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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철도 방랑객 Nov 24. 2020

외줄 타기를 보는 듯한 열차

일본 모노레일 첫 번째 이야기

  버스나, 지하철 나아가 비행기에 이르기까지 동력을 담당하는 바퀴를 자세히 보면 모두 쌍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래서 철도를 보면 선로가 평행하게 두 줄 놓여있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런데 이렇게 두 줄의 선로를 거부하는 철도교통이 있다. 이름하여 모노레일. 레일이 하나만 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우리나라 최초 상용 모노레일인 대구 지하철 3호선.


  불과 1년 전 우리나라에도 대중교통으로 운영하고 있는 모노레일의 등장으로 더 이상 외국에 나가지 않아도 탈 기회가 생겼다. 대구 지하철 3호선으로 운행 중인 모노레일을 보면, 확실히 기존 선로와는 다른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정면에서 바라본 모노레일.


  일본은 도쿄와 오사카를 비롯해서 제법 많은 도시에서 모노레일을 운행하고 있는데, 공통된 특성은 역시 선로가 한 줄로만 이루어져 있다는 점이다. 그 위를 마치 줄타기하듯 열차가 운행하고 있다. 그런데 모노레일 열차를 잘 보면 열차가 선로를 완전히 뒤덮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선로는 하나지만 열차의 바퀴는 우리 눈에 보이지 않을 뿐 좌우로 둘 다 갖추고 있다. 바퀴가 지면에 수평하게 움직여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오히려 일반 열차에 비해 탈선할 확률이 훨씬 낮다고 한다. 얼핏 보기에는 상당히 불안하게 보이지만 안정감이 더 높다니,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닌 것 같다.


측면에서 바라본 모노레일.


  측면에서 바라본 모노레일은 선로를 마치 잡아먹듯 이동하고 있는데, 그 선로 역시 워낙 높이가 높아서 모노레일 열차는 다른 열차에 비해 상당히 아래위로 길어 보인다. 객실 높이만큼이나 그 아래도 긴 모노레일. 이렇게 많은 부분이 선로와 하나가 되기 때문에 모노레일의 안정성은 다른 열차에 비해 높은 모양이다.


선로가 천장에 있는 모노레일.


  한편 모노레일은 선로가 평행하게 두 줄 놓여있어야 한다는 편견을 깼을 뿐만 아니라 열차 아래에 있어야 한다는 생각도 깨 주었다. 일본에는 다음 사진과 같이 선로가 천장에 달려있어서 마치 매달려서 이동하는 것처럼 보이는 모노레일도 있다. 마치 열차를 뒤집어 놓은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키기까지 한다.


선로가 천장에 있는 모노레일의 다양한 모습.


  선로가 천장에 있어서 열차가 출발할 때 땅에 떨어질 것 같은 오싹한 느낌을 받기도 한다. 다른 모노레일과는 또 다른 풍경을 볼 수 있는 모노레일. 역에 진입할 때 열차 바닥과 지면이 닿을 듯 아슬아슬하게 통과하는 것도 인상적이다. 천장에 매달려서 가기 때문인지 열차 바닥은 상당히 매끄러워서 가능한 장면으로 보인다.

  마치 거꾸로 매달려서 가는 듯한 모노레일은 앞서 봤던 모노레일과 달리 선로가 더 두꺼워졌다. 그 영향인지 선로 위로 열차가 다니는 모노레일의 경우 선로보다 열차 폭이 더 넓었지만, 선로 아래로 열차가 다니는 모노레일의 경우 선로가 열차 폭보다 더 넓은 것을 알 수 있다. 출입문 역시 이전 모노레일보다 더 지면에 가까이 있어서 천장이 상당히 높아 보이는 착시를 겪을 수 있다. 이처럼 모노레일이라고 할지라도 다른 모습을 볼 수 있는 것도 하나의 묘미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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