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ESG 가이드라인/평가지표
글로벌 주요 ESG 이니셔티브나 비재무적 보고 기준들 외, 한국에서는 어떤 평가체계 및 지표를 볼 수 있을까?
(1) K-ESG 가이드라인
2021년 12월 산업통상자원부에서는 ‘ESG인프라 확충 방안’의 중점 과제로 K-ESG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ESG경영과 투자 요구가 날로 확대되는 가운데, 실제로는 기업들이 목표설정과 실행에 대한 경험, 정보 부족으로 인해 대응이 어렵고 국내외 평가지표가 600여개 이상으로 난립하는 제약들로 인해, 기업들의 부담이 가중되고 혼란도 증가하고 있다. 기업 맞춤의 평가기준과 방식 파악이 어. 이에 정부에서는 글로벌 지표와의 정합성, 한국 특수성, 법·제도적 정합성을 고려하여 K-ESG 가이드라인을 추진하게 되었다.
굵직하게는 국내외 주요 13개 평가지표와 공시기준을 분석하여, 공통/핵심사항 61개가 도출되었다. 향후 글로벌 동향을 반영하여 1~2년 주기로 하여 개정판이 발간될 예정이다. 그리고 올해부터 업종별/기업규모별 가이드라인도 마련할 계획이라고 한다.
4개의 영역, 그 안에 27개의 범주와 61개 세부 진단 항목이 포함되어 있다.
항목/정보공시 방식 예시(법무법인 태평양 자료 참고)
가이드라인을 살펴보면, 기업의 ESG 평가 대응 지침서 성격이 강하다고 볼 수 있다. 항목별로 평가기준 세부내용을 제시하여, 기업 스스로 ESG 성과와 현황을 자가진단하고 목표 수립, 효율적 이행에 도움을 줄 수 있겠다. 다만 산업 특수성을 고려한 것이 아닌, 산업 전반에 적용하는 범용적 가이드라인이라는 한계가 있다. ESG 평가에 얼마나 잘 대응하고 점수를 잘 올릴 수 있는가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서 '평가를 위한 평가'로 국한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글로벌 ESG 평가 이니셔티브가 이미 많이 나와있는 상황에서 K-ESG 가이드라인이 제대로 작동하려면, 다수가 수용할 수 있고 글로벌 표준으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차별화 포인트나 한국 특수성, 산업별 특성이 고려되어야 할 것이다.
(2) 국민연금 책임투자 평가체계
국민연금의 운용 목적은 책임투자 및 수탁자책임 원칙을 바탕으로 장기적으로 안정적 수익을 증대하기 위함이다. 2006년 9월 책임투자형(SRI) 펀드 운용을 시작으로 하여, 2009년 UN PRI 가입, 스튜어드십 코드 제정 및 도입 등을 계기로 ESG 책임투자 논의가 본격화되었다. 그리고 2019년 말 지속가능성 요소를 고려하는 방향으로 기금운용원칙을 개정하였다.
연금에서는 (1) ESG 평가결과를 종목에 대한 투자 의사결정과정에 반영하거나, (2) 투자제한전략(Negative screening)을 통해 ESG 관점에서 긍,부정적으로 평가되는 특정 기업을 투자후보군에 포함/제외하기도 한다.
책임투자 운용을 위한 평가체계가 지난 해 5월 새로이 개선되었는데, (1) 평가지표가 좀더 확대되었고 (2) 기존 지배구조 중심에서 환경, 사회 요인의 가중치 반영이 커졌다. 또한 (3) 평가대상 기업 수도 늘어났다.
한편 투자기업과 관련한 중점관리 사안에 대해 주주 관여활동을 시행함으로써 주주가치 제고와 기금의 장기 수익성을 제고하고자 노력 중이다. 올해부터는 기후변화(탄소중립)과 산업안전을 추가하여 이 부분을 집중적으로 반영하여 개선을 추진할 계획이다.
2022년 상반기 국민연금의 전체 운용자산은 약 900조원 정도 된다. 세계 5대 연기금에 속할 정도로 거대한 운용규모를 보유한 만큼, 국내 여타 다수의 연기금과 기관투자자들에 벤치마크 역할을 해줄 수 있다. 다만 폐쇄적 평가체계로 평가모형이나 결과를 공개하지 않고 있으며, 다소 보수/방어적 위험관리 차원의 운용을 유지하고 있어서 ESG 투자의 표준자 역할에 대한 시장의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아쉬움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