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겨가는 도시, 스며드는 생각
오늘은 비가 참 많이도 내렸다.
자주 건너던 가양대교가 침수됐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가양대교가 잠긴 건 내가 이 동네로 이사 온 이후에 처음인 듯 하다.
물길이 제때 빠져나가지 못한 걸까.
순간, ‘정말 지구가 이상해지고 있는 걸까?’라는 생각이 스쳤다.
어릴 적 우리 집은 언덕 위에 있었다.
눈이 많이 오면, 그 가파른 언덕길을 버스가 오르지 못해 멈춰 서곤 했다.
그럴 때마다 엄마는 웃으며 말씀하셨다.
“엄마, 아빠가 죽어도 이 집은 절대 팔지 마.
서울이 다 잠겨도 여긴 괜찮을 거야.”
농담 속에 반쯤 담긴 진심.
그때는 웃고 넘겼지만, 요즘 날씨를 보면 그 말이 왠지 마음 깊숙이 내려앉는다.
침수될 거라 상상도 못한 곳이 물에 잠기고,
늘 평범하던 풍경이 하루아침에 바뀐다.
오늘 직장 동료와 이야기를 나누던 중,
그에게 급한 연락이 왔다.
지인의 집이 얼마 전 침수됐다는 소식이었다.
이제 이런 일들이 결코 남의 이야기가 아닐지도 모른다.
우리는 앞으로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분명 현재에만 머물러 있다가는,
매년 다른 이름의 위기를 맞닥뜨리게 될지도 모른다.
내일도 비가 많이 온다고 한다.
오늘도, 그리고 내일도
별일 없는 하루를 보낼 수 있기를—
그 평범함이 더 이상 당연하지 않은 시대를 살아가며,
간절히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