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가 2030의 메이저 문화로 자리 잡기까지, 앞으로의 예상
올해 1월 4일 문화체육관광부와 예술경영지원센터가 발표한 2022년 미술시장 규모 추산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미술품 유통액은 1조 377억 원으로, 전년도 대비 37.2% 증가했습니다. 이는 역대 최초로 1조 원을 넘긴 수치로 국내 ART시장이 제대로 자리 잡았음을 보여줬죠.
2022년 5월 15일, 부산에서 열린 대형 아트페어인 '아트부산 2022'는 무려 746억 원의 판매 성과, 관람객 10.2만 명의 역대급 행보를 보여주며 폐막했습니다. 이번 판매액은 2021년 350억 원을 넘어 213%의 성장률을 기록했고, 관람객도 전년보다 8만 명을 넘었다는 점은 아트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매우 높아졌음을 알 수 있게 했습니다.
이번 아트페어에서 핵심 주축은 2030이었어요. MZ세대 대표 작가인 1984년생 김희수 작가의 모든 작품들이 빠른 속도로 판매되어 3시간 만에 2억 원에 달하는 판매가를 기록했고, 88년생 이희준 작가의 작품은 5분 만에 완판 되었죠. 이뿐만 아니라 MZ 컬렉터들이 주목하는 갤러리스탠은 하루 만에 전시 작품 50% 이상을 판매하며 MZ세대들의 파워를 제대로 보여줬습니다.
그렇다면 ART는 정말 2030의 메이저 문화로 올라선 것일까요? 어떤 것들이 이들을 아트로 이끌었을까요?
아트부산 열풍에 숨겨진 MZ세대의 속마음과 앞으로의 트렌드에 대해서 알아보시죠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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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에 대한 2030의 관심은 4월 말 열린 또 다른 아트페어 '더 프리뷰 성수' with 신한카드에서도 살펴볼 수 있었습니다. 이 아트페어의 누적 관람객은 대략 2만 명이었는데 이중 무려 80%가 2-30대였고, 이들의 구매 비중도 총 58%로 주력 구매층이 4-60대였던 과거에 비해 엄청난 수치를 기록했어요.
이런 관심은 아트페어뿐만 아니라 또 다른 유통채널인 옥션에서도 드러나고 있어요. 서울옥션이 2021년 1분기에 진행한 온라인 경매에서도 MZ 세대의 낙찰 비율이 전체의 10%를 처음으로 넘겼고, 서울옥션 정회원 신규 가입자가 5배 증가한 상황 속 신규 가입자의 무려 68%가 2-40대였습니다. 이런 아트 시장에서의 MZ 급부상은 국내에서만 일어나고 있는 일은 아닙니다!
세계 최대 아트페어 주관사인 아트바젤과 후원사 UBS의 '2021 미술시장 보고서'에 따르면 10개국의 고액 자산가 컬렉터의 56%(M - 52%, Z - 4%)가 M세대(Feat. Z세대)인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기존 미술시장의 강자인 X세대, 베이미부머 세대를 합친 것보다 밀레니얼 세대가 더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는 사실은 이제 아트시장의 주력층이 완전히 넘어갔음을 보여주고 있죠. 게다가 전체 시장에서도 40세 미만의 컬렉터가 6%에서 19%로 급성장했다는 사실은 앞으로의 미술시장이 더더욱 밀레니얼 세대를 위주로 재편될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무엇이 2030을 아트로 이끌었고, 이들의 참여로 변화될 트렌드는 무엇이 있을까요?
포브스에 따르면 35세 미만 컬렉터의 92%는 인스타그램을 미술품 구매 목적으로 활용하며, 밀레니얼 세대의 35%는 인스타그램에서 직접 미술품을 구매한다고 합니다. 아트바젤과 UBS의 보고서에서도 밀레니얼 컬렉터의 92%가 온라인으로 미술품을 구매해 본 적이 있다고 했죠. 이점은 기술에 대한 부정적 반응이 많았던 이전 세대와 다르게 MZ세대가 기술에 매우 긍정적임을 보여줍니다. 즉, 최근 급진적인 기술 발전은 더더욱 MZ세대들을 아트의 세계로 불러 모으고 있는 것이죠.
이런 흐름에 힘입어 새로운 미술품 거래 형태도 탄생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것으로 고가 미술품의 지분을 조각화하여 판매하는 '공동구매'가 대표적이죠. 신한은행 ‘쏠’ 애플리케이션의 ‘소투’는 이왈종 화백의 ‘제주 생활의 중도’를 9만 조각으로 나누어 판매했는데 불과 2분 38초 만에 전량 판매하는 기록을 세우며 뜨거운 반응을 확인할 수 있었죠.(지금은 금융당국으로 인해 중지되었습니다.. ㅜㅜ) 게다가 최근 NFT의 급성장도 NFT 아트페어가 개최될 정도로 아트의 기술적 발전에 힘을 실어주고 있는 상황입니다.
미술품, 아트 작품은 공장에서 찍어내는 기성품과 다르게 세상에 단 하나뿐인 작품입니다. 따라서 그 존재 자체로 희소성을 지니죠. 이런 희소함은 MZ세대가 추구하는 색다른 경험에 매우 부합합니다. 왜냐하면 아무리 비싼 명품이라도 같은 제품이 존재할 수 있는 '상품'과 다르게 아트 작품은 가격에 관계없이 세상에 단 하나뿐이기에 소유하는 것만으로 남들과는 다른 경험을 누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이런 아트의 희소성은 MZ에게 매우 큰 매력으로 다가옵니다.
아트는 희소성과 예술적 가치 등등의 다양한 이유로 재테크라는 측면이 과거부터 존재하는 시장입니다. 오래전부터 재력가들이 여러 미술품, 아트 작품을 통해 수익을 거두는 것은 유명했죠. 주식, 코인 시장의 발전으로 MZ들의 투자 관심이 증가했고 이런 관심은 재테크 측면이 존재하는 아트로도 당연히 쏠리게 되었습니다. 실제로 아트를 검색하면 아트펀드, 아트상품, 아트테크(아트+재테크)와 같은 재테크 연관검색어, 강의들이 많이 나온다는 점은 아트의 재테크적 측면에 MZ세대가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는 사실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높아진 2030의 아트시장 참여는 어떤 트렌드를 만들고 있을까요??
제가 최근 소개해드린 핫 브랜드 젠틀몬스터, 템버린즈 등과 가장 핫한 의류 브랜드 중 하나인 아더에러의 매장에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바로 예술작품의 비중이 상품의 비중과 거의 동등하거나 혹은 더 많은 경우가 있다는 점이죠. 아트에 대한 대중적 관심도와 지식이 높아짐에 따라 점점 이런 예술작품 배치를 "낭비, 사치"와 같이 부정적으로 생각하기보다 "힙하고, 색다르다"와 같이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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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의식이 점점 성장함에 따라 위의 매장들뿐만 아니라 호텔, 백화점과 같은 일상 공간에서도 아트의 비중은 점점 확대되고 있습니다. 롯데백화점 동탄점은 영국 팝아트 작가 데이비드 호크니 대형 사진 드로잉 작품을 비롯해 국내외 유명 작가 작품 100여 점 이상, 오디오 도슨트까지 배치하며 미술품 공간을 강화했고, 신라호텔은 박서보 화객의 <묘법>을 공동구매하고 감상할 수 있는 패키지를 출시했죠. 이와 같이 다양한 분야에서의 주력 소비층인 MZ의 아트 참여도가 높아짐에 따라 다양한 분야에서 아트를 접목시키는 시도는 점점 늘어나고 있습니다
MZ세대가 구매력을 가진 것은 맞지만 아직 막대한 부를 가지기에는 어려운 세대죠. 따라서 이들은 이미 고가인 작품보다는 성장 가능성이 있는 중저가 작품을 선호합니다. 이런 점은 역대 최대 실적을 거뒀던 아트부산 2022에서도 드러났습니다. 이번 아트페어에서 중저가 작품들이 많이 판매된 반면 초고가 작품인 피카소의 50억 회화, 파라다이스 시티에도 전시되어 있는 쿠사마 아요이의 60억 원대 호박 작품은 판매되지 못했습니다.
위의 중저가 작품 선호와 맞물려 MZ컬렉터들은 성장 가능성이 있는 MZ작가를 선호하는 경향이 매우 강해요. 물론 이들의 작품이 고가 작품에 비해 저렴하다는 장점도 이런 선호도에 한몫하지만 이들의 작품에 공감할 수 있고, 이들의 작품을 소유함으로써 함께 성장한다는 의미를 중시한다는 점도 매우 큽니다. 이런 경향은 최근 아트페어에서 더더욱 강조되고 있습니다. 억대를 넘는 작품들이 즐비했던 과거 아트페어는 점점 줄고 신진 작가들이 대다수인 '더 프리뷰 with 성수'가 매우 성공적이었으며, 아트부산에서도 MZ작가들의 판매력이 매우 강했다는 점은 이런 경향을 매우 잘 보여줍니다.
그렇다면 이런 2030의 적극적 참여는 긍정적인 면만 존재할까요??
사실 이번 아트부산 2022의 판매액, 관람객 통계가 발표되자 이것이 정확한 수치가 맞는가에 대한 의혹이 강하게 제기되었어요. 몇몇 작품은 판매되지도 않았는데 판매되었다고 집계되었고 갤러리들은 주최 측이 판매 조사를 하지 않았다고 말하며 지적이 이어졌죠. 결국 아트부산은 “온라인 자료에 오류가 있었다”며 매출액을 746억 원으로 축소해 다시 발표하며 최근 아트페어들이 통계를 부풀리고 있다는 의혹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이렇게 잘못된 정보가 발생하고 급격하게 돈이 몰리는 시장은 투기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아요ㅜㅜ 최근의 코인 시장이 대표적인 예시죠. 실제로 많은 MZ세대들도 아트를 전적으로 재테크를 위한 목적으로 구입하는 경우가 매우 많습니다. 그 결과 비상업적인 작품을 전시하는 비엔날레보다 상업적인 목적으로 열리는 아트페어가 점점 주가 되고 있죠. 또한 몇몇 아트페어는 아마추어 수준의 작품을 이쁘게 포장하여 판매하고 있다는 점은 아트가 투기로 빠질 위험을 더더욱 가중시키고 있습니다.
이런 유사한 사례는 당장 16년 전의 2007년 한국 미술시장을 예로 들 수 있습니다. 당시에도 지금과 유사하게 젊은 작가들의 작품들이 불티나게 판매되며 미술시장의 성장을 이끌었죠. 하지만, 이후 투기 과열과 이를 방지하기 위한 규제가 강화되며 미술시장은 오랜 기간 침체에 빠져버렸던 것을 고려하면 이와 유사한 행보를 밟을 가능성도 높습니다.
2007년 이후 16년 만에 역대급 아트시장 부흥이 나타나고 있는 지금, 아트는 과연 투기를 넘어서서 하나의 문화로 제대로 자리 잡을 수 있을까요?
2030의 관심과 돈이 몰리고 있는 '아트'의 발전을 지켜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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