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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빈아 Jun 21. 2024

그 누구보다 지지해

[인스타툰 스크립트]

2024/06/21 업로드


2023년 4월 27일. 종로에 내년 원하는 날짜에 발송되는 편지를 쓸 수 있는 카페가 있어 빈아를 세상에 내보이기 직전에 방문한 적이 있었다.

(경복궁 앞을 지나는 빈아.)


카페의 이름은 '널 담은 공간'. 카운터에서 엽서 세트를 구매한 후 편지를 작성하고, 실링 작업대에서 실링 작업을 한 다음 원하는 발송 날짜 함에 엽서를 넣으면 되었다.

(카페에서 편지를 쓰는 빈아.)


그곳에 간 이유는 1년 후의 내가 그 편지를 기다린다는 작은 명분하에 작업을 지속하고 있었으면 해서였다.

(편지 봉투를 발송 함에 넣는 빈아.)


그러나 편지를 받은 순간 오히려 스스로가 거기에 기대지 않아도 될 만큼 단단해졌음을 깨달았고, 과거의 내가 그때부터 지금까지의 나를 계속 지지하고 있었음을 알게 되었다.

(1년 뒤, 편지가 빈아에게 날아간다.)


그 어떤 응원보다 큰 힘이 된 편지였다.

(편지를 받는 빈아.)



[편지 전문]

나에게.

OO아, 이 편지를 받았다면 26살의 봄을 지나고 있겠네. 인스타툰과 브런치를 시작한 지 1년이 되었을 텐데 둘 다 계속 연재하고 있지? 잘 되고 있었으면 좋겠다. 생각만큼 잘 되고 있지 않더라도 괜찮아. 오래 보고 결정한 거니까.

(빈아가 편지를 읽고 있다.)


'작가'라고 말하고 다니는 떳떳한 사람이 되어있길 바라. 주변 사람들은 너를 무조건 응원해 줄 거니까. 힘들면 잠시 쉬어가. 이 역시 오래가기 위해서고, 그 무엇보다  자신이 우선이니까.

(미소 짓는 빈아의 얼굴 클로즈업.)


25살인 지금은 이것저것 하느라 너무 바쁘고 정신도 없고, 설렘보단 두려움이 앞서고 있는데, 1년이 지난 그때는 나름대로의 작업 루틴이 생겨 적당한 페이스를 유지하고 있길. 많은 경험을 쌓으며 표현력이 높아져 있길. 건강하길. 돈도 어느 정도 벌고 있길 진심으로 바라.

(다 읽고 편지를 다시 봉투에 넣는 빈아.)


OO아, 스스로가 가장 큰 존재임을 잊지 마. 소중하기 때문에 지켜나가야 하고 하고 싶은 것들을 즐겁게 해 나가야 해. 의무감을 가지라는 게 아니라 멈추지는 말길 바랄 뿐이야. 바라는 게 너무 많아서 미안해. 그래도 그 누구보다 나는 너를 응원하고 지지해. 파이팅 빈아!

2023.04.27

(편지를 가슴에 품는 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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