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칸센을 활용한 상품 마케팅
철도를 유달리 사랑하는 일본인에게 철도를 활용한 상품은 그 어떤 상품보다 더 많은 호기심을 가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그 가운데 어느 지역에서나 공통적으로 원하는 신칸센은 더욱 관심이 집중된다. 한편 신칸센은 다니는 지역에 따라 열차가 달라서 열차 디자인도 상당히 다양하다. 이런 다양성을 잘 활용해서 역 대합실이나 조금 큰 매장 또는 다이소와 같은 100엔 샵에서는 신칸센 열차를 활용한 다양한 상품들이 승객을 불러 모으고 있다.
먼저 살펴볼 것은 양말이다. 어린이들이 좋아할 만한 사이즈인 양말. 신었을 때, 더욱 입체감이 느껴지는 디자인이다. 열차 종류가 많아서 선택할 수 있는 양말 종류도 더 많다. 만약 어른용 양말이 나왔다면 호기심에 하나 정도는 사서 신어보지 않았을까 싶을 정도로 눈길이 가던 양말이다. 여기서 더 나아가 열차에 만화 캐릭터까지 조합한 양말까지 등장할 정도로 파생되는 상품도 계속해서 출시되고 있다.
신칸센을 비롯한 특급열차는 주로 장거리를 이동하는 비즈니스맨들이 이용하기 때문에 식사시간이 부족한 경우가 많다. 특히 열차 시간에 따라 식사시간이 이동하는 중에 발생하는 경우도 잦다. 그래서 개발된 것이 열차 내에서 먹을 수 있는 도시락이 아닌가 싶다.
이 도시락은 에키벤이라고 불리는데, 말 그대로 역(駅, 에키)에서 파는 도시락(弁当, 벤토)이라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에키벤은 우리나라 기차에서 파는 도시락과 달리 종류가 다양하다. 특히 지역 특산품을 사용한 도시락이라고 부각해놓은 에키벤일수록 더욱 인기가 좋다. 에키벤의 그릇도 다양해서 먹는 재미도 있지만, 디자인을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규격이 없는 에키벤 그릇은 신칸센을 접목시키는데도 큰 역할을 했다. 열차 디자인을 했지만 사각형 형태로 되어있는 에키벤이 대부분이지만 장난감을 산 것처럼 기념할 수 있는 에키벤까지 등장할 정도로 도시락 내용은 물론 도시락 외관 형태까지도 진화하고 있다. 이렇게 신칸센을 입힌 도시락은 비슷한 내용의 도시락에 비해 가격이 비싸지만 없어서 못 팔 정도로 인기가 높다. 그만큼 신칸센이 가져다주는 효과가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한편 JR그룹의 검증까지 거치며 최대한 실물에 가깝게 만든 피규어도 호기심을 끌기에 충분했다. 열차마다 그 열차만 가지고 있는 고유 특징을 그대로 담아내어서 어린이가 아니더라도 열차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면 누구나 한 번쯤은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게 만들어놓았다. 피규어를 자세히 보면 '이렇게까지 섬세하게 표현할 수 있구나'라는 것을 느끼게 된다.
많은 상품들 가운데서도 눈길이 끌렸던 것은 신칸센 디자인의 숟가락과 포크다. 사진에는 없지만 젓가락도 있었는데, 어린아이들이 어릴 때부터 신칸센과 친숙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잠재고객 확보까지 덤으로 얻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숟가락이나 포크 역시 신칸센 디자인을 활용했음에도 불구하고 만화 캐릭터를 사용한 숟가락이나 포크에 비해 가격대가 낮아서 처음에는 잘못 봤나 생각이 들 정도였다.
그밖에도 신칸센을 활용한 상품은 상점 곳곳에서 볼 수 있을 정도로 많고 다양했다. 이렇게 다양한 상품이 개발될 수 있었던 것은 여러 종류의 열차가 운행하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었다. 어린이뿐만 아니라 어른이 봐도 충분히 사고 싶다는 생각이 문득 들겠다 싶을 정도로 보면 볼수록 매력적인 상품들이 많았다.
상품만 있는 것이 아니라 신칸센 이미지를 활용한 포토존 역시 신칸센 상품만큼 인기가 있었다. 특히 어린이들이 좋아할 만한 의인화된 이미지는 신칸센에 대한 좋은 이미지를 쌓는데 일조한다. 누가 하면 따라 하고 싶어 하는 어린이들 특성상 이런 포토존은 또 다른 어린이 승객도 쉽게 유치할 가능성이 높다. 그만큼 어른보다는 어린이가 파급력이 높음을 알기 때문에 신칸센 관련 상품도 어린이가 좋아할 만한 것들이 우선적으로 등장하는 추세로 보인다.
소소한 기념품으로 남길 수 있는 신칸센 스탬프 역시 관심거리다. 이 스탬프가 비치된 모리오카역은 사진에 나와있는 두 열차가 합쳐졌다가 분리했다가 하는 지점이기 때문에 그 모습을 보기 위해서 일부러 역을 찾는 승객도 있다. 그런데 두 열차를 의인화 한 캐릭터와 그 캐릭터 스탬프를 함께 소장할 수 있다면 이 또한 하나의 추억이 될 것이다.
도치기현의 중심역인 우츠노미야역에서도 상품은 아니지만 신칸센을 활용한 플래카드를 볼 수 있었다. 마치 놀이기구를 탄 것처럼 열차를 의자 삼아 앉아있는 도치기현 특산품도 눈길을 끌기에 충분했다.
이처럼 신칸센은 다양한 형태의 상품과 볼거리로 자신을 어필하고 있었다. 그 이면에는 종류가 다양한 열차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한 종류만 있다면 호불호가 갈릴 수 있지만, 다양한 종류는 각자 기호에 맞게 선택하면 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다양한 열차를 틀에 박힌 사고에서 벗어나 '이렇게도 상품화할 수 있구나' 하는 모습을 통해 마케팅하는 방법도 약간이나마 맛볼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