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한 일정이 없는 일요일.
느즈막히 일어나 아침 겸 점심을 먹고 아이들과 공원에 산책을 나갔다.
제법 날씨가 풀려 햇살이 따듯했고,
산수유 나무에서는 노란 꽃망울이 열려 멀리서도 노란빛이 보였다.
아이들과 함께 걸어 도착한 라스베가스 공원.
이미 많은 아이들과 부모들이 놀이터에서 놀고 있었다.
우리 아이들은 이곳에서 나무 블록으로 집 짓는 걸 좋아한다.
작년에 공원 리모델링을 하면서 주민들의 의견을 받아 자연물 놀이터가 생겼다.
비록 공원의 일부 공간으로 작은 규모지만,
정형화된 놀이시설을 벗어나 이런 창의적인 놀이 공간이 있다는 것 자체로 의미가 있다.
큰아이와 작은 아이가 집짓기를 시작한다.
작은 아이가 “택배 왔습니다~!”하고 블록을 가져다주면,
큰아이는 블록을 쌓아 집을 만든다.
먼저 바닥을 빙 둘러 사각의 벽을 만든다.
블록을 쌓는데 일자로 똑같이 놓지 않고 지그재그로 놓는 모습을 보고 물었다.
“왜 벽돌을 지그재그로 쌓아?”
“원래 집은 이렇게 만드는 거야~”
“그걸 어떻게 알았어?”
“진짜 집을 보면 다 이렇게 되어 있어~”
벽돌을 지그재그로 쌓아야 튼튼하다는 걸 아이는 알고 있었다.
주변에서 보며 자연스럽게 깨달았을 수도 있고,
어린이집에서 교사가 알려주었거나,
아이들과의 놀이를 통해 알았을 수도 있다.
어떻게 알았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어떻게 집을 만들어야 무너지지 않고 튼튼할 수 있는지 알고 있다는 것이 중요하다.
이게 바로 삶의 지혜니까.
벽을 다 만든 아이는 집 내부를 꾸미기 시작한다.
자기만의 작은 방을 만들고 누워본다.
집이 좁아 무릎을 구부려야 하지만 직접 만들었다는 자부심에 기쁜 얼굴이다.
곧이어 주방과 화장실도 만든다.
벽 위에는 몇 개의 블록을 올려 TV도 만든다.
작은 집이지만 필요한 것이 모두 갖춰져 있다.
동생이 들어오려고 하자 방이 없다며 막는다.
동생이 억지로 밀고 들어가려 하자, 벽이 일부 부서진다.
큰아이가 화를 낸다.
결국 또 싸운다.. ㅡ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