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희경
<그녀의 세번째 남자>
- 지금보다 훨씬 나쁘더라도 지금보다는 나은거야...
- 낯선 것은 불편하지만 매혹적이다.
삶을 익숙한 것과 낯선 것으로 채운다면 황금분할은 어떤 것일까.
- 그녀는 세상을 그다지 기운차게 살아갈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고 그 방식에 큰 불편은 없어 보였다.
- 사람이 뭔가를 안다는 것은 잘못 안다는 뜻과 똑같다.
- 언제나 그녀 앞에서 자기 인생에 대해 탄식했으며 그것을 거의 즐기는 정도였다.
그럴 때마다 그녀는 이마를 약간 좁히며 다정하게 위로했다.
(..) 그러면서 속으로 생각했다.
넌 꼭 그렇게 누구한테서 잘하고 있다는 말을 들어야만 마음이 놓이나보구나.
- 그럼 일들로 상처받기에는 그녀의 성격은 좀 건조했다.
그녀는 받아들이는 편이었다.
무엇이든 깊이 생각하지 않았으며 특히 가지지 못할 것에 대한 무모한 열정 따위는 일찍 폐기시키는 법을 알고 있었다.
'지금보다 훨씬 나쁘더라도 지금보다는 나은 거야.'
생각해보니 그 말은 친구가 자주 했던 말이었다.
낯선 곳으로 몸을 던질 때마다 친구는 불안하지 않다는 듯이 그 말을 되풀이 했다.
하지만 그녀의 머릿속에는 지금보다 나은 어떤 것이라곤 도무지 떠오르지 않았다.
달력을 넘기면서 시간이 흘러가는 것을 지켜볼 뿐이었다.
- 함께한 세월의 흔적이란 편안한 것만은 아니다.
그와 더불어 나이를 먹었다는 사실이 그녀에게 때로 지긋지긋하듯이,
그 또한 그녀의 얼굴이 삭아가는 것을 느긋하게 바라볼 수는 없을 것이다.
- 지금의 맨얼굴을 본다면 그는 그동안 그녀가 꽤 노력했음을 알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녀는 지금의 얼굴이 싫지 않았다.
결점을 보완하는 화장법, 젊게 보이는 화장법, 장소에 어울리는 화장법...
화장대 앞에 앉아 메이크업 베이스의 뚜껑을 열 때마다 그녀는 지겨워서 한숨을 내쉬었었다.
회사 화장실의 거울 앞에서 번들거리는 콧등에 파우더를 누르면서도 내심 넌더리가 났다.
그녀는 때로 아무것도 감추지 않고 나이먹은 그대로, 그리고 스스로 내키는 대로 자기 자신을 내보이고 싶었다.
특히 그에게.
- 좋지도 나쁘지도 않음.
즐겁지도 괴롭지도 않음.
- 그녀는 외롭지 않았다.
확신할 수 있었다.
외로움에 이따금 속아넘어갈 만큼 마음속이 메마르고 비어 있을 뿐이었다.
- 점점 그들은 예전과 달리 상대방의 피곤을 알아채고 기분을 풀어주기 위해서가 아니라,
서로가 함께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피곤하다는 사실을 파악하는 데에,
그리고 그것을 감춰야 하는 데에 예민함을 사용했다.
- 더이상 서로에 대해서 알 것도, 알고 싶은 것도 없이 사랑하는 관계란 지긋지긋했다.
어떤 날은 어쩌다보니 너무 이른 시간에 만나버렸기 때문에 그들은 저녁을 먹고 여관에 가기 전까지의 시간을 어떻게 보내야 할 줄 몰라하다가 결국 또 싸울 수밖에 없었다.
- 별다른 일은 없었다.
별다른 일은 생각지도 않게 일어나는 것이지만 또 이상하게 기다리는 사람에게는 여간해서는 일어나지 않는다.
사실 그녀가 별다른 일을 기다린 것은 아니었다.
그녀에게는 삶에 대한 기대가 그다지 없었다.
어쩌면 적극성이 없었던 것인지도 모르지만 말이다.
하지만 익숙해서 지긋지긋하고 편한 나머지 넌더리나고, 그런 시간들,
그들이 사랑했던 그 시간들 속에서 그녀인들 지금과는 다른 시간을 기다리지 않았을까.
- 어느날 그녀는 깨달았다.
그와 그녀, 그들처럼 사랑하면서 더이상 서로에 대해 알 것이 없는 사람들은 누구나 결혼해 있다는 것을.
사랑은 서로 마주보는 것이 아니라 함께 같은 방향을 바라보는 것이다.
그 말은 그녀가 중학교 때나 좋아했던 어떤 프랑스 소설가의 말이었다.
그러나 그 말이 서로를 애증에 차서 노려보게 될 즈음이면 이제 슬슬 아이를 낳고 집을 장만하는 일상의 길로 함께 접어드는 것이,
언젠가는 끝나기 마련인 사랑의 종말로 향해가는 가장 바람직한 수순이라는 뜻일 줄을 몰랐었다.
- 언제까지 이 남자아이와 숨바꼭질을 해야 하는 걸까.
이제 그만 결혼해서 사랑을 끝낼 때가 되지 않았을까.
다른 아이와 함께 새로운 숨바꼭질을 하거나 아니면 다른 방법으로 어른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
그래, 결국은 다 지루한 일이겠지만.
- '사랑이 식었다고 생각했었지.'
그녀는 가볍게 웃었다.
'그것이 사랑의 본색일 뿐인데.'
<특별하고도 위대한 연인>
- 이 정도라면 일정기간 괜찮은 관계를 유지할 만큼의 친밀감에 대한 타진일 뿐 위대한 연인의 예감이라고까지 말할 수는 없다.
그들도 그것을 알 만큼의 지각과 냉소는 갖추고 있다.
- 그들이 늦은 나이에 별다른 노력 없이 저절로 불붙은 열정에 대해 신기해하고,
결국 그 절대성을 거역할 수 없었던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그들은 스스로를 특별하고도 위대한 연인이라고 결론 내릴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그들, 위대란 연인은 헤어졌다.
왜 헤어졌냐고? 그야 그들의 사랑에서 더이상 위대함을 유지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날 그들이 피곤을 무릅쓰고 만날 약속을 한 것은 스스로에게 사랑의 엄연한 존재를 과시하기 위해서였다.
누구나 피곤할 때는 그 피곤의 이유와는 아무 관련이 없는 눈앞의 대상까지도 피곤한 존재로 여기게 되는 법이다.
만나자마자 씻은 듯 피곤이 사라지는 관계란 있을 수 없다.
따라서 그들이 너무 피곤한 나머지 잠시나마 상대방을 짜증스럽게 바라본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었다.
그러나 그들은 그 사실을 용납할 수 없었다.
위대한 사랑에 빠졌다고 생각해왔던 그들은 한순간이라도 상대의 존재가 피곤하게 느껴진다는 데에 모욕감을 느꼈으며 피곤의 여지가 끼어들 수 있다면 그렇다면 혹 그들의 사랑은 다음 기회에 다시 올 수도 있는 평범한 사랑 중의 하나가 아니었나 하는 의심이 들었다.
그 의심은 과민함으로, 그렇다, 지나친 과민함의 미로 속으로 그들을 질질 끌고다녔다.
미로를 빠져나왔을 때 그들은 자기들이 도달한 곳이 작별의 지점이라는 데에 어리둥절 했지만,
그러나 이미 돌이길 수 없는 일이었다.
하는 수 없이 헤어져 돌아가며 그들은 각자 위대한 사랑의 장렬한 파국을 애도하며 울었다.
- 남자는 혼란스러웠고 모든 우유부단한 사람들이 그렇듯이 한쪽 발을 어렵사리 앞으로 떼어놓았다가 다시 제자리로 가져갔다가 도로 내밀었다가 거두어가는 식의 혼잣생각에 지칠 대로 지쳐 있었다.
- 자기의 얼굴이 '젊다'가 아니라 '젊어 보인다'고 표현되고 있음을 실감했다.
자기가 젊게 보였던 것을 실제 육체가 젊어서가 아니고 젊게 보이는 데 자신감을 가졌던 스스로의 분위기 덕분이었다는 것을 한순간 깨달았던 것이다.
슬프게도 그것이 여자를 더욱 자신없게 만들었다.
- '다르다는 것이 강한 호감이 되지만 상대의 마음에 들려고 하는 긴장을 잃은 다음부터는 바로 그 다르다는 것 때문에 피곤을 느끼지.'
- 택시 안에서 생각하기로는 집에 도착하자마자 돈을 가지고 나와서 다시 여자의 집 앞으로 갈 작정이었다.
여자를 잃고는 도저히 살아갈 자신이 없었다.
하지만 자기 방에 들어온 남자는 신기한 경험을 했다.
늘 궁상맞고 권태롭게만 보이던 자기의 침대가 세상에서 가장 편안한 곳으로 보였던 것이다.
사표를 쓸 때부터 지금까지 줄곧 얼마나 피곤했는가 말이다.
남자는 세상에서 가장 편안한 그곳에서 잠깐 등을 대보았다.
아무리 눈앞에서 위대한 연인이 멀어져가고 있다 하더라도 배는 고파지고 잠은 오는 법이다.
그 다음부터는 우리가 짐작한 대로이다.
남자에게 현재 진행되고 있는 상황을 바꿀 적극성을 기대한 것부터가 무리한 일이었다.
여자를 두 시간이나 기다릴때와 똑같은 이유에서 남자는 여자와의 헤어짐을 그냥 받아들였다.
반쯤 잠 든 상태에서.
- 사랑이 진정한 것이냐 아니냐는 그것이 시험대에 올라가지 않았을 때까지 뿐이야.
시험대에서 분석하면 모든 사랑은 다 가짜로 밝혀지니까.
그리고 우리가 헤어진 것은 우연히 그 시험을 만났기 때문이야.
- 어쨌든 이로써 남자는 자기 삶에 이루지 못한 사랑의 화려한 비탄을 갖추게 되었다.
다른 남자들처럼 그도 한 사람의 가장이 된 뒤 첫눈 오는 날이나 어느 낯선 바닷가에서 "사실 내게는 마누라말고 진짜 사랑하는 여자가 있었는데, 지금도 내 마음속에는 그 여자뿐이야" 라고 말할 수 있게 되었다는 뜻이다.
<짐작과는 다른 일들>
- 결혼 전 그가 밤늦게 전화를 걸면 그녀는 술값을 가지고 달려나오곤 했다.
집에 들어가지 않겠다고 버티던 그를 달래며 속삭였다.
이제 결혼하면 언제나 함께 있을 텐데 뭐.
그때의 그녀는 모르고 있었다.
그가 들어가지 않겠다고 하는 것은 집이 아니라 일상이라는 것을.
- 눈물이란 철저히 이기적인 현상이며,
불편한 죄의식을 떼어버리기 위해서 스스로가 택한 통과의례의 한 방식이라는 것을 그때의 모녀는 모르고 있었다.
사람들은 울 때 대부분 자기가 왜 우는지 진정한 이유를 알지 못한다.
- 그 동안 몇번인가 그녀에게 전화를 했다.
그러나 공교롭게도 통화가 되지 않았다. 그뿐이었다.
남자는 그 한달이 그녀를 되찾기 위한 마지막 시한이었음을 알지 못했다.
아무리 강렬하다고 해도 그리움이란 얼마나 한가하고 무력한 감정인지.
- 우리는 모두 삶에 속는다.
그러나 굳이 속지 않으려고 애쓸 이유도 없다.
유한한 앎을 가지고 무한한 삶을 어떻게 알 것인가.
알려고 하면 더욱 위태로워질 뿐이다.
<빈처>
- 분명히 사랑해서 결혼했는데 사랑을 이루고 나니 이렇게 당연한 순서인것 처럼 외로움이 기다리고 있다.
이루지 못한 사랑에는 화려한 비탄이라도 있지만 이루어진 사랑은 이렇게 남루한 일상을 남길 뿐인가.
- 어쩐지 산다는 게 다 울적했다.
- 살아가는 것은, 진지한 일이다.
비록 모양틀 안에서 똑같은 얼음으로 얼려진다 해도 그렇다.
살아가는 것은 엄숙한 일이다.
<열쇠>
- 그녀에게는 차 안이야말로 자기의 방 다음 가는 방심의 공간이다.
- 삶이란 때로 그렇게 엄청나게 의외인 것이다.
- 나는 앞으로 이런 식의 아침을 몇 번이나 더 맞아야 할까.
아침이 밝는 것을 더이상 보지 않으려면 이런 낯선 아침을 몇 번이나 더 맞아야 하는 걸까.
참 지리한 반복이구나...
- 제 삶으로 들어오려는 모든 새로운 것에 대한 저항이었다.
그녀도 알고 있다.
낯가림이란 장치의 작동임을.
- 전자게임은 생각을 동원하는 게 아니라 감각을 적응시키는 거예요.
눈앞에 뭔가가 닥쳐오기 때문에 무조건 쏘는 거라구.
여러 각도에서 생각하고 의미까지를 저울질하고 그런 넋빠진 짓을 하다가는 몇 초가 지나지 않아 인생이라는 모니터에 게임오버 메세지가 나타날 뿐이야.
뭘 선택할까 생각을 깊이 하거나 뒤를 돌아보면 안돼요.
조금 전까지 사랑했던 것이 왜 폐기되어야 하는지 생각할 틈 없이 이미 쓰레기로 변한 그의 과거를 탄피처럼 질질 흘려가면서,
어느 방향에서 갑자기 나타날지 모르는 미확인 물체를 향해 순간적으로 총을 쏘면서 겨우 한 발짝 앞으로 딛는 것, 그것이 세상이란 말예요.
<타인에게 말걸기>
- 내 마음의 동요가 망설임인지 귀찮음인지를 가늠해보는 정도가 그녀에 대한 나의 관심의 전부였다.
- 저렇게 누가 바라지도 않는 일을 해준답시고 오히려 남을 곤란하게 만드는 게 저 여자의 특기야.
- 나는 타인이 내 삶에 개입되는 것 못지않게 내가 타인의 삶에 개입되는 것을 번거롭게 여겨왔다.
타인을 이해한다는 것은 결국 그에게 편견을 품게되었다는 뜻일터인데 나로서는 내게 편견을 품고 있는 사람의 기대에 따른다는 것이 보통 귀찮은 일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타인과의 관계에서 할 일이란 그가 나와 어떻게 다른지를 되도록 빨리 알고 받아들이는 일뿐이다.
- 나는 결코 너그러운 편은 아니지만 사람이 무엇을 필요로 할 때 그 절박함이 상당히 지저분한 포즈를 요구한다는 데 수치심을 느낄만큼은 인간의 존엄을 지키고 싶어하는 축이었다.
- 어떤식으로든 타인의 틈입은 내가 결코 바라지 않는 일이었다.
- 단조로움이야말로 내가 원하는 최상의 생활이었다.
- 의식하든 의식하지 않든 시간이란 하루나 일주일, 혹은 한달을 단위로 하여 한 묶음씩 멈추지 않고 흘러간다.
나는 여전히 내가 원하는 단조로움 속에서 그런대로 잘 지내고 있다.
만날 수 없어 불안한 애인이나 이루지 못할까봐 조바심나는 희망 따위의,
나를 나약하게 만드는 것들을 처음부터 포기했기에 가능한 일일 것이다.
- 왜 하필 너 였는 줄 알아?
네가 친절한 사람 같지 않아서야.
거절당해도 상처받지 않을 것 같았어.
남의 비밀을 안 뒤에 갖게 되는 어쩔 수 없는 정 같은 것.
그런 것을 나눠주지 않을 만큼 차갑게 보였기 때문이야.
난 네가 좋아. 아무것도 기대할 수 없게 만드는 그 냉정함 말야. 그게 너무 편해.
너하고는 뭐가 잘못되더라도 어쩐지 내 잘못은 아닐 것 같은 느낌이 들거든.
어떻게 하면 너처럼 그렇게 냉정하게 살 수 있는 거지?
사실은 너도 겁이 나서 피해버리는 거 아니야?
- 나쁘게 정해진 일을 피할 수 없는 모양이다.
하지만 상관없다.
언제나 내 머릿속에서는 '그럴 수도 있지' 하는 말이 떠오르는 데 그리 오래 걸리지 않는다.
나는 단조로움을 원한다.
<먼지 속의 나비>
- 못 견딘다는 건 싫어, 선희가 말했다.
갖고 싶어 못 견디겠다. 먹고 싶어 못 견디겠다. 그리고 보고 싶어 못 견디겠다 따위.
- 난 담배도 끊었어. 아니 끊은 게 아니라 상관없게 되었어.
있으면 피우고 없으면 안 피우니까.
생각해봐.
밤중에 담배가 떨어졌는데 자판기를 세 개나 찾아 헤맸지만 다 고장이었어.
그 미칠 것 같은 심정은 정말 당해보지 않고는 모를 거야.
그래서 그날부터 안 피워버렸지.
'못 견디겠다' 는 느낌은 정말 싫으니까.
- 너를 안고 싶어 못 견디겠어. 내가 이렇게 말하면 그녀는 뭐라고 대답할까.
그래? 그럼 같이 자. 못 견디지 말고.
자고 나버리면 다음부터는 못 견뎌했다는 게 우스워질 거야.
다 그런거야. 못 견딜 때만 중요한 거라구.
그녀는 분명 이런 식의 말을 할 것이다.
- 자유로워지고 싶은 것이 삶에 저항하는 것처럼 보인다면 내 잘못이 아니다.
틀을 만든 세상의 잘못이다.
<이중주>
- 자식이란 부부가 함께 산 세월에 대한 가장 뿌듯한 추억이기도 하지만,
가장 정직한 상처라는 생각을 한다.
- 다만 그렇게 '차마 버릴 수 없는'희미한 사랑의 기억을 지키기 위해 미래가 남아 있을 뿐이라면,
그 부부의 삶에 무슨 희망이 있겠는가.
과거에 사랑했던 기억만을 되씹으며 앞으로의 삶을 사랑없이 살아가야 된다면 누가 이십대에 애써 결혼을 하겠는가.
- 사랑이 있을 때는 서로 다르다는 것이 큰 매혹이었지.
하지만 사랑이 사라지고 난 뒤에는 그것이 더욱 증오를 키울 뿐이야.
- 어느 쪽이 나를 더 슬프게 하는가.
아버지의 죽음인가, 혼자 살아가야 할 어머니의 남은 삶인가.
- 아까 현석에게 지나치게 차갑게 굴었던 것은 어쩌면 자신이 너무 각박해진 탓인지도 모른다.
각박해졌기에 남을 경계하는 건지도,
아니 각박함이 사실은 쉽게 무너질 것임을 알기에 그것을 두려워한 건지도 모르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