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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바꾸려다, 나를 잃었다.

뜻대로 되지 않는다는 걸 인정할 때, 삶이 비로소 편안해진다

by Billy

가끔 그런 생각을 한다.


"세상이 내 마음처럼 움직였으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한 대로 일이 풀리고,

계획한 대로 결과가 나오는 세상이라면

삶이 훨씬 쉬울 것 같았다.


하지만, 그런 세상은 오지 않았다.

아무리 준비를 해도 예상치 못한 변수가 생기고,

아무리 노력해도 어딘가 틀어지기 마련이다.


그럴 때마다 '왜 나만 안되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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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알게 됐다.

삶은 통제의 대상이 아니라, 조율의 대상이라는 걸.


모든 게 내 뜻대로 될 필요는 없다.

오히려 그 불확실함 속에서

나를 단단하게 만드는 무언가가 자란다.


계획이 무너지는 순간,

우리는 진짜 자신을 보게 된다.

상황을 받아들이고, 다시 길을 찾는 과정에서

내가 어떤 사람인지 조금씩 드러난다.


그래서,

이제는 안다.


세상이 내 마음대로 움직인다면,

오히려 더 불안했을 것이다.


삶의 우연과 유연함이 사라지면,

모든 순간이 감시가 되고

행복은 계산기 위에 있을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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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은 뜻대로 되지 않기 때문에

조금은 흥미롭고, 때로는 견딜만하다.


모든 걸 바꾸려는 대신,

그 안에서 나를 지키며 살아가는 것,


그게 어쩌면 진짜 성숙시작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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