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온 뒤 무지개

달이 지고 해가 뜨면

by 앵두와 강풀

여섯 살 둘째가 저녁을 먹고 노트를 꺼내더니 그림을 그린다.

싸인펜을 들고 망설임 없이 과감하게 쭉-쭉 선을 그리는 모습을 보며 내심 놀랐다.

(나는 그림을 그릴 때 항상 소심하게 같은 선을 여러번 그리는 습관이 있다.)


잠시 뒤, 다 그렸다며 그림을 보여준다.

그리고 나에게 그림에 대해 설명한다.


“ 이거는(위의 파란 선) 비가 내리는 거고, 비가 내려서 무지개가 생긴 거야. ”


“ 아~ 요기 해랑 달에 있는 화살표는 뭐야? ”


“ 달이 내려가고 해가 올라오는 거야. ”


“ 그럼 낮이 되는 거네? ”

“ 응. 밑에는 땅이고 그 위에 수박이 자란 거야 ”


수박 껍질과 까만 씨까지 자세하게 그렸다.

무엇보다 비가 내리고, 달이 지면서 해가 뜨는 모습을 ‘화살표’로 표시한 모습이 기특하고 놀라웠다.


단순하지만 그림 안에서 역동이 느껴진다.

밤과 낮의 변화를 그림 한 장으로 표현한 모습.

(물론 그런 깊은 뜻까지 생각하고 그린 것은 아니겠지만..)


갑자기 시원한 수박이 먹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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