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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철도 방랑객 Jul 20. 2023

서해선 연장 개통으로 환승역이 된 '부천종합운동장역'

환승 가능노선 - 7호선, 서해선

 서해선의 대곡 연장 개통으로 탄생하게 된 환승역인 부천종합운동장역은 노선도에 환승역 표기가 반영되었음에도 불구하고 해를 넘겨 개통하게 되었다. 만약 서해선이 이 역까지만 연장한다고 했다면 이미 개통한 지 1년이 넘었을지도 모를 정도다.


 소사역에서 부천종합운동장역까지는 흔히 개통하고 나서도 마무리 공사가 한창인 우리나라 지하철 공사현장의 모습과 정반대의 모습을 보여준다. 그랬기에 이 역의 다음 역인 원종역까지 우선 개통하는 노선도가 먼저 반영될 수 있었다.


 그러나 우선 개통이 무산되면서 지상에서 바라볼 때는 이미 지하철이 다니고 있다고 해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정비가 잘 되어있는 상태로 몇 달 째 열차를 볼 수 없었다. 그나마 이제라도 개통해서 다행이라는 생각이다.


◆ 서해선보다 먼저 개통한 4번 출구

 부천종합운동장역은 7호선이 개통할 당시 원래 5개 출구를 갖춘 역이었다. 그러나 서해선 공사로 인해 5번 출구(현, 6번 출구 위치)를 폐쇄했었다. 이어 4번 출구도 폐쇄해 3개 출구만 이용할 수 있었다. 


▲ 5번 출구 폐쇄 안내를 볼 수 있던 부천종합운동장역(2018년 촬영).


 그러나 2022년 12월, 서해선은 개통을 뒤로한 채 폐쇄되었던 4번 출구만 다시 문을 열었다. 아무래도 1~3번 출구에서 4번 출구까지 이동하려면 횡단보도를 건넜어야 했기 때문에 승객들이 불편한 점을 고려한 것 같다.


 물론 6번 출구 방향은 4번 출구로 나오더라도 여전히 횡단보도를 건너야 했다. 한편, 폐쇄되었다가 다시 개통한 4번 출구는 기존 1~3번 출구와 달리 폴 사인이 코레일의 양식에 가까운 모습으로 바뀌었다.


 신설된 출구 하나를 포함해 5, 6번 출구 역시 4번 출구와 캐노피, 폴 사인 등 모양이 같다. 같은 부천종합운동장역이지만 7호선과 서해선의 시간적 차이를 보여주는 듯 출구 역시 상당히 다른 분위기다.


▲ 기존 폴 사인을 유지 중인 부천종합운동장역 3번 출구 모습(2022년 촬영).
▲ 새로운 폴 사인이 적용된 부천종합운동장역 6번 출구 모습.


 서해선 개통으로 폐쇄되어 있던 서해선 쪽 대합실까지 완전히 개방되면서 4번 출구는 마치 노선의 경계에 온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분명 같은 역인데 지상의 캐노피만큼이나 지하 공간도 시간의 단절이 얼마나 많은 변화를 일으키는지 몸소 보여주기 때문이다.


▲ 7호선과 서해선 대합실 분위기를 한꺼번에 느낄 수 있는 4번 출구 공간.


◆ 깊은 곳에 위치한 서해선의 영향으로 길어진 환승통로

 부천종합운동장역의 승강장 위치만 보면 7호선이 지하 2층, 서해선이 지하 5층으로 층수만 보면 그렇게 깊은 역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하지만 지상에서 지하 1층에 있다는 7호선 대합실까지만 하더라도 에스컬레이터만 두 번 타고 내려갈 정도로 상당히 깊다.


 지하 5층의 서해선은 이보다 훨씬 깊어서 환승통로이자 대합실 연결통로는 장대 에스컬레이터만 2기가 이어져있다. 물론 지하 1층의 7호선 대합실과 지하 4층의 서해선 대합실을 잇기 때문에 승강장 위치와 마찬가지로 3개 층 차이가 난다.


 하지만 쇼핑몰이었다면 1기로 충분했을 장대 에스컬레이터가 2기나 이어져있는 점에서 ‘과연 서해선 승강장이 지하 5층이 맞을까?’라는 의심을 하게 된다.


 워낙 길이가 길다 보니 환승통로에는 에스컬레이터 3기로만 구성되어 있을 뿐 계단이 없다. 보통의 역과 같이 올라가는 에스컬레이터가 2기고, 내려가는 에스컬레이터는 1기다. 이런 이유에서인지 환승통로 자체에서는 병목현상이 쉽게 일어나지 않는 편이다.


▲ 장대 에스컬레이터가 연속해서 이어지는 환승통로.


 한편 별도 공간으로 마련해놓은 엘리베이터는 이 에스컬레이터 이동거리만큼 또 하나의 통로를 지나야 한다. 아래쪽과 위쪽 어느 한 쪽에 치우치지 않고 거의 가운데에 엘리베이터를 설치한 것도 특징이다.


 따라서 승객은 엘리베이터를 타러 간 거리만큼 타고 난 이후 내렸을 때도 걸어야한다. 문제는 엘리베이터가 1기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 1기에 불과한 서해선 방면 엘리베이터.


 안내에 의하면 엘리베이터가 3개 층을 오가고 있지만, 실제로는 적어도 아파트를 비유해볼 때 6개 층 이상의 높이만큼은 이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럴 경우 엘리베이터를 이용하는 승객이 많으면 이동하는데 걸리는 소요시간 역시 훨씬 길어져버려 환승에 많은 시간이 소요될 것이다.


◆ 상대식 승강장 구조를 잘 활용하지 못한 서해선

 서해선은 쌍섬식 승강장 구조의 원종역을 제외하면 모든 역이 상대식 승강장 구조를 갖추고 있다. 경의중앙선의 영향을 받는 대곡역과 능곡역은 완전한 상대식 승강장은 아니지만 그래도 이 노선만 놓고 보면 모든 문이 왼쪽으로 열리는(코레일은 좌측통행) 역만 있다.


 그만큼 단조로운 점도 분명 지하철이라는 특성을 잘 못 살렸지만 문제는 상대식 승강장을 전혀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서해선의 역은 대부분 대합실은 상당히 넓은 공간을 자랑한다. 그러나 정작 승객이 가장 많이 모이는 연결통로는 상당히 부실하다. 여기에 연결통로와 인접한 승강장 쪽은 1~2명이 겨우 지날 정도로 폭이 좁아 승객 동선에 큰 지장을 준다.


 부천종합운동장역도 예외는 아니다. 오히려 넓은 폭을 자랑하는 7호선의 섬식 승강장으로 인해 더욱 대조되는 부분이다. 상대식 승강장이면 통로 쪽은 벽을 더 뒤로 밀면 연결통로에도 크게 지장받지 않을 정도의 승강장 폭을 확보할 수 있다.


 그러나 전혀 이를 고려하지 않고 한결같이 비슷한 형태의 역을 만든 것은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 상대식 승강장을 전혀 활용하지 않은 서해선 승강장.
▲ 섬식 승강장임에도 충분한 폭을 확보해 연결통로는 물론 승강장 공간도 확보한 7호선 승강장.


* 덧붙이는 글 : 본 내용은 <철도경제신문> '매거진R' 코너에 2023년 7월 19일자로 송고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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