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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철도 방랑객 Jul 01. 2023

환승통로가 두 갈래인 '교대역'

환승 가능노선 - 부산1호선, 동해선(1회용 승차권 등 환승불가)

 비수도권에서는 처음으로 개통한 광역전철인 동해선으로 인해 부산 지하철에는 새로운 환승역이 3곳 추가되었는데 그 중 한 곳이 교대역이다.


 1호선만 보면 교대역의 인근 역은 모두 환승역으로 수도권을 제외한 지역에서 인접역이 모두 환승역인 역은 1호선 교대역이 유일하다. 즉, 비수도권 지역의 한 노선에서 3개 연속 환승역이 나오는 것은 부산 1호선에서만 볼 수 있는 장면이다.


 그 중 가운데 자리한 교대역은 사실 인근의 연산역과 동래역과는 또 다른 형태의 환승역이라고 볼 수 있다.


 연산역과 동래역은 개찰구를 통과하지 않아도 다른 노선으로 이동이 가능하다. 그러나 교대역은 다른 노선으로 이동하기 위해서 반드시 개찰구를 2회 거쳐야 하는 상황이 발생한다.


 이는 아직 1~4호선을 운행하는 부산교통공사와 동해선을 운행하는 코레일 간에 통합 요금제가 적용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1일 교통권이나 1회 교통권, 우대권 등은 환승 적용이 되지 않는다.


 대신 교통카드 환승 시 추가요금은 발생하지 않지만 환승횟수가 1회 차감된다. 쉽게 생각하면 지하철에서 버스로 갈아탄 것과 같다고 보면 된다.


 부산에서 환승 가능 횟수가 2회(총 3대의 대중교통까지 이용 가능)임을 감안해 환승 시 또 한 번의 기본요금이 발생하지 않도록 계획을 잘 세울 필요가 있다.


개찰구를 통과해야 환승통로가 보이는 구조

 수도권에서만 지하철과 전철을 이용해봤다면 교대역의 환승 구조에 당황할 수 있다. 분명 환승역이라고까지 표기해 놓았는데 갑자기 환승 안내 유도선을 따라 이동하면 개찰구가 등장하기 때문이다.


▲ 개찰구 바깥에 자리하고 있는 1호선 환승 안내.


 분명 동해선 승강장을 보면 부산 지하철과 마찬가지로 바닥에 유도선으로 환승 표기를 해놓은 곳이라는 점에서 헷갈리기 쉽다. 그런 측면에서 볼 때 부산 지하철 간 환승 안내와 달리 개찰구를 지나야 한다는 문구가 더 있었다면 어땠을까 싶다.


▲ 승강장 바닥에 유도선으로 환승 안내를 표기해놓은 동해선 승강장.


 교대역 등 동해선 연관 환승역의 개통으로 부산 지하철 간 환승역에는 개찰구 밖으로 나가지 말라는 안내방송이 등장해 승객의 혼란을 방지하고 있다.


 개찰구는 수도권에 있는 환승 게이트와 달리 요금이 차감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그런데 그곳을 지나면 승강장에 표기해놓았던 환승 유도선이 이어지기 시작하고 자연스럽게 1호선 갈아타는 곳 안내가 등장한다.


 재미있는 것은 갈아타는 곳의 양 측면에는 9, 10번 출구가 나란히 마주보고 있다. 그러니까 이 환승통로는 개찰구를 통과하지 않은 승객도 이동이 가능한 일종의 지하통로에 가깝다.


▲ 나가는 곳과 자연스럽게 이어져 있는 환승통로.


 9, 10번 출구를 지나면 본격적으로 환승통로가 펼쳐지는데, 두 역 간 거리가 있어서 1, 4호선 동래역에서 처음 등장한 평면 무빙워크까지 설치된 것을 볼 수 있다. 무빙워크로 인해 환승통로가 더 길어 보이는 착시효과도 있다.


▲ 무빙워크까지 설치되어 있는 환승통로.


 1호선 교대역은 승강장이 지하 1층에 있어서 출구에서 내려오면 바로 개찰구가 보이고 그 뒤편에 지하철이 오가는 승강장이 펼쳐진다. 행선지에 따라 지하 2층 연결통로로 반대편 승강장에 가야하는 경우가 생긴다는 뜻이다.


 동해선과 직접 연결된 환승통로는 동래역 방면 승강장으로, 연산역 방면 승강장으로 이동하려면 앞서 언급한 지하 2층 연결통로를 거쳐야 한다. 개찰구를 진입하면 반대편 승강장으로 넘어갈 수 없기 때문에 행선지 확인이 매우 중요하다.


▲ 동해선 환승통로에서 바라본 1호선 대합실.
▲ 1호선 동래역 방면 승강장에서 바라본 동해선 환승통로 방향.


 교대역은 두 노선 모두 승강장 끝으로만 환승통로가 연결되어 있어서 하차 위치에 따라 환승거리가 배로 길어질 가능성도 있다. 그래서 환승통로에 가까운 출입문에 승객이 몰리는 편이다. 1호선의 경우 연산역 방면 승강장 끝에, 동해선의 경우 동래역 방면 승강장 끝에 각각 위치하고 있다.


오히려 환승거리가 짧은 숨겨진 지상 환승통로

 교대역의 환승통로는 지하로 연결된 공식적인 환승통로만 있는 것이 아니다. 비공식적이지만 환승통로처럼 역할을 하는 가상의 동선도 만들 수 있다.


 1호선의 2번 출구에는 ‘동해선 가는 길’ 표기를 볼 수 있는데, 실제로 2번 출구를 올라가면 동해선 역사 건물이 보인다. 그곳에 자리한 출구가 바로 10번 출구다.


▲ 1호선 2번 출구에서 바라본 동해선 10번 출구.
▲ 동해선 10번 출구에서 바라본 1호선 2번 출구.


 이곳을 통과하게 되면 외부로 나오긴 했으나 광장과 같은 공간으로 이동하면 되기 때문에 신호등의 영향에서도 자유롭다. 또 맞은편의 출구가 바로 눈에 들어와서 환승거리가 짧게 느껴진다.


 실제로 이동하는데 소요되는 시간도 지상으로 이동하는 이 경로가 지하로 이동하는 경로에 비해 미세하지만 짧게 걸린다.


 어떤 경로로 이동해도 교통카드 이용 시 환승할인은 적용된다. 왜냐하면 이동 경로와 무관하게 같은 개찰구를 마주치기 때문이다.


* 덧붙이는 글 : 본 내용은 <철도경제신문> '매거진R' 코너에 2023년 630일자로 송고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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