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련이 아니라, 추억으로 남기는 법을 배워야 한다
10년 전의 삶으로 돌아간다고 해도
나는 가지 않을 것이다.
그땐 늘 그렇게 생각했다.
“그때로 다시 돌아간다면 더 잘할 수 있을 텐데.”
하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그건 현실이 아니라 미련에 가까웠다.
그 시절의 나는 서툴렀고,
모든 걸 다 가질 수 있다고 믿었다.
사람도, 기회도, 시간도
내가 원하면 언제든 돌아올 거라 착각했다.
그래서 많이 잃었고, 많이 후회했다.
그런데 이제는 안다.
그때의 나는 그때의 상황에서
최선을 다했던 사람이라는 걸.
지금의 시선으로 그 시절을 평가하는 건
공평하지 않다.
젊을 땐 방향보다 속도를 중시한다.
빨리 가는 게 중요했고,
뒤돌아볼 여유도 없었다.
그래서 부딪히고, 넘어지고,
때로는 잘못된 길로 걸어 들어갔다.
그 시절이 아쉬운 이유는
그때로 돌아가고 싶어서가 아니라,
그때의 나를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우리는 늘 ‘그때의 나’를 후회하면서,
사실은 ‘지금의 나’를 검증하고 있다.
지금 다시 돌아간다고 해도
아마 똑같은 선택을 할 것이다.
왜냐면 그때는 그게 전부였으니까.
그때의 나는 그 선택밖에 몰랐으니까.
젊음이 아름다운 이유는
완벽해서가 아니라,
실수할 용기가 있기 때문이다.
그 용기가 지금의 나를 만든다.
이제는 그 시절을 부러워하지 않는다.
그때의 나를 인정하고,
그 시절의 감정들을 추억으로 묶어둔다.
그게 내가 나이 들어 배운 성숙이다.
추억은 돌아가는 게 아니라,
품고 가는 것이다.
그걸 내려놓는 게 아니라,
조용히 함께 살아가는 일이다.
그래서 나는
그 시절로 돌아가지 않으려 한다.
그 시절은 이미 내 안에 있으니까.
그때의 후회와 미련까지도
지금의 나를 단단하게 만든 시간이다.
후회로는 앞으로 나아갈 수 없지만,
추억으로는 지금을 단단히 세울 수 있다.
돌아가지 않겠다는 결심이야말로
지나온 시간을 사랑하는 가장 성숙한 방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