쿄를 누비고 있는 도쿄 모노레일. 다른 지역과 달리 도쿄 모노레일은 JR 소속으로 모노레일 가운데 유일하게 JR패스로 탑승이 가능한 노선이기도 하다. 도쿄 도심과 하네다 공항을 이어주는 도쿄 모노레일은 공항에서 도심으로 오는 승객들을 위해서 급행열차를 운행하고 있다.

  다른 지역의 모노레일은 지하철처럼 모든 역에 정차하는 보통 급의 열차만 있기에 도쿄 모노레일은 노선도만 봐도 도쿄 모노레일임을 알 수 있다. 도쿄 모노레일은 보이는 것처럼 총 운행시간이 보통 열차 기준 24분에 불과할 정도로 짧은 노선이지만 등급이 3개나 있을 정도로 다양한 운행 형태를 보이고 있다.

  공항을 이어주는 중요한 노선이기도 하지만 도쿄 모노레일은 도쿄 남부 지역의 통근 열차로도 애용하고 있는 열차라 구간 쾌속 열차도 운행하는 것으로 보였다.


열차 추월을 볼 수 있는 도쿄 모노레일 쇼와지마역.


  등급이 있기 때문에 도쿄 모노레일은 중간에 급행열차가 보통열차를 추월하는 장면을 볼 수 있다. 거기에 해당하는 역이 쇼와지마역으로, 급행이나 구간 급행이 정차하지 않는 역으로, 보통열차가 정차하고 있는 동안 급행열차가 추월하는 형태다. 쇼와지마역은 모노레일 차량기지도 같이 있어서 도쿄 모노레일 역 가운데 모노레일 열차를 가장 많이 볼 수 있는 역이기도 하다.


좌석 배치가 독특한 도쿄 모노레일.


  도쿄 모노레일의 또 다른 특징은 바로 열차 내 좌석 배치인데, 지하철에서 볼 수 있는 출입문 쪽에 붙은 의자는 물론, 전철에서 볼 수 있는 2열 배치의 좌석까지 복합적인 좌석 구조를 만날 수 있다. 공항으로 가는 열차 특성상 캐리어를 들고 있는 승객이 많은데, 그 승객들을 위해서 캐리어를 놓는 공간을 확보한 것도 눈여겨볼 점이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객차 내 계단이 있어서 캐리어를 들고 탑승하면 조금 불편함을 느낄 수 있다.


좌석 배치가 지하철과 유사한 다른 지역의 모노레일.


  비교를 위해 담아본 다른 지역의 모노레일 객차. 통로문의 차이는 있지만 지하철과 같은 좌석 배치는 공통된 장면이다. 그런 점을 비추어볼 때 도쿄 모노레일의 좌석 배치는 마치 하나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했다.


도쿄 모노레일 구형 열차(좌)와 신형 열차(우).


  역사가 오래된 만큼 열차도 바뀌고 있는 도쿄 모노레일. 그런데 예전의 모노레일은 각진 열차가 특징이었는데 새로 등장한 모노레일은 둥근 외관이 특징이다. 열차 바탕 색도 변화를 준 것도 특징이다. 그리고 출입문도 구형 열차는 버스 뒷문을 보는 것처럼 한쪽으로만 열렸지만, 신형 열차는 지하철이나 전철에서 볼 수 있는 양쪽으로 열리는 문으로 바뀌었다. 출입문 역시 구형 열차는 외관 색과 같이 이어졌지만, 신형 열차는 출입문에만 색을 입혀놓는 등 열차 전체에 걸쳐 변화를 추구하였다.


승하차가 거의 동시에 이루어지는 도쿄 모노레일 하마마츠쵸역.


  유동인구가 다른 지역에 비해 월등하게 높은 도쿄에서 운행 중인 모노레일 역시 그 영향으로 열차마다 승객이 가득 찰 정도로 엄청난 인파를 자랑한다. 그러나 도쿄 모노레일의 도쿄 도심 쪽 종착역인 하마마츠쵸역은 놀랍게도 1선 2면의 터미널 식 승강장 형태다.

  열차가 들어오기 무섭게 한쪽 면으로 승객을 모두 하차시킨 후, 곧바로 반대쪽 출입문을 열어서 승객을 승차시킨다. 이처럼 종착역에서도 쉴 틈이 없는 도쿄 모노레일은 다시 하네다 공항으로 출발한다. 그렇게 출발하기 무섭게 다시 다음 열차가 하마마츠쵸역을 향해 진입하는 장면을 볼 수 있다. 그 덕분에 열차가 비어있는 하마마츠쵸역 승강장의 모습은 아주 찰나의 순간에 불과하다.


지하구간이 있는 도쿄 모노레일.


  도쿄 모노레일은 다른 지역의 모노레일과 달리 지하구간도 존재한다. 하네다 공항 근처에 가면 갑자기 고도를 낮춰 지면보다 더 아래로 내려간다. 그렇게 지하구간에 진입한 모노레일은 종착역인 하네다 공항 2 터미널까지 더 이상 지상으로 올라오지 않고 지하로 이어진다. 공항이라는 특수한 공간으로 진입하기 때문에 부득이하게 모노레일을 지하로 옮긴 것 같다. (사진에는 없지만 쇼난 모노레일의 경우 터널을 통과하기도 한다)


노선이 두 개인 오사카(좌) / 지바(우) 모노레일.


  도쿄 외에도 모노레일을 볼 수 있는 도시가 있는데, 이번에는 모노레일 노선이 하나가 아니라 둘 이상 이어지는 지역을 담아보았다. 오사카 북부지역을 이어주는 오사카 모노레일과 지바 시내를 관통하는 지바 모노레일이 그 주인공이다. 두 노선 모두 하나의 짧은 노선과 하나의 긴 노선이 하나가 되어 노선도를 구성하고 있다.

  짧은 노선의 경우 긴 노선의 일부 구간을 경유하면서 두 노선의 환승 편의성을 높여주는 것도 동일한 운영 방식이다. 오사카 모노레일의 경우 열차가 선로 위를 다니지만, 지바 모노레일은 열차가 선로에 매달려 다니는 점이 차이점이다.


환승역은 약간의 차이를 볼 수 있는 오사카(좌) / 지바(우) 모노레일.


  두 노선의 환승역 구조도 차이가 있는데, 오사카의 경우 승강장은 4개지만 선로는 3개만 있는 독특한 쌍섬식 승강장 구조다. 가운데 승강장의 경우 양쪽 면 모두 승강장이 접해있어서 도쿄 모노레일의 하마마츠쵸역과 같이 열차가 양 방향으로 출입문을 모두 열 수 있는 형태다.

  하지만 지바의 경우 일반적인 쌍섬식 승강장 형태로 되어있는데, 승강장 방향에 따라 행선지가 달라진다는 특징이 있다. 환승역을 지나서도 평면 교차가 이루어지는 오사카 모노레일은 들어오는 열차에 따라 행선지가 바뀔 뿐, 승강장마다 고정된 행선지를 갖추지는 않았다. 반면 환승역을 벗어나면서 바로 입체 교차가 이루어지는 지바 모노레일은 승강장에 진입함과 함께 행선지가 결정되는 운명을 맞이하게 된다.


JR역 청사 안에 자리 잡은 기타큐슈 모노레일 고쿠라역.


  규슈 지역의 유일한 모노레일인 기타큐슈 모노레일은 역 안에 자리한 역의 형태를 보이고 있다. 마치 모노레일이 역사 건물로 들어가는 것처럼 보이는 고쿠라역은 외부에서도 모노레일이 보일 정도로 상당히 개방된 형태의 역이다.

  기타큐슈 모노레일은 종착역을 두고 선로 교환이 이루어지는 다른 모노레일 노선과 달리 고쿠라역은 종착역임에도 불구하고 선로를 교환할 수가 없다. 그래서 이 역에 들어온 열차는 다음 역인 헤이와도리역까지 왔던 길을 그대로 되돌아가는 구조로 되어있다. 그래서 헤이와도리역도 마치 종착역을 보듯 승강장에 들어오는 열차의 행선지가 수시로 바뀐다.


개업 30주년 기념 문구를 볼 수 있었던 기타큐슈(좌) / 지바(우) 모노레일.


  이제 대중교통으로 첫걸음을 뗀 우리나라와 달리 일본의 모노레일은 30년이 지난 곳도 있다. 우리나라에서 지하철이 막 개통하기 시작하던 시기에 이미 일본은 모노레일을 운행하고 있었다는 사실이 참 놀랍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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