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투자의 시작

by 비익조
부동산 투자의 시작.png


부동산 투자를 시작한 것은 우연한 계기였다. 회사에서 이 부서 저 부서를 떠돌다 겨우 정착한 홍보실, 그런데 홍보실 또한 나와 잘 맞지 않았다. 보도자료를 쓰는 것은 괜찮다 쳐도, 완벽한 을(乙)로서 언론사 기자들을 상대하는 것이 아주 고역이었다. 어떻게든 까려는(!) 기자와 어떻게든 막으려는 나 사이에 현실적인 '접대'가 오갔고 속마음과 겉행동을 다르게 표출해야 했다. 그러면서 내 마음 또한 서서히 다시 병들어 갔다.


어느 순간 머리가 완전히 고장난 느낌을 받았다. 글이 읽혀지지 않았고 아무것도 쓸 수가 없었다. 사람이 무서워졌고 조직이 무서워졌고 세상이 무서워졌다. 그렇게 나는 다시 마음의 병에 완전히 굴복하였다.


일단 회사 일을 잠시 멈출 수밖에 없었다. 병가를 냈다. 당시 다니던 병원에서는 내가 '응급' 상황인 것 같다며 대학병원 입원을 권유하였다. 권유라고 하지만 내게는 달리 선택지가 없었다. 살려면 그 수 밖에는 없는 것 같았으니까~ 이런저런 복잡한 과정을 거쳐 강북삼성병원 정신병동에 입원하였다.


세상의 끝에 다다른 느낌이었다. 하다하다 이제는 정신병동에까지 입원을 하다니, 나는 이제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하나~ 아니 앞으로 살아갈 수는 있는 걸까~ 앞이 전혀 보이지 않았다. 거의 하루종일 침대에 누워 과거의 안좋은 기억들만 자꾸 끄집어냈다.


그런데 말이지, 며칠 지나고 나니 정신병동의 생활도 슬슬 힘들어지기 시작했다. 손발이 묶여 있는 것은 아니었지만 좁은 공간에 꼼짝없이 갇혀 있는 느낌이었다. 딱히 할 것도 없었기에 시간도 매우 더디 흘러갔다. 답답했다. 그곳을 벗어나고 싶었다. 또다시 이런저런 검사 후 보름 정도 지나서 나는 겨우 집에 돌아올 수 있었다.


집에 오니 정신병동보다는 그래도 나았지만 사는 패턴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거의 하루종일 누워 지냈고 깨어 있는 시간에는 멍하니 텔레비전만 응시했다. 과거의 안좋은 기억들을 자꾸 소환하는 것도 비슷했다. 그런 상태로 약 3개월 정도를 보냈던 것 같다. 고백컨대 그 시기에 스스로를 죽이지 않은 게 신기할 정도이다.


그 날은 결혼기념일이었다. 아내와 모처럼 외식을 하였다. 그런데 아내가 문득 이런 이야기를 하였다. "투자라는 걸 좀 해 보면 어때?" 내가 뭐라도 하길 바랬던 것 같은데 그때 투자라는 것을 제안한 정확한 이유를 난 아직도 정확히 알지 못한다. 물어보지 않았으니까~


이후 다시 예전과 비슷한 패턴의 삶을 살아가면서 '투자'라는 단어를 곱씹기 시작했다. 투자, 투자라고? 근데 무슨 투자?


투자라고 하면 크게 두 가지가 떠오른다. 주식과 부동산. 당시에도 그랬다. 주식과 부동산 중에서는 그래도 부동산에 좀 더 마음이 갔다. 부동산이 좀 더 재밌어 보인다는 단순한 이유였다. 그리고 어느 날 컴퓨터 앞에 앉아 '부린이 추천 도서'를 검색하였다. 그 때 만난 책이 송사무장님의 '엑시트'라는 책이었다. 그 '엑시트'라는 책을 통해 나는 처음 이 세계를 알게 되었다. 그렇게 처음 부동산 투자라는 세계에 발을 디뎠다.

작가의 이전글우울증 아니 조울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