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다른 세계관이 부딪힐 때 관계에 균열이 생긴다
갈등은 말다툼에서 시작되지 않는다.
더 깊은 곳에서 시작된다.
갈등의 본질은
인식의 충돌,
서로 다른 세계관이
맞부딪히는 순간의 균열이다.
두 사람은 같은 사건을 보고도
전혀 다른 방식으로 느끼고,
전혀 다른 기준으로 해석한다.
그 차이가 겉으로는 말다툼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마음 깊은 곳에서
두 개의 세계관이 충돌하고 있는 것이다.
세계관은 단순한 생각이 아니다.
그 사람의 과거,
지나온 상처,
습관적인 감정 반응,
배운 사랑의 방식,
자신을 보호하는 심리적 장치들까지
모두 한데 얽혀 만들어진
인식의 세계다.
그래서 세계관이 부딪히면
말보다 더 아프고,
표정보다 더 깊이 흔들린다.
말은 표면이지만
세계관은 뿌리이기 때문이다.
관계의 틈도 여기에서 생긴다.
같은 말을 듣고도
어떤 사람은 공감하고
어떤 사람은 공격으로 느낀다.
같은 행동을 보고도
어떤 사람은 배려를 읽고
어떤 사람은 거리감을 읽는다.
그 차이 속에서
감정의 흔적이 쌓이고
그 흔적이 다음 갈등의 불씨가 된다.
사람의 온도 또한
이 인식의 충돌 앞에서 크게 달라진다.
한 사람은 차분한 온도로 설명하려 하고
다른 사람은 뜨거운 온도로 방어하려 한다.
온도가 달라지면
대화는 점점 같은 결로 닿지 않고
각자의 세계로 흩어진다.
그래서 갈등을 해결하는 일은
말을 줄이는 것이 아니다.
인식의 세계를 서로에게 열어 보이는 일이다.
“내가 왜 이렇게 느꼈는지”를 설명하고,
“네가 왜 이렇게 반응했는지”를 이해하는 일.
그 과정을 통해
서로의 뿌리를 조금씩 보는 것이다.
결국 갈등은
잘못이 아니라 차이에서 시작된다.
차이를 틀림으로 해석하면 관계는 멀어지고,
차이를 세계로 받아들이면 관계는 깊어진다.
인식의 충돌을 이해할 수 있을 때
비로소 우리는 갈등을 끝내는 것이 아니라
갈등을 넘어서는 방법을 배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