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지개

요시모토 바나나

by 거성

- 어린 시절 안심하고 놀이에만 몰입하던 때에 곧잘 느꼈던,

짙은 생깔 꿀처럼 끈끈하고 즐거운 감정.

나는 온몸으로 그 감정을 떠올리고 조금은 괴로워졌다.

어쩜 이렇게 멀리 왔을까, 싶어서.

그때로 돌아가고 싶은 것도 아니고, 지금까지 살면서 괴로운 일만 있었던 것도 아니다.


- 갖가지 일이 있었지만, 다시 이렇게 아름다운 것을 보고 있다..

살아있는 한, 언젠가는 괴로운 일도 있으리라.

그래도 또 이렇게 아름다운 것들이 눈앞에 나타나준다. 반드시.


- 그렇게 살다가 어느 날 갑자기 어른이라 불리는 나이가 되고 말았다.


- 내게는 즐거운 추억이 있다.

지금은 아프지만, 언젠가는 곰삭아 야들야들해질 수많은 추억이.


- 예쁜 리본으로 장식된 선물의 의미는 결코 물질적인 것이 아니다.

그런 풍요로운 시간을 무언가로 살며시 감싸고 싶은 사람의 마음이다.

영원히 끝이 오지 않는다고 생각하고 싶은 바람이다.


- 살아가기 위해서는, 담담하게 일하고, 들뜨지 말고, 복잡하고 성가신 일에 휘말리지 말고,

자기 발이 딛고 있는 땅을 천천히 내려다보면서 걸어갈 것,

그리고 하루하루의 생활과 자연의 힘에서 얻은 행복과 즐거운 기억을 잊지 말것...


- 그러나 모두 늦었다.

마법에 걸린 양 발만 동동 구르다 지금 있는 곳에까지 오고 말았다고 나는 슬프게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