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부동산 전업투자자다. 아니다 솔직히 이야기하겠다. 나는 백수(!)다. 가끔 직업란에 직업을 적는 경우가 있는데 '무직'이라 적고 있으니 백수가 맞다. 우스개소리로 'Home Protector'라고도 이야기하고 다니지만 멍멍이들처럼 충실히 집을 지키고 있는 것도 아니니 진짜 우스개소리일 뿐이다.
부동산 전업투자자라는 멋진(?) 삶을 꿈꾸며 호기롭게 희망퇴직을 하였지만 현실은 녹록치 않다. 1년 365일 투자할 거리도 아니 무엇보다 투자할 돈이 있지가 않다. 이미 투자해 놓은 물건을 매도해야 다음 투자할 돈이 생기는데 매도가 진짜 보통 힘든 일이 아니더라~ '매수는 기술, 매도는 예술'이라는 투자 격언(!)을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 그 어려운 '예술'을 하고 있는 예술가들이 정말로 존경스럽다.
백수 이꼬르 무직 이꼬르 돈을 못 번다는 뜻이기도 하다. 마이너스의 삶이다. 상가에서 나오는 월세가 지금 내 유일한 현금 흐름인데, 생활비에 대출 이자를 내고 나면 완전히 마이너스다. 지금 나는 야금야금 모아놓은 돈을 까먹고 있는 중이다. 삶의 근본적 불안감이 든다. 이러다가 진짜 굶어 죽는 것은 아닌가~
그동안 살아온 수많은 의사결정과 선택의 결과가 지금의 나다. 의사결정과 선택을 잘못해 온 건가~ 그렇다면 어떤 의사결정과 선택을 잘못한 것일까~ 당장 떠오르는 잘못한 결정으로는, 아파트 분양권 투자를 잘못한 것과 8년 전에 마포구 아파트를 사지 않고 계속 전세를 이어간 것이 떠오른다. 그 외에는,, 딱히 떠오르지 않는다. 당/연/히 완벽하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그렇다고 엄청 잘못 살아온 것도 아닌 것 같다.
그래서 나는 지금의 백수로서의 내 삶을 더욱더 소중히 살기로 했다. 회사에 다니듯 공유 오피스 사무실로 꼬박꼬박 출근하고, 매일 글을 읽고, 매일 글을 쓰고, 매일 책을 읽고, 매일 물건을 검색하고, 매일 산책을 하기로 했다. 비록 마이너스의 삶이지만 하루 24시간을 온전히 내 마음대로 쓸 수 있다는 게 얼마나 행복한 일인가 말이다.
하지만 현실은 현실이다. 돈을 벌어야 한다. 투자는 투자대로 계속 할 거지만 당장 매달 백만원 아니 몇십만원이라도 벌어야 한다. 이에 어느 순간부터 '알바몬'을 뒤지기 시작했고 '잡코리아'를 둘러보기 시작했다. 더이상 선택받는 삶이 아닌 선택하는 삶을 살고자 하였건만 어느 순간부터 나는 다시 선택받기 위한 행위를 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래도 크게 자괴감이 들지는 않는다. 그게 현실이니까~ 매일 먹고 살아야 하니까~
하지만 꿈을 놓지는 않도록 하겠다. 부동산 투자자로서의 아이덴티티를 계속 이어갈 것이고, 공유 오피스에 출근하며 관심이 생긴 공유 오피스 창업에도 도전해 보도록 하겠다. 현실과 이상 속에서 중용을 이루며 살아가 보고자 한다. 지금까지의 내 삶의 선택들에 후회하지 않고 언제까지 이어질 지 모를 백수 생활을 최대한 즐기며 하루하루 충실히 살아가고자 한다. 그리고 그 끝은 끝내 해피엔딩으로 만들 거라 굳게 다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