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으로 만나는 공동육아현장

공동육아, 적어도 3년의 시간이 필요하다.

by 앵두와 강풀

나는 공동육아협동조합어린이집의 5년차 중견 조합원이다.

얼마전 우리 어린이집은 91차 정기총회를 진행했다.

올해서 개원 20주년을 맞는 어린이집의 총회가 91차라니,

그동안 얼마나 많은 선배조합원들이 공동육아라는 이름 아래에

머리를 맞대고 고군분투 해왔는지를 반증하는 숫자다.

이번 정기총회도 마무리는 그럴싸하니 큰 문제없이 되었지만

골치아픈 안건들이 꽤 있었다. 거기다 내 기준에서 별거 아닌 문제가

어떤 조합원에게는 큰 문제가 되기도 하기에, 총회에서 회자되는 문제 하나는

정말이지 많은 이해관계와 의견을 내포하고 있다.

총회든 뭐든 의견을 내야하는 자리를 마치고 나면

이래서 민주주의가 어렵다. 싶은 생각이 절로 든다.

실로, 소수의 의견도 존중하면서 합의를 이루어 나가는 방향은

지리멸렬을 넘어 때로는 피로하고, 감정을 다치기도 한다.

나는 반 어린이집에 다녀본 경험이 없기에,

그곳이 어떤 시스템으로 돌아가는지에 대해서는 비교가 불가하다.

일반어린이집의 편리한 시스템들이 공동육아현장에서 회자되면서

우리또한 고민이깊다. 어린이집이면서, 협동조합의 성격을 취하기에

조율해야할 부분도 만만치가 않다.

사실, 공동육아는 돈이 많이 든다(일반어린이집보다는 많이 든다. 확실히)

보육료가 다른 어린이집보다 2배이니, 정부에서 지원받는 보육료에 그만큼의 돈을 더 내야하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돈을 내는 만큼 일도 많이 한다. 자체 행사도 많고, 조합원들끼리 모여 재미로 시작해 어느새 일이 되어버리는 난감한 사건도 끊이지 않는다.

처음 2년차 정도까지는 그 부분에 대한 조합원들의 불만이 깊다.

특히, 맞벌이 가구는 어린이집의 행사를 쫓아다는 것 만으로도 피로도가 굉장해서 소소한 작은 일들이 크게보이고, 그것을 하지 않기 위한 수많은 의미를 들이밀면서 취지에 대한 고민까지 확장된다.

3년차 정도부터는 조금 아~ 이렇게 굴러가는구나. 이건 이런 의미가 있구나 하게 되는데

최근에도 그러한 조합원들을 보면서 나도 수 많은 생각이 오고갔는데

무릎을 탁 때리는 결론을 얻었다.

적어도 3년은 겪어봐야 공동육아라는 방식을 내 몸으로 받아들이게 된다는 거였다.

아이를 어딘가에 맡긴다는 개념이 우리사회에서는 소비의 개념으로 생긴 부분이 크다.

돈을 주고, 그만큼의 보육서비스를 소비하는 방식으로 어린이집이 만들어졌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한 개념이 뿌리 깊은 가운데 공동육아라는 현장은 분명히 낯설고 힘들다.

그것을 온전히 내 삶의 한 부분으로 받아들이고, 육아 혹은 보육이 돈을 주고 맡기는 소비의 개념이 아니라 함께 고민해야하는 민주주의의 한 방식일 수 있다는 것을 알아가는데에는 적어도 시간이 필요하다. 한번도 입어보지 못한 옷인데, 익숙해지려면 시간이 필요한 것이랑 똑같다.

공동육아에 아이를 보낼까 말까 하는 고민을 가진 사람들

오늘도 내 이웃의 진상짓으로 정말 여기가 답인가 하는 고민으로 밤잠을 새우는 공동육아 조합원들에게 5년차 중견조합원을 지내며 이사장가구를 두 번이나 경험하고 있는 내가 감히 말해본다.

시간이 모든 것을 해결해 줄 것이다.

그리고 하나 분명한 것은 아이들은 그 안에서 누구보다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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