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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빈아 Mar 07. 2024

무경력자의 첫 알바 합격 비결

6. 그리고 이 모든 것들은 _ (2-1) 답장이 가져온 기회

[인스타툰 스크립트]

2024/03/07 업로드


6-(2-1) 무경력자의 첫 알바 합격 비결_답장이 가져온 기회


경력을 쌓고자 휴학을 신청했던 4학년 여름.

(카페에서 노트북을 하고 있는 빈아.)


무경력자인 내게 구인구직 사이트는 깜깜무소식 그 자체였다.

빈아_아무 데서도 연락이 안 오다니, 믿을 수가 없군.

(노트북이 뚫릴 듯 노려보며 부여잡고 있는 빈아.)


그러던 어느 날, 받는 거 없이 계속 보내기만 했던 나에게 첫 응답이 왔다.

매니저님_안녕하세요~! 다음 주 화요일 오전에 면접 가능하세요?

(문자 메시지 화면.)


그러나 면접을 보고 난 이후 받은 문자는 나를 설레게 했던 이전의 문자와는 다른 결이었다.

매니저님_... 너무나 좋은 인재분이신데 같이 일 못하게 되어 죄송합니다. 오셔서 면접 보시느라 고생하셨는데 너무 죄송해요. 꼭 더 좋은 곳에서 일하시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문자 메시지 화면.)


며칠 사이 설렘과 좌절을 동시에 맛봤던 나는 그래도 면접 기회라도 주신 게 어딘가 싶어 진심을 다해 짧은 답장을 드렸다. 불합격자에게 다정한 말투로 연락을 준 것도 정말 감사하기도 했고.

빈아_아닙니다! 덕분에 저도 배웠습니다. 기회 주셔서 감사합니다.

(문자 메시지 화면. 정중히 인사를 드리는 빈아.)


그리고 이틀 뒤, 그곳에서 다시 문자가 왔다.

매니저님_안녕하세요~! 혹시 다른 곳을 구했나요?

빈아_아니요! 못 구했어요. 저 일할 수 있어요!

(매니저님과 빈아가 서로를 향해 외치고 있다.)


그렇게 나의 첫 판매직 아르바이트가 시작되었고, 그곳에서 나는 약 7개월을 일했다.

(컨버스 매장에서 일하고 있는 빈아.)


나중에 매니저님께 들어보니, 지금까지 그렇게 답장을 보낸 사람이 없었다고 했다. 경력은 없었지만 면접에서 보여줬던 태도며 답장까지 봤을 때 자기가 함께 일하고 싶은 사람이었고, 그래서 불합격자 중 예비 1순위로 염두에 두고 계셨다고.

(일하다가 빈아를 바라보는 매니저님. 미소 짓고 있다.)


나는 지금도 그때 진심을 담아 보냈던 내 문자 덕분에 그곳에서 일할 수 있었다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빈아_역시 진심은 통하나 봐.

(역시 미소 짓고 있는 빈아의 얼굴 클로즈업.)


 '경력'을 쌓기 위해 가장 먼저 도전하는 것은 바로 '아르바이트(이하 알바)'일 것이다. 그러나 예전이나 지금이나 알바도 경력자를 요구하고 있다. 그래서 경력이 없는 사람이 첫 알바를 따내기란 정말 쉽지 않다. 그래서 나도 수많은 알바 경력자들 사이에서 계속 뒤로 밀려나기 일쑤였다. 그렇게 시도 때도 없이 구인구직 사이트를 들어가며 서른 개가 넘는 이력서를 돌리던 어느 날이었다.


 '안녕하세요~! 다음 주 화요일 오전에 면접 가능하세요?'


 받는 거 없이 계속 보내기만 했던 나에게 온 첫 답장이었다. 하물며 면접 기회라도 얻고 싶어서 제발 어디든 연락만 주시라 간절히 기다렸던 내게 그 문자는 설레기 그지없었던, 단비 같은 존재였다. 그렇게 스니커즈로 유명한 컨버스라는 브랜드를 찾아갔다.


 무더운 여름날, 더위 때문인지 긴장해서인지 땀이 비 오듯 쏟아지는 와중에 열심히 면접을 봤고 결과를 기다리길 며칠째. 문자 한 통이 날아왔고, 거기 적힌 단어들은 나를 설레게 했던 이전의 문자와 완전 다른 결이었다.


 '... 너무나 좋은 인재분이신데 같이 일 못하게 되어 죄송합니다. 오셔서 면접 보시느라 고생하셨는데 너무 죄송해요. 꼭 더 좋은 곳에서 일하시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불합격문자 치고 너무 다정한 말투였다. 그래도 그렇게 연락을 주는 곳도 드물었던 터라 그 문자마저도 감사한 마음이 들어 짧게나마 답장을 드렸다.


 '아닙니다! 덕분에 저도 배웠습니다. 기회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말은 정말 진심이었다. 기회를 얻기가 하늘의 별따기보다 어렵던 내게 면접이라는 기회를 주셨고, 면접 준비를 해볼 수 있는 경험을 주셨기 때문에 참 감사한 곳이었다. 그렇게 잠깐이지만 달콤했던 꿈에서 깨어나 또다시 다른 일자리를 알아보는 날들이 이어졌다.


 그런데 이틀 뒤, 그곳에서 다시 문자가 왔다. 혹시 다른 곳을 구했냐고 물어보시길래 '못 구했다, 나 일할 수 있다!'라고 거의 외치듯이 답장을 보냈고, 바로 그곳에서 일하게 되었다.


 나중에 매니저님께 들어보니, 지금까지 그렇게 답장을 보낸 사람이 없었다고 했다. 경력은 없었지만 면접에서 보여줬던 태도며 답장까지 봤을 때 자기가 함께 일하고 싶은 사람이었고, 그래서 불합격자 중 예비 1순위로 염두에 두고 계셨다고. 만약 먼저 뽑혔던 사람이 갑자기 나가지 않았더라면, 내가 그 답장을 보내지 않았다면 그 길고 긴 휴학 기간을 무엇으로 채웠을지 상상하기도 어렵다. 경력을 쌓고자 휴학도 나름 용기를 가지고 결정한 것이었기에 그렇게 계속 시간을 흘려보내기엔 너무 불안한 상태였다. 심지어 무경력자인 나를 그 어디도 뽑아주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에 좌절을 반복하고 있었는데, 그런 내게 그곳은 정말 열심히 일해야겠다는 열의를 다지게끔 하는 곳이었다. 그렇게 나의 첫 판매직 아르바이트가 시작되었고, 그곳에서 나는 약 7개월을 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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