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근한 집밥이 간단명료한 집밥으로 변모하기까지, 집밥의 대변화 트렌드
이 집밥, 어떻게 보이시나요?
2020년 12월 6일, 국내 거대 커뮤니티 중 하나인 에펨코리아에 '가난한 자취생 저녁 집밥'이라는 게시글이 다음 사진과 함께 올라옵니다. 이 게시글은 조회수 6만회, 추천수 250회, 댓글 350회 이상을 기록하며 단숨에 핫 게시글로 올라셨죠. 이 단순한 게시글은 왜 핫한 반응을 이끌어 냈을까요?
그전에, 여러분들은 이 집밥을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이 게시글이 핫한 이유는 바로 '저 집밥은 가난이 아닌 부의 상징이야'라는 공감대 때문이었어요. 베스트 댓글 '선생님 혹시 최근에 코인으로 크게 (돈을) 버셨습니까?'를 비롯해 '가난을 도둑맞았다'와 같은 반응이 주를 이뤘죠. 몇몇은 '생일상', '빚을 냈다'와 같은 격한 반응을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도 자취를 하는 입장에서 이 정도 집밥이면... 집에 귀빈이 찾아왔을 정도로 생각이 드네요� (사실 저는 반찬도 반찬이지만 즉석밥이 아닌 직접 지은 밥이 제일 충격이긴 했습니다)
위의 뜨거운 반응에서도 알 수 있듯이 '집밥'에 대한 인식은 급격하게 변화하고 있어요. 한 10년 전만 하더라도 위 사진과 같이 뜨끈-한 된장국에 밥, 김치, 김, 반찬 2-3개의 집밥은 우리에게 "기본"이었죠. 하지만 이제 많은 사람들이 과거의 기본 집밥을 "사치"로 여기고 있는 상황입니다.
급격하게 변화하고 있는 '집밥' 트렌드, 어떻게 전개되고 있을까요? MZ세대에게 '집밥'은 어떤 것 일까요?
변해가는 '집밥'에 숨겨진 MZ세대의 속마음과 앞으로의 트렌드에 대해서 알아보시죠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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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조사전문기관 한국갤럽은 '직접 요리'를 하는 비중이 전체의 50%밖에 되지 않는다는 조사결과를 발표했어요. 게다가 2021년 실시한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조사자료는 '집에서는 음식을 만들어 먹지 않는다'라는 가구의 비율이 2019년까지 0%였지만 2020년에는 무려 8%로 늘었다고 밝혔습니다.
이런 결과가 나온 가장 큰 이유는 1인 가구의 비중이 매우 커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21년 9월 말, 전체 가구 중 1인 가구가 차지하는 비율이 무려 40%를 넘었죠. 1인 가구에게 '집밥'을 위한 요리는 필수적인 과정이 더이상 아닌 것입니다. 그렇다면 이들은 어떻게 끼니를 해결하고 있을까요?
리서치 전문회사 엠브레인의 21년 10월 조사자료에 따르면 전체 가구의 절반에 달하는 48%가 '주 1회 이상' 가정간편식(HMR)을 섭취한다고 합니다. 그중 1인가구, 2인가구의 비중은 절반을 넘어 매우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죠. 즉, 점점 대세가 되고 있는 가구 유형들에서 직접 요리가 필요 없는 가정간편식(HMR)이 '집밥'으로 거듭나고 있습니다.
현직 자취생의 입장에서 이와 같은 변화는 너무나도 당연합니다. 가장 간단한 요리 중 하나인 제육볶음 2인분을 예로 들어볼까요?
기본적인 양념이 집에 갖춰져 있다는 가정하(갖춰져 있지 않은 집도 많습니다..)에 제육볶음 2인분을 위해서 돼지고기, 양파, 청양고추, 대파를 구매해야 합니다. 이 정도를 구매하면 대략 8,000원 정도가 나오고 + 추가로 제 시간과 노력을 쏟아야 하죠. 하지만, 제육볶음 밀키트는 2인분에 더 저렴한 6~7,000원 정도밖에 들지 않고 단순히 후라이팬에 데우기만 하면 됩니다. 게다가 음식물 쓰레기도 직접 요리하는 것에 비해서 거의 나오지 않죠. 이런 점들을 고려했을때 1,2인가구가 증가할수록 가정간편식(HMR)이 '집밥'이라는 인식이 자리잡는 것은 당연한 수순으로 보여요!
이런 높은 가정간편식 선호에서도 조리해야하는 것과 조리가 필요없는 것의 차이가 존재합니다. 조리가 필요한 '밀키트'(35%), '즉석조리식품'(56.2%)에 비해 조리가 필요없는 '즉석섭취식품'의 구매도(72.6%)가 훨씬 높아요. 이제 점점 많은 사람들이 품이 조금이라도 들어가는 '조리'는 선택, '완전 간편식'은 필수로 생각하는 것이죠.
그렇다면 이런 급격한 변화 속에서 MZ세대의 집밥은 어떤 모습으로 나타날까요?
가장 기본이 되는 밥부터 알아볼까요? 네이버 데이터랩 쇼핑자료에 따르면 즉석밥에 대한 관심은 1,2인 가구 비율이 낮은 40대가 1위를 차지했어요! 50대의 즉석밥 관심도도 20대와 크게 다르지 않았죠. 이는 즉석밥이 전 연령에 걸쳐 큰 인기를 끌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다만, 연령별 인기 검색어에서는 큰 차이가 드러났어요.
인기 검색 키워드 TOP 20에서 50대의 경우에는 기본 밥(쌀, 현미) 외에 반찬없이 먹을 수 있는 밥종류(볶음밥, 주먹밥, 컵밥) 키워드가 5개, 30,40대의 경우에는 6,8개, 20대의 경우에는 절반이 넘는 11개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2,30대의 경우에는 고단백질을 섭취할 수 있는 닭가슴살 볶음밥 연관 키워드(미트리-닭가슴살 볶음밥 업체)가 등장하는 특징이 있습니다. 특히 20대에서는 3건이나 인기 검색어 20위 안에 포함되어 있죠. 따라서 연령이 낮아질수록 반찬없이 한 번에 먹을 수 있는 ALL-IN-ONE 밥종류를 선호하고 MZ세대 주축인 2,30대의 경우 단백질까지 섭취할 수 있는 즉석밥을 선호함을 알 수 있습니다.
'집밥'에서 아예 밥이 제외되는 경우도 점점 늘어나고 있어요. 그 밥을 대체하는 것은 바로, '샐러드' 입니다. 샐러드는 더이상 가끔 먹는 음식이 아니라 식사의 대체재로 올라서고 있어요. 샐러드를 식사처럼 제공하는 전문점 샐러디가 2019년 이후 폐점한 매장 수가 한 개도 없이 무려 21년 90개의 점포를 오픈했다는 사실과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샐러드 시장은 2020년 무려 1조를 넘겼다는 점은 샐러드가 주식으로 올라서고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줍니다.
채식에서는 샐러드가 대세를 이루고 있고, 육식에서는 닭고기 그중에서도 특히 '닭가슴살'이 대세를 이루고 있습니다. (실제로 제 주변 자취하는 사람들 중 자취생 중 닭가슴살이 냉장고에 없는 사람이 없을 정도..!) 자취생에게 닭가슴살은 건강한 단백질, 다이어트를 위한 포만감, 가격의 저렴함 최근에는 다양한 맛개발로 맛있음까지 주는 최고의 음식입니다. 위 커뮤니티에서는 닭가슴살이 냉장고 80%이상의 지분을 차지한다고 언급할 정도죠. 실제로 닭가슴살은 20,30대에서 높은 관심도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런 MZ세대들의 닭가슴살 사랑에 힘입어 2017년 1700억이었던 가공 닭고기 시장은 2022년 2배가량인 3000억 수준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요.
그렇다면 다음과 같이 변화한 MZ세대의 집밥은 어떤 트렌드를 불러일으킬까요?
위 MZ세대 '집밥'의 숨겨진 공통점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시간의 절약'이죠. 밥 ALL-IN-ONE, 샐러드, 닭가슴살 모두 요리시간이 거의 필요가 없는 식품들입니다. 즉, MZ세대에게 중요한 고려사항에는 '짧은 시간소요'도 포함되는 것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집밥 구독 상품은 '구매하고 고민하는 시간'을 줄일 수 있는 최고의 방법이죠. 실제로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2020년 조사에 따르면 절반이 넘는 57.2%가 식품구독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고 구독 이유로 66.2%가 편리함을 꼽고 있습니다. 아직 사업 초창기 국면에 있는 식품구독이 맛과 영양면에서 더더욱 발전한다면 대세로 자리잡을 가능성은 매우 높아보입니다.
MZ세대에게 밥의 가장 큰 단점은 반찬이 필요하다는 점입니다. 기본 즉석밥은 샌드위치처럼 보관도 편하고 한 번에 다양한 것을 즐기가 어렵다는 점이 구매를 망설이게 만드는 요인이죠. 이런 점을 보완하기 위해서 최근에 햇반에서는 솥밥을 간편식으로 만든 햇반솥반을 제작했습니다. 햇반솥반의 종류로는 전복밥, 버섯영양밥, 뿌리채소 영양밥 등등 매우 다양해요. 아직 반찬없이 먹는 즉석밥 종류가 대부분 볶음밥에 머물러 있는 만큼 솥반과 같이 한꺼번에 즐길 수 있는 즉석밥이 앞으로 더더욱 발전하고 자리잡는다면 니즈도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급변하고 있는 '집밥'. 10년뒤에는 어떤 식사형태를 집밥으로 부르게 될까요? 앞으로의 집밥을 지켜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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