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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철도의 환승을 위해 뒤늦게 생긴 '계양역'

환승 가능노선 - 인천1호선, 공항철도

by 철도 방랑객

인천공항의 관문이라 할 수 있는 공항철도는 계양역에서 비로소 인천 구간에 진입하게 된다. 계양역은 인천 1호선의 종착역이기도 하다. 그래서 같은 인천이지만 송도를 비롯한 남인천 지역에서는 인천공항이 서울보다 더 멀게 느껴진다.


인천대교가 개통하면서 이제 남인천 지역에서도 공항이 가까워졌지만, 철도는 여전히 공항철도 한 곳 뿐이라 남인천 주민들이 이용하기에는 제약이 따른다.


그러나 북인천 지역은 공항철도 접근이 상대적으로 좋은 편인데, 거기에 기여한 역이 바로 계양역이다.

공항철도 환승을 위해 만들어진 역

인천 지하철 1호선이 개통할 때에는 계양역과 귤현역이 없었다. 그러다 차량기지에 가까운 귤현역이 개통하였고, 공항철도가 운행하기 시작하면서 인천 1호선은 비로소 지금의 모습으로 운행하기 시작했다.


재미있는 사실은 공항철도가 먼저 개통한 후 인천 1호선이 그에 맞춰 개통한 것 같지만, 사실은 정 반대다. 비록 1주일의 짧은 시간 간격이지만 인천 1호선이 그래도 계양역에 먼저 깃발을 꽂았다.


애시 당초에 환승을 목적으로 한 역인만큼 환승거리는 상당히 짧은 편이다. 두 역 승강장 모두 지상에 위치하고 있으며, 승강장에서 상대 노선의 승강장에 진입하는 열차가 보일 정도다.


비슷한 역으로 1, 7호선이 만나는 도봉산역이 있다. 도봉산역 7호선이 곡선 승강장이라 수락산역 방면으로 갈수록 1호선 승강장과 멀어지게 된다. 반면 계양역은 두 노선 모두 직선 승강장에다 일정 거리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어서 어느 위치나 승강장 간 간격이 같다.


▲ 같은 위치에 나란히 자리한 인천 1호선과 공항철도.


공항철도의 경우 대합실까지 연결된 연결통로가 세 곳에 걸쳐 퍼져있다. 반면 인천 1호선은 두 곳에 불과하다. 그리고 두 노선 사이에는 환승 게이트가 자리하고 있으며, 여기서는 따로 추가요금이 발생하지는 않는다.


▲ 경계선 역할을 하고 있는 환승 게이트.


공항철도 쪽에서 환승 게이트를 지나면 바닥에 유도선을 볼 수 있다. 이는 인천 1호선에서 공항철도로의 환승을 안내해놓은 것이다.


인천 1호선 대합실은 이 유도선을 따라 움직이지 않는다면 바깥으로 나가버릴 가능성이 높다. 왜냐하면 환승통로에서 바로 개찰구도 등장하기 때문이다. 이런 점을 고려해서 환승 게이트 쪽으로 유도한 안내선을 붙여놓은 것 같다.


▲ 바닥에 환승 유도 표시를 잘 해놓은 인천 1호선 대합실.

빈약한 환승통로가 불러오는 약간의 병목현상

모든 것이 다 잘 갖춰진 것 같은 계양역이지만 환승통로의 폭은 매번 아쉬움이 남는 공간이다. 어차피 주변이 그린벨트라서 승강장을 확장하는데 큰 무리가 없었기 때문이다.


계양역은 두 역 모두 상대식 승강장이지만 서로의 승강장이 맞닿아 있기 때문에 멀리서 보면 쌍섬식 승강장을 연상하게 한다. 따라서 상대식 승강장임에도 불구하고 환승통로의 폭을 자유롭게 늘리기에 한계가 있다.


이는 시간대에 따라 병목현상을 유발하곤 한다. 차라리 두 승강장을 모두 섬식 승강장 형태로 했다면 차라리 어땠을까 싶은 부분이기도 하다. 그러면 열차가 동시에 진입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승객들이 승강장을 빠져나가는데 한결 수월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 나란히 붙어있는 다른 노선의 영향으로 환승통로 폭이 제한된 인천 1호선 승강장.
▲ 나란히 붙어있는 다른 노선의 영향으로 환승통로 폭이 제한된 공항철도 승강장.

◆ 환승할인 효과를 제대로 누린 역

초기에는 공항철도가 지금의 신분당선과 유사하게 별도 운임이 책정되어서 환승 승객이 적었던 역이었다. 그러나 공항철도의 서울역 연장과 함께 공항철도의 영종도 구간 외에는 수도권 통합 요금제 적용이 되면서 비로소 환승역으로서의 주가를 올리게 되었다.


사실 계양역 주변은 그린벨트 지역이라 볼 수 있는 풍경은 전원 풍경이 펼쳐져 있다. 이런 영향 때문에 차량기지도 이곳에 위치할 수 있지 않았나 싶다.


지금은 인천 1호선의 시종착역이지만 계양역 이후로 검단 구간 연장이 진행되면 지금보다 더 많은 승객이 계양역에서 환승을 할 것으로 보인다.


▲ 시종착역 역할을 하고 있는 인천 1호선 계양역.


인천 1호선 계양역의 경우 승강장 끝에서 열차 전체의 모습을 담을 수 있다. 특히 귤현역 쪽으로 보면 급격히 우측으로 꺾기 때문에 열차 사진을 담기에 좋은 장소다.


그러나 특이하게도 스크린도어가 있는 승강장 근처는 출입문을 열지 않는다는 이유로 출입금지 표시가 붙어있다. 어차피 스크린도어로 다 막아놓았고, 측면 벽도 선로와 완전히 차단시켰는데, 과연 이렇게까지 출입을 못하게 할 이유가 있는지 그 부분은 조심스럽다.


▲ 계양역 승강장에서 바라본 인천 1호선 열차의 모습.


* 덧붙이는 글 : 본 내용은 <철도경제신문> '매거진R' 코너에 2023년 2월 1일자로 송고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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