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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철도 방랑객 Jun 22. 2023

지상과 지하를 이어 환승통로가 길어진 '동래역'

환승 가능노선 - 부산1호선, 부산4호선

 동래역은 1호선이 개통한 이후 4호선까지 들어오면서 환승역이 되었다. 4호선 개통 당시 동래역은 부산 지하철에서 환승거리가 가장 길어서 부산 시민들에게는 악명이 높을법한 환승역이기도 했다. 


 그러나 수도권 환승역과 비교해보면 동래역은 결코 힘든 환승역이라고 하기 어렵다. 단지 지상 2층에 위치한 1호선과 지하 4층에 위치한 4호선의 높이 차이로 인해 환승통로가 길어졌다고 봐야 할 것 같다. 


 4호선이 이렇게 깊어진 것은 4호선이 통과하는 교차로에 지하차도가 있는데다가 1호선 아래로 흐르는 온천천의 영향이 컸다.


 이러다 보니 무려 6개 층을 잇는 환승통로가 탄생하게 되었고 겨우 1, 2개 층을 잇는 기존의 환승통로보다 길어지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고 본다. 그럼에도 이동하는데 소요되는 시간은 5분 남짓이다.


 다른 시각으로 보면 그만큼 부산의 다른 환승역들이 환승거리가 짧다는 것을 우회적으로 말해준다고 볼 수 있다. 즉, 동래역의 환승통로가 길게 느껴지는 것은 일종의 착시효과가 아닌가 싶다.


◆ 300m 넘는 거리를 알려주는 환승통로

 동래역의 지하 연결구간에는 행선지별로 남은 거리가 표기되어 있는데, 두 거리를 합하면 300m 남짓한 정도다. 단지 높이 차이로 인한 에스컬레이터가 2기, 그리고 경사형태의 무빙워크 1기가 있다 보니 그 거리가 길게 느껴질 뿐이다.


 동래역 이전에 개통한 환승역은 사실상 계단만 오르면 바로 다른 노선이 연결될 정도로 환승거리가 짧았다. 그래서 300m나 되는 숫자를 보기가 어려웠다.


 하지만 동래역의 경우 1호선이 온천천 위에 위치한 관계로 교차로에서 살짝 벗어나 있는데, 이 영향으로 4호선과의 환승거리가 살짝 길어진 경향이 있다.


▲ 남은 거리를 표기해놓은 환승통로.


 한편 이 환승통로의 천장에는 우측통행을 유도한 화살표가 있다. 이 영향인지는 모르겠지만 환승통로를 이용하는 승객들은 진행방향 우측 유독 벽에 가까이 붙어서 이동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 우측통행을 유도해놓은 유도선.


 그 방향에 맞게 에스컬레이터가 이어져 있어서 자연스러운 통행을 유도하고 있다. 4호선 대합실에 가까워지면 에스컬레이터가 아닌 경사형 무빙워크가 있는 것도 특이점이다.


 대형마트에서는 쇼핑카트의 원활한 통행을 위한 경사형 무빙워크를 흔히 볼 수 있다. 그런데 그것을 지하철 환승통로에서 보게 되니 색다르게 다가왔다. 이곳은 에스컬레이터와 달리 걸어서 이동하는 승객의 빈도가 높았다.


 에스컬레이터를 설치하기에는 애매한 높이인데, 그렇다고 경사로만 설치하자니 그 높이가 부담되어 차선책으로 무빙워크를 설치하지 않았나 추측해본다.


▲ 경사형 무빙워크가 설치되어 있는 4호선 대합실 쪽 환승통로.


◆ 통로 폭이 좁아 병목현상을 유발하는 1호선 승강장

 현재 1호선 환승통로는 상행 에스컬레이터와 계단이 혼재된 형태다. 에스컬레이터는 1명이 겨우 탈 수 있는 좁은 폭으로 되어있고, 계단 역시 잘 해야 2명이 동시에 다닐 수 있을 정도로 매우 좁다.


 평소에는 1호선이 도착하더라도 크게 병목현상을 겪지 않지만, 승객이 몰리는 출퇴근시간대는 승강장에 결코 짧지 않은 줄이 이어지고 있다. 차라리 에스컬레이터 없이 계단으로 놔뒀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는 공간이다.


 환승통로와 출구로 나가는 연결통로가 별도의 공간으로 분리되어 있어서 승객이 분산된다는 점은 그나마 병목현상을 상쇄시키지 않았나 싶다.


▲ 에스컬레이터와 계단이 혼재된 1호선 환승통로.


 한편 4호선은 대합실로 연결된 연결통로가 곧 환승통로 역할도 한다. 지상 1층의 1호선 대합실부터 이어져 내려온 환승통로는 지하 3층의 4호선 대합실까지 연결된다. 


 1호선 쪽과 달리 4호선 쪽은 환승통로와 나가는 곳이 별도로 구분되어 있지 않고 공간을 공유하고 있다. 그래서인지 1호선 쪽 환승통로 공간에 비해 대합실의 공간이 상당히 넓다.


▲ 공간이 넓은 지하 3층 4호선 대합실.


 연결통로 쪽은 상대적으로 승강장 폭이 좁아지긴 하지만 그래도 공간이 제법 넓기 때문에 이동하는데 방해를 받을 가능성이 낮은 편이다. 


 또 출구 방향과 반대쪽으로 환승통로가 연결되고 있어서 승객 간 동선이 거의 겹치지 않는다. 그래서 나가는 곳 방향 안내에는 1호선 환승승객은 U턴을 하게끔 유도해 놓은 것을 볼 수 있다.


* 덧붙이는 글 : 본 내용은 <철도경제신문> '매거진R' 코너에 2023년 6월 21일자로 송고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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