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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철도 방랑객 Jun 12. 2023

환승통로만 4개에 이르는 분산의 정석 '연산역'

환승 가능노선 - 부산1호선, 부산3호선

 1호선과 3호선이 만나 환승역이 된 연산역은 원래 ‘연산동’역으로 개통했던 역이다. 3호선이 개통한 이후에도 연산동역으로 남아 있다가 2010년에야 지금의 연산역으로 이름이 바뀌었다.


 부산 1호선이 개통했을 당시에는 역 이름에 ‘동’을 붙인 역이 대부분이었다. 그러다 1호선 서대신역~신평역 구간 개통 때 역 이름에서 ‘동’이 빠지기 시작했으며 그 기조는 이후 개통한 2호선부터 계속 유지해왔다. 


 하지만 연산역은 1호선이 개통한 이후 3호선이 개통했던 터라 약 5년 간 연산동역으로 운행했다. 부산 지하철은 연산역처럼 중간에 역 이름이 바뀐 역이 제법 있다. 


 대부분은 일본식 역 이름에 가까웠던 ‘OO앞 역’이나 지명을 다 붙였던 ‘OO동 역’을 수도권에서 사용하는 역 이름 방식으로 통일하면서 변경된 것이다. 그래서 예전에는 ‘부산대학앞’역이나 ‘교대앞’역 등을 볼 수 있었다.


 병목현상을 방지하기 위한 분산된 환승통로

 연산역은 무려 3개도로가 교차하는 복잡한 교차로 아래에 자리하고 있다. 게다가 두 노선 모두 교차로에서 승강장이 꺾이는 형태의 곡선 승강장 구조로 동일하다.


 연산역도 서면역과 마찬가지로 환승안내의 사각지대를 찾기 어렵다. 특히 이 역은 두 역 모두 상대식 승강장 구조여서 행선지 표기가 꽤나 상세하다. 어떤 환승통로에 진입하냐에 따라 행선지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 승강장 바닥과 외벽, 천장에 환승안내를 해놓은 승강장(1호선).
▲ 승강장 바닥과 외벽, 천장에 환승안내를 해놓은 승강장(3호선).


 환승통로도 행선지별로 2곳씩 총 8곳의 내부계단(4쌍의 환승통로)으로 연결해놓음으로써 승객들의 자연스러운 분산을 유도했다. 3호선의 경우 상대식 승강장의 장점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해 내부계단이 있는 곳의 승강장 폭은 좁아지는 경향이 있어 옥에 티다.


 그러나 내부계단을 거치면 바로 다른 노선으로 진입하기 때문에 환승거리가 짧다. 3호선에서는 1호선 승강장을 거쳐야 나가는 곳까지 이어져서 내부계단이 한 쌍이었다면 병목현상에 취약했을 것이다.


▲ 내부계단을 거치면 바로 다른 노선이 나오는 연산역.


◆ 홀수와 연관이 많은 연산역

 연산역은 홀수 노선인 1호선과 3호선이 교차하는 역이다. 이밖에도 유독 홀수와 연관되는 것을 찾아볼 수 있다. 


 부산 지하철은 다른 지역과 다른 출구번호 체계를 사용하고 있다. 수도권만 봐도 시계 방향이나 반시계 방향으로 번호가 자연스럽게 이어져 중간에 결번이 발생하지 않는다.


 하지만 부산에서는 이와 달리 진행방향이 같은 도로 측면이라면 짝수 또는 홀수로만 번호가 이어지도록 부여하고 있다. 만약 상하행 출구의 개수가 같다면 결번이 발생하지 않지만 출구 개수가 차이난다면 자연스럽게 결번이 발생하게 된다. 


▲ 출구 방향에 따라 짝수 또는 홀수 번호로만 이어지는 부산 지하철 출구번호 체계, 해운대역의 경우 6번 출구가 결번이다.
▲ 1번 출구를 기준으로 시계/반시계 방향으로 번호가 추가되는 수도권 지하철 출구번호 체계, 출구번호에 결번이 없다.


 이런 출구번호 체계로 인해 연산역 출구는 중간에 결번이 많은 편이다. 공교롭게 연산역에 없는 출구는 4곳인데, 9번 출구를 시작으로 11, 13, 15번 출구로 모두 홀수다.


 짝수로만 이어지던 연산역의 마지막 출구 번호는 17번 출구라는 것도 특이한 점이다. 중간에 결번이 있기 때문에 17번 출구는 9번 출구로 대체해도 이상하게 보이지 않았을 것이다. 


 어쨌든 마지막 출구 번호도 홀수인 연산역은 전체 출구 개수도 13개로 이 역시 홀수다. 역 번호도 1호선은 123번, 3호선은 305번으로 공교롭게 두 노선 모두 홀수다.


 한편 역 안내도를 보면 홀수인 지하 3층이 없다. 지하 2층은 1호선이 있는데 한 층만 내려가서 바로 3호선이 보임에도 불구하고 3호선 승강장은 2개 층을 내려간 지하 4층으로 표기된 것이다. 엘리베이터도 지하 3층이 없다.


 억지스러운 면도 없지 않지만 3호선 수영역 방면 승강장도 홀수와 연관이 있다. 이곳에서 연결되는 내부계단이 모두 홀수번호로 되어있기 때문이다. 물론 반대편인 대저역 방면 승강장은 반대급부로 모두 짝수번호로 되어있다.


 수영역 방면 승강장의 1, 7번 계단은 에스컬레이터와 계단이 혼재된 통로로 되어있고 3, 5번 계단은 상하행 모두 에스컬레이터로만 되어있는 통로다. 1, 3번 계단은 1호선 노포역 방면으로 이어지고 나머지 계단은 다대포해수욕장역 방면으로 이어진다.


▲ 에스컬레이터와 계단이 이어진 1, 7번 내부계단(환승통로).
▲ 에스컬레이터로만 이어진 3, 5번 내부계단(환승통로).


* 덧붙이는 글 : 본 내용은 <철도경제신문> '매거진R' 코너에 2023년 6월 11일자로 송고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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