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아홉 번째 글

2023/09/06_저녁 7시 23분

by 빈아

나도 모르게 내 안에 서러움이 많이 쌓였나 보다. 왜 갑자기 눈물이 터진 걸까. 열심히 뛰어다니며 일했는데, 모두의 화풀이 대상이 되어버린 느낌이었다. 거기에 엄마까지 가세해서, 빨라서 힘드니까 다 같이 천천히 해보자고 하는 나를 나무랐다. 갑자기 정신이 멍해지면서, 거길 벗어나 안정을 취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간식으로 나온 햄버거도 안 먹고 아무도 없는 공간에 혼자 엎드려 있었다. 그러다 서러움이 폭발해 눈물이 고였다.


과연 울만한 상황이었는가. 그 정도까진 아니었던 것 같다. 왜 이렇게까지 되었나 되짚어봤을 때, 내가 동료의 속도를 고려하지 않고 급하게 일했던 것 같다. 그래도 그걸 정말 모르고 있지도 않았고, 오히려 정확히 인지하고 있었기 때문에 앞, 옆으로 내가 도울 수 있는 일까지 하며 쉬지 않고 일했다. 이런 방식이 잘못된 것이었을까. 자기반성, 자책, 서운함, 섭섭함, 서러움. 복합적인 것들이 동시에 나를 가격했다. 거기에 무방비로 타격입은 나는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했고, 내 눈치를 살피며 다가온 분의 손길도 뿌리치며 구석에 숨었다. 심호흡을 몇 번 하고 있는데 엄마가 자기 때문에 그러냐고 황당하다는 듯 물었고, 그 말투에 또 한 번 섭섭해서 투정 부렸다.


이렇게 적고 보니 울 수도 있었던 상황이었던 것 같다. 나는 휴식이 필요했고, 그걸 무시한 채 마지막까지 힘을 쥐어짜다가 이 사달이 났다. 내일은 아르바이트를 가지 않으니 이전에 고민했던 것을 다시 끄집어내 봐야겠다. 다른 일자리를 알아보는 것. 시급 때문에 포기하지 못했는데, 중간중간 쓸데없는 자책의 순간들이 들이닥치고 그때마다 이렇게 힘이 쭉 빠진다. 반성할 건 하되, 그 외적인 모든 요인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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