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으로 혼자서 노래를 연주하다

내 아이가 음악 신동?

by 앵두와 강풀


우리 집 둘째는 음악을 좋아한다.

특히 건반을 좋아해서 집에서 누나의 멜로디언을 가지고 놀거나,

엄마, 아빠에게 노래를 부르라고 시키고 본인은 장난감 건반을 노래에 맞춰 뚱땅거린다.


그런데 최근에는 변신로보트에 빠져 음악을 뒤로한 채 아빠와 카봇 놀이를 즐겨 하던 둘째가

어제는 저녁을 먹고 오랜만에 누나의 시크릿쥬쥬 미니 건반을 가지고 나왔다.


처음에는 혼자서 몇 번 건반을 누르더니,

장난감에서 말하는 ‘green’ ‘red’ ‘orange’ ‘yellow’ 등 영어 발음에 맞는 건반 색깔을

아빠에게 알려달라고 하고 해당하는 색깔의 건반을 누르기 시작했다.

(5세인 둘째는 다행히(?) 색깔을 구분할 줄 알아서 말해주는 색깔의 건반을 누를 수 있다.)


그렇게 몇 번을 반복하며 놀던 아이는

장난감 건반 안에 있는 노래 카드(떳다 떳다 비행기, 똑같아요)를 발견했고 아빠에게 보여주었다.

노래카드는 각 음계에 해당하는 음을 색깔로 표시하여 보고 누를 수 있도록 되어 있었다.

(도는 빨강, 레는 오렌지, 미는 노랑, 파는 초록 등)


카드에 표시된 색의 건반을 차례로 누르면 된다고 아이에게 설명하고 몇 번 함께 하니,

이후에는 혼자서 카드를 보며 천천히 건반을 누르기 시작했다.

그 옆에서 나는 ‘떳다 떳다 비행기’와 ‘똑같아요’ 노래를 아이의 연주에 맞춰 불렀다.


이전에는 노래의 음에 상관없이 뚱땅거리며 건반을 누르던 둘째가,

어제 처음으로 노래의 음에 맞춰 건반으로 노래 한 곡을 완성했다.


그 모습을 옆에서 보며 신기하기도 하고,

원래 다섯 살짜리 아이가 혼자서 이렇게 연주를 할 수 있나?

(혹시 내 아이가 음악 신동?)

고슴도치 아빠로서 혼자만의 행복한 상상을 하기도 했다.


혼자 노래를 연주했다는 것에 자신감이 높아진 아이와 그 옆에서 노래를 불러야 하는 아빠는,

아마도 당분간은 저녁마다 어제의 모습을 반복하게 되리라.

그래도 기쁜 마음으로 노래를 불러야지.


멋진 가수나 뮤지컬 배우가 되기를 꿈꾸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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