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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철도 방랑객 Jun 02. 2023

비수도권 최초이자 최대 환승역인 '서면역'

환승 가능노선 - 부산1호선, 부산2호선

 부산은 서울에 이은 제2의 도시다. 거기에 걸맞게 지하철 노선도 4개에 이른다. 여기에 김해를 오가는 부산김해경전철과 비수도권 최초의 광역철도인 동해선까지 6개 노선이 운행하고 있다. 


물론 잦은 연기로 개통이 지연되고 있는 5호선(사상-하단선)과 부마선(부전-마산선) 등 앞으로도 계속해서 노선이 늘어날 예정이다.


 그런 이곳에 처음으로 환승역의 입지를 다진 역이 바로 서면역이다. 1999년 2호선이 부분개통하면서 환승역의 지위에 오른 서면역은 2000년대 이전에 개통한 비수도권 유일의 환승역이다. 또 하루 이용객이 수도권 주요 역에 버금갈 정도의 수준을 유지하고 있을 정도로 엄청난 유동인구를 자랑한다.


 서면이라는 지명은 이미 지도 상에서 사라진지 꽤 오랜 시간이 지났지만 부산 최대 환승역이자 최대 규모의 지하철역의 영향인지 부산에서 서면이라고 하면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다. 오히려 서면역의 공식 주소가 부전동이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을 찾기가 더 힘들 것이다. 


◆ 숫자로 친절하게 안내해놓은 환승통로

 서면역은 상대식 승강장의 1호선과 섬식 승강장의 2호선이 만나는 구조다. 따라서 1호선보다는 2호선에서 환승 안내가 더 세밀하게 나와 있다. 따라서 1호선 승강장에서는 2호선에 대한 안내만 있을 뿐 행선지까지 자세하게 구분해놓지는 않았다.


▲ 행선지를 별도로 구분하지 않는 2호선 환승 안내.


 반면 2호선에서 1호선으로 환승은 승강장에 따라 행선지가 달라지기 때문에 꽤 상세한 안내를 볼 수 있다. 특히 환승통로를 숫자로 구분해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한 점은 부산 지하철만의 장점이다. 


 부산 지하철은 환승통로를 1번 계단, 2번 계단 등 계단 번호로 구분했는데, 2호선 서면역에서 그 번호를 보고 이동하면 원하는 방향으로 이동할 수 있다. 


 승강장 중간에 위치한 2번 계단에서는 다대포해수욕장행 방면으로, 전포역 방면 승강장 쪽에 치우쳐 있는 3번 계단에서는 노포행 방면으로 연결된다. 물론 1번 계단을 이용해도 다대포해수욕장 방면으로 이동 가능하다. 


▲ 1호선 다대포해수욕장행 방면으로 연결된 2번 계단.
▲ 1호선 노포행 방면으로 연결된 3번 계단.


 주요 역 행선지로 계단을 구분하면 분명 헷갈릴 것을 감안해 계단 입구에 번호를 크게 표기한 것도 눈에 띈다. 이런 노력 때문인지 항시 승객이 많은 서면역이지만 승객들은 일사분란하게 자신이 갈 길을 잘 찾아가는 것을 볼 수 있다.


◆ 빈틈없는 안내로 사각지대 해소

 2호선의 경우 같은 승강장을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승강장 계단 입구에 행선지를 안내해놓았다. 더 나아가 스크린도어 위에 인근역 표기는 물론 주요역 표기까지 해놓은 것도 눈여겨 볼 점이다.



▲ 주요 행선지 표기를 볼 수 있는 2호선 스크린도어.


 이정도로만 해도 충분할 것 같은 환승 안내는 한발 더 나아가 바닥이나 벽면도 충분히 활용한 것을 볼 수 있다. 1호선의 경우 열차에서 내리면 외벽이 보이는데, 그곳에는 환승통로를 화살표로 유도해놓았다. 화살표 방향대로 이동하면 자연스럽게 환승통로로 진입하게 된다.


 이어 바닥에는 주요역 행선지를 안내해 어느 방향을 보더라도 환승하고자 하는 노선이나 행선지에 대해 금방 인지할 수 있도록 했다. 여기에 지하철 정차 시 환승 승객은 개찰구 밖으로 나가지 말고 환승통로를 이용하라는 안내방송으로 방점을 찍는다.


▲ 1호선 승강장 외벽에 표기해놓은 환승유도 선.


 수도권 주요 역에 맞먹는 규모의 유동인구를 자랑하는 서면역은 그에 맞게 꽤 넓은 환승통로공간을 확보한 것도 볼 수 있다. 열차가 지나고 난 이후 엄청난 인파가 역에 머무르지만 긴 줄로 이어지는 병목현상을 찾아볼 수 없는 것도 승객 동선을 잘 분산했기 때문이다.


 단, 아쉬운 점이 있다면 에스컬레이터가 거의 없고 대부분의 통로는 계단으로만 되어있는 점이다. 아마도 갑자기 많이 모이는 승객의 이동을 고려해 에스컬레이터 설치를 피했을 가능성도 있다. 


 대신 그 공간을 최대한 활용해 더 많은 승객이 이동하는데 불편함이 없도록 한 점은 인상적이다. 물론 환승거리가 짧아 이동하는데 소요되는 시간도 얼마 되지 않는 것은 큰 장점이다. 


▲ 다방면으로 분산되어 있는 널찍한 환승통로.


 1호선과 2호선의 개통 간격이 14년에 이르지만 2호선을 미리 계획해 둔 것이 한 몫 했다고 볼 수 있다. 공교롭게 서면역의 역 번호는 두 노선 모두 19번으로 동일하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는 대구의 1호 환승역인 반월당역과 동일하다는 점에서 비수도권의 경우 환승역의 역 번호를 일부러 맞춘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게 만든다.


* 덧붙이는 글 : 본 내용은 <철도경제신문> '매거진R' 코너에 2023년 6월 1일자로 송고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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