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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빈아 Mar 01. 2024

학교 생활 이만큼, 사회 경험 요만큼

6. 그리고 이 모든 것들은 _ (1) 당연히 합격하겠지

[인스타툰 스크립트]

2024/03/01 업로드


6-(1) 학교 생활 이만큼, 사회 경험 요만큼 _ 당연히 합격하겠지


대학교 4학년이 시작되기 전 겨울방학이었다.

(눈이 내리는 하늘을 바라보는 빈아.)


빈아_4학년이라니, 뭔가 더 해야 할 것만 같아.

친구_이미 충분히 열심히 살고 있는 걸. 그래도 도전하고 싶으면 해 봐! 너는 분명 잘할 수 있을 거야.

(빈아와 친구가 카페에서 얘기를 나누고 있다.)


막학년이라고 전에 느끼지 못했던 불안감이 온 정신을 지배하고 있던 그때, 내 눈에 들어온 건 인턴쉽 프로그램이었다. 보자마자 스스로가 지원 자격이 충분하다고 생각했고, 열심히 서류를 작성해 제출했다.

빈아_패션 디자인실에서도 한 명 뽑네?

(노트북으로 학교 공지사항을 확인하고 있는 빈아.)


며칠 뒤, 그곳에서 면접을 보고 나온 나는 동기와 저녁을 먹으며 합격할 거라는 확신을 가졌다.

빈아_그래도 그동안 내가 해왔던 것들이 있으니까. 좋은 결과가 있지 않을까?

(빈아와 친구가 저녁을 먹고 있다. 면접 장면을 떠올리는 빈아.)


그러나 그 자리는 같이 지원했던 다른 동기에게로 기회가 돌아갔다.

(불합격 문자를 받은 빈아. 문자 화면 클로즈업.)


나는 곧바로 다른 일자리를 알아보기 시작했고 학교 선배 언니를 통해 일자리 소식을 접했다. 그리고 그곳에도 바로 지원했다.

(노트북을 앞에 두고 기도를 하고 있는 빈아.)


그리고 나름 차려입고 간 면접자리에서 내가 두 번이나 들었던 말이 있었는데,

면접관_빈아님 참 괜찮은데, 아르바이트 경험이 없어서 아쉬워요.

(아쉬운 표정으로 말하는 면접관.)


그렇게 그곳도 떨어졌다.

빈아_어쩌면 내가 쌓아온 것들은 사회에서 봤을 때 딱히 특별한 게 아닐 수도 있겠네. 내가 생각해도 사회생활 경험이 있는 사람을 뽑겠어.

(회사를 나오며 이력서를 확인하는 빈아.)


연속으로 두 번의 탈락의 고배를 마시긴 했지만 덕분에 내게 필요한 게 무엇인지 알게 되었던 소중한 경험이었다.

빈아_일단 한 학기를 더 다니고 막학기만 남았을 때 휴학을 신청해서 아르바이트를 해보자!

(지하철을 타고 돌아가는 빈아. 다짐을 한 듯 초롱초롱한 눈빛이다.)


 대학교 4학년이 시작되기 전 겨울방학, 이미 충분히 열심히 살고 있었음에도 뭐라도 더 해야 할 것만 같은 불안감이 온 정신을 지배하고 있던 때였다. 그때 마침 학교와 기업이 연계해 학생들에게 인턴 기회를 주는 프로그램이 눈에 들어왔다. 게다가 참여 기업 중 패션 기업의 디자인실도 있어서 실무 경험을 해보고 싶었던 내겐 도전하지 않을 이유가 없는 자리였다.


 무슨 자신감이었는지, 서류 합격 후 면접을 본 직후, 같은 프로그램을 통해 방학기간 동안 일하고 있던 동기와 저녁을 먹으며 확신을 가졌다. 합격할 거라는 확신. 사실 면접을 보기 전부터 그동안 내가 해왔던 것들이 헛되지 않았음을 잘 알고 있었기에 떨리긴 했지만 자신은 있었다. 그러나 그 자리는 같이 지원했던 다른 동기에게로 기회가 돌아갔다. 나중에 들어보니, 그 친구는 포트폴리오까지 준비해 면접을 봤다고 했다. 어쩌면 나는 확신만 있었지 간절함이 덜했던 걸지도 모르겠다.


 비록 떨어졌어도 이력서와 자기소개서를 열심히 작성하고 면접까지 본 상황이라 일하고 싶은 마음이 극에 달한 상태였기에 곧바로 다른 일자리를 알아보기 시작했다. 그리고 학교 선배 언니가 다니고 있는 회사에서 아르바이트를 뽑는다는 소식을 들었고, 바로 지원했다. 추운 겨울날, 나름 차려입고 간 면접자리에서 내가 들었던 말은, 다 좋은데 아르바이트 경험이 없는 게 참 아쉽다는 말이었다. 그것도 시간차를 두고 두 번이나 말씀하셨다. 그리고 지금 생각해 보면 은연중에 깔린 학연에 대한 냉정함도 그 분위기에 영향을 줬을 듯싶다. 그렇게 그곳도 떨어졌다.


 연속으로 불합격의 쓴맛을 맛보고 깨달은 건, 내가 쌓아온 것들이, 이뤄온 것들이 사회에선 딱히 특별한 게 아닐 수도 있겠다는 것이었다. 아르바이트든 인턴이든 사회생활 경험이 있어야만 그 외 다른 것들이 플러스 요소가 되는 것이었다. 내가 생각해도 경험이 있는 사람과 없는 사람 중에 있는 사람을 뽑는 게 더 나은 건 당연했다. 그래서 우선 한 학기를 더 다닌 후 막학기만 남았을 때(학점을 미리 채워둬서 막학기엔 2개의 강좌만 수강하면 되는 상태였다.) 휴학을 신청해 아르바이트를 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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