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 섹터 철도 두 번째 이야기
제3 섹터 철도는 현지 주민이 아니면 이용하는 것 자체가 극히 드물 수밖에 없는 철도다. 그만큼 교외 지역에 주로 자리하고 있으며, 노선 또한 신칸센 개통으로 인해 전환된 구간이 아니라면 길지가 않다. JR에서조차 운영을 포기할 만큼 앞으로도 쉽지만은 않은 험난한 운명이 제3 섹터 철도 운영에 장벽처럼 자리 잡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3 섹터 철도는 폐선의 기로 속에서도 운영을 지속해 나가고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장면은 바로 지역 주민들과 하나가 되려는 노력이다. 제3 섹터 철도는 도시에서처럼 많은 승객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지역 주민들이 철도를 이용해주지 않는다면 이미 존재의 이유를 상실해버림을 그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에, 그 어떤 철도 운영 회사보다 지역주민과의 교감을 중요시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제3 섹터 철도를 보면 유독 지역과 하나가 되고자 하는 노력의 흔적을 엿볼 수 있다. 지역과 철도가 따로 떨어진 것이 아니라 하나로 묶여 있다는 것을 강조하고자 '묶다'라는 뜻을 가진 '繋ぐ'나 '함께'라는 의미를 가진 'とともに'를 많이 활용하고 있다.
나아가 발매하는 티켓 가운데서도 지역 관광과 연계해서 세트로 판매하는 티켓도 볼 수 있다. 여기에는 스포츠 관람은 물론 수족관, 스키에 이르기까지 같이 묶을 수만 있다면 분야를 초월해서 다양한 상품 구성을 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더 나아가 주변 교통과 연계해서 하나의 광역 교통망을 이루는 교통패스도 판매하고 있다. 이는 특정 지역에 한정해서 운행하는 제3 섹터 철도 접근성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기에, 교통이 불편해서 방문을 망설이는 잠재적인 관광객도 솔깃할 수 있을 것이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제3 섹터 철도는 철도 회원을 모집함으로써 단순히 수송을 위해 존재하는 회사가 아닌, 우리 모두가 함께 운영하는 회사라는 이미지를 심어주고 있다. 아무래도 팔은 안으로 굽기 때문에 회원이 아니었을 때보다 회원이 되면 좀 더 관심을 가지고 제3 섹터 철도의 운영을 바라보지 않을까 싶다.
사람은 무의식 중에 소유욕이 있어서 그 누구라도 자신이 소유하고 있거나 지분을 가지고 있으면 다른 어떤 것보다 더 많은 관심을 가진다. 그것을 잘 이용해서 차량의 지분을 판매하고 있는 듯한 제3 섹터 철도도 볼 수 있었다. 열차 내에 내 이름이 있다면 관심을 가지지 않으래야 가지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그리고 철도 회사 역시 내 회사라는 인식을 심어줘서 더욱 애착이 가지 않을까 싶다.
마지막으로 제3 섹터 철도는 지역을 담은 열차를 운행함으로써 지역 홍보에도 앞장서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다른 래핑 열차보다 더 화려하게, 그리고 더 빼곡하게 지역의 관광지, 유적지 나아가 농산물까지 홍보가 가능한 것은 그 어떤 내용이어도 모두 담아낸 것을 볼 수 있다.
단순한 수송만 있었다면 이미 고사되었을 제3 섹터 철도. 매일 존폐의 위기 속에서도 지금껏 잘 유지되고 있는 이유는 바로 지역 주민의 마음을 먼저 샀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그런 노력이 지역 주민들도 '이 철도는 우리 철도'라는 인식을 가지게 되지 않았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